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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양궁 '10연패 신화' 뒤에는 현대차그룹 뒷받침 있었다"

  • 경제 | 2024-07-29 10:11

1985년부터 40년간 양궁협회 후원…국내 단일 종목 후원 중 최장기간
첨단 R&D기술 활용 슈팅로봇 등 국가대표 훈련·실전 지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오른쪽)이 여자 양궁 단체 국가대표 선수들(왼쪽부터 남수현, 임시현, 전훈영)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양궁협회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오른쪽)이 여자 양궁 단체 국가대표 선수들(왼쪽부터 남수현, 임시현, 전훈영)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양궁협회

[더팩트 | 김태환 기자] 대한민국 여자 양궁 국가대표팀이 2024년 파리 올림픽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여자 단체전 10연패 신화를 달성했다. 그 뒤에는 지난 40년간 대한양궁협회를 후원해온 현대자동차그룹의 세심한 지원이 있었다. 대회 훈련 준비부터 적응까지 세심하고 꼼꼼히 챙기고, 첨단 기술을 접목한 슈팅로봇 등 훈련 장비를 개발·제공해 경기력을 끌어올린 점 등이 장기간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게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8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 결승전에서는 대한민국 여자 양궁팀 임시현, 전훈영, 남수현 선수가 중국을 만나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를 거두고 세계 최정상의 자리를 차지했다.

이로써 대한민국 여자 양궁 국가대표팀은 지난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10연패의 신화를 달성, 단 한번도 정상의 자리를 내주지 않으며 세계 양궁 역사에 새로운 금자탑을 쌓았다.

특히 40년간 전폭적으로 후원한 현대자동차그룹의 노력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40년이란 시간은 스포츠 부문에서 단일 종목 기준 협회 후원 중 최장 기간이다.

이번 파리 올림픽을 위해 현대차그룹은 선수들 훈련을 위한 세심한 배려를 이어갔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1년 도쿄올림픽이 끝난 직후부터 대한양궁협회와 함께 이번 파리올림픽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훈련 장비 기술지원부터 축구장 소음 훈련을 비롯한 특별 훈련들, 파리 현지에서의 식사, 휴게공간, 전용 훈련장 등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파리에서 선수들이 최고의 컨디션으로 자신의 모든 역량을 쏟아부을 수 있도록 하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할 수 있었다.

우선 현대차그룹은 양궁협회와 함께 선수들의 체계적인 훈련을 지원했다.

이를 위해 파리대회 양궁경기장인 앵발리드 경기장과 똑같은 시설을 진천선수촌에 건설했다. 이 경기장에서 국가대표팀은 경기장의 특성을 몸에 익히며 체계적인 연습을 시행했다.

또 파리대회에서 예상되는 음향, 방송 환경 등을 적용해 모의대회를 치르기도 했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개발해 제공한 '개인 훈련용 슈팅로봇'과 일대일 대결을 펼치며, 한계에 도전하는 연습을 했다.

전북현대모터스와 협의해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소음 적응 훈련도 진행했다. 6월 29일 전북현대와 FC서울의 경기를 앞두고 대규모 관중앞에서 약 40분가량 남자선수들과 여자선수들이 각각 팀을 이뤄 실전과 같은 방식으로 경기를 펼쳤다.

경기도 여주 남한강변에서 환경적응 훈련도 시행했다. 앵발리드 경기장이 파리의 센강에 인접해 있어 강바람이라는 변수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파리 앵발리드 경기장에서 약 10km 떨어진 곳의 스포츠클럽을 통째로 빌려 양궁 국가대표팀만을 위한 전용 연습장을 마련했다. 휴식과 훈련을 위한 시설들이 갖춰진 곳으로, 양궁 국가대표 선수들은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한 통상적인 출국 날짜보다 4일 정도 빠른 7월 16일 출국해 전용 연습장에서 체계으로 훈련했다.

전용 훈련장과는 별도로 경기장에서 약 300m 거리에 선수단 휴게 공간을 마련해 시합과 연습 틈틈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했다. 휴게실뿐 아니라 의무치료실, 라운지를 갖춘 곳으로, 선수들은 편히 쉬며 샤워, 물리치료는 물론 맞춤형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식사는 한식을 비롯해 소화가 잘 되고 체력 유지에 도움이 되는 음식들로 준비했고, 대회 기간 선수들이 안정적인 심리 상태와 높은 집중력을 유지하도록 하기 위해 스포츠심리 전문가, 정신건강의학 전문의도 동행하도록 했다.

오진혁 전 국가대표 양궁선수가 25일 오전 경기 고양시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The path of an archer_모빌리티 기술과 양궁의 만남' 행사에 참석해 양궁 시범을 보이고 있다. /박헌우 기자
오진혁 전 국가대표 양궁선수가 25일 오전 경기 고양시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The path of an archer_모빌리티 기술과 양궁의 만남' 행사에 참석해 양궁 시범을 보이고 있다. /박헌우 기자

또한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연구개발 역량을 활용해 양궁 훈련장비와 훈련기법을 개발해 지원했다. 이를 통해 △선수와 일대일 대결을 펼치며 경기 감각을 향상시키는 '개인 훈련용 슈팅로봇' △슈팅 자세를 정밀 분석해 완벽한 자세를 갖출 수 있도록 돕는 '야외 훈련용 다중카메라' △어디에서든 활 장비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휴대용 활 검증 장비' △직사광선을 반사하고 복사에너지 방출을 극대화하는 신소재를 개발해 적용한 '복사냉각 모자'를 지원했다.

또 △3D 프린터로 선수의 손에 최적화해 제작한 '선수 맞춤형 그립' △비접촉 방식으로 선수들의 생체정보를 측정해 선수들의 긴장도를 파악하는 '비전 기반 심박수 측정 장치' △최상 품질의 화살을 선별하는 '고정밀 슈팅머신' 등을 파리대회 준비 과정과 실전 경기에서 선수단과 코치진이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했다.

현대차그룹의 양궁협회 후원 역사는 매우 깊다. 지난 1985년 정몽구 명예회장이 대한양궁협회장에 취임했으며, 2005년부터는 정의선 회장이 양궁인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으며 대한양궁협회장을 연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지원 아래 한국 양궁은 양궁협회 재정 안정화, 양궁의 스포츠과학화를 통한 경기력 향상, 우수 선수 육성 시스템 체계화, 한국 양궁의 국제적 위상 강화 등의 성과를 거두며 세계 최강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했다.

현대차그룹은 선수단 선발이나 협회 운영에는 관여를 안 하지만 투명성과 공정성만은 철저히 지킬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 결과 양궁협회에는 지연, 학연 등 파벌로 인한 불합리한 관행이나 불공정한 선수 발탁이 없다. 국가대표는 철저하게 실력 경쟁을 통해서만 선발된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의 지원을 바탕으로 대한양궁협회는 유소년부터 국가대표에 이르는 우수 선수 육성 체계를 구축했다. 특별 지원으로 일선 초등학교 양궁장비와 중학교 장비 일부를 무상 지원하고 있으며, 2013년에는 초등부에 해당하는 유소년 대표 선수단을 신설해 장비, 훈련을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유소년대표(초)-청소년대표(U16)-후보선수(U19)-대표상비군(U21)-국가대표'에 이르는 우수 선수 육성 시스템을 체계화했다.

이와 함께 국내 최대 규모의 양궁대회인 '현대자동차 정몽구배 한국양궁대회'를 개최하고, 생활체육대회·동호인 대회 창설, 메달리스트와 함께 찾아가는 양궁교실을 여는 등 양궁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양궁 대중화를 위해 현대차그룹과 대한양궁협회는 학교 체육 수업에 양궁을 포함시키는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어린 시절부터 양궁을 생활 스포츠로서 친숙하게 느끼게 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2022년부터 일부 지역 중학교를 시작으로 올해부터는 초등학교 방과후 수업이나 체육 수업에서 양궁을 가르치는 등 점차 전국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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