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시앱텍·우시바이오로직스, 미국 내 로비 금액 급증
이승규 바이오협회 부회장 "생물보안법 진행될 것"
[더팩트ㅣ서다빈 기자] 중국 바이오 기업인 우시앱텍과 우시바이오로직스의 미국 내 로비 금액이 급증했다. 미국 생물보안법 통과를 막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다만 해당 법안의 통과로 수혜를 볼 가능성이 큰 국내 바이오 업계는 동요하지 않는 모습이다. 로비 공세와 별개로 무난히 법안 통과가 이뤄질 것이란 판단이다.
26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임상수탁(CRO) 기업인 우시앱텍은 지난해 4분기부터 미국 정부·의회를 상대로 로비를 시작했다. 우시앱텍의 올해 2분기 로비 금액은 36만달러(약 4억9800만원)로 1분기 로비 금액이었던 11만5000달러(약 1억6000만원)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했다.
글로벌 2위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인 우시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3분기부터 로비를 시작했다. 매 분기마다 4만달러(약 5500만원)를 지출했으나, 올해 2분기 로비 금액은 16만5000달러(약 2억2800만원)로 급증했다.
미국 내 로비 금액을 대규모로 늘린 것은 두 회사 모두 생물보안법 규제 대상 기업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생물보안법은 미국이 자국민의 건강·유전 정보를 보호하고자 중국 바이오 기업과 미국 기업 간 거래를 제한하는 법안이다. 해당 법안이 실행될 경우 중국 바이오 기업은 오는 2032년 1월 1일 이후 미국 시장에서 퇴출 절차를 밟게 된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미국에서 가장 많은 로비가 이뤄지는 산업 분야는 제약"이라며 "올해 생물보안법에 대한 로비가 추가로 진행됨에 따라 제약 및 보건 분야의 로비 비용은 다른 산업에 비해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국내 바이오 업계는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로비로 생물보안법 통과를 막긴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이다.
현재 국내 CDMO 기업들은 생물보안법 제정에 따른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미국바이오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바이오 기업의 79%가 중국 CDMO 기업에 의존하고 있는데, 생물보안법이 시행될 경우 다수의 미국 기업이 중국 CDMO 기업을 대체할 파트너를 찾아야 한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생물보안법은 올해 말 변수 없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 내 우시의 고객들이 다른 CDMO 기업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고자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적극 홍보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오는 11월 5일 치러지는 미국 대선의 결과도 변수가 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생물보안법은 공화당과 민주당이 함께 발의한 법안이며, 생물보안법이 하원·상원 상임위원회를 통과할 당시에도 양당 모두 초당적 지지를 보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는 과거 미국 대통령 시절 중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강력한 규제를 펼친 바 있다. 트럼프는 이번 선거에서도 중국에 높은 관세(60%~100%)를 부과하겠다는 반중(反中) 공약을 예고했다. 친(親) 트럼프 성향인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최근 허드슨 연구소 콘퍼런스에서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고 미국의 입지를 강화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생물보안법에 투표해 연말까지 의회에서 통과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향후 생물보안법 제정으로 얻게 될 반사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적 대응책을 미리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되든 해리스가 당선되든 당과 관계없이 생물보안법은 통과될 것으로 보이고, 법안 강도도 비슷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국내 기업들이 이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외교 통상적인 전략도 필요하며, 주변 나라들이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조금 더 전략적인 준비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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