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8일 '한국 파빌리온' 출시, 5000개 기업 입점 목표
브라질·독일 등 한국 화장품 수요↑…중소기업 판로 지원
[더팩트|중구=우지수 기자] 중국 알리바바그룹 산하 온라인 B2B(기업 간 거래) 플랫폼 '알리바바닷컴'이 한국 시장 공략 가속화를 본격 예고했다. 세계 시장에서 한국산 상품 수요가 늘어나는 것에 주목해 수출을 원하는 국내 중소기업 판매자들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들은 아시아 시장 최초로 한국 전용관 웹사이트를 개설하고 판로 개척을 적극 돕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알리바바닷컴은 22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중소기업의 글로벌 진출 강화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행사에는 앤드류 장 알리바바닷컴 부대표, 마르코 양 알리바바닷컴 한국 총괄 등 임원이 참석해 사업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알리바바닷컴은 아시아 지역에서 최초로 국가 전용 웹사이트를 만들고 한국 제품만을 소개하는 플랫폼 '알리바바닷컴 한국 파빌리온'을 내달 8일 출시한다고 밝혔다. 국내 제조업체가 해외 도매 기업에게 제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판로를 마련하는 사이트다.
알리바바닷컴에 따르면 한국 시장에 특히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한국 상품을 판매하고 싶은 해외 바이어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목받는 제품군은 화장품이다. 알리바바닷컴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한국 화장품을 판매하고 싶어 하는 해외 기업은 전년(2022년) 7월 대비 △브라질 260% △독일 253% △인도네시아 95% △미국 66% △사우디아라비아 66% 등 빠르게 늘고 있다.
마르코 양 알리바바닷컴 한국 총괄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해외 사업자들이 한국 제품에 가지는 관심이 큰 만큼 중소기업의 성장 가능성도 크다고 판단했다"며 "수출 경험이 적고 물류, 해외 결제 시스템 등에 어려움을 겪는 한국 중소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 보다 간편하게 진출할 수 있게 돕겠다"고 말했다.
'알리바바닷컴 한국 파빌리온'이 알리바바닷컴의 기존 서비스와 다른 점은 한국 제품만 모아 두는 사이트라는 점이다. 한국 제품을 구매해 자국에서 판매하고 싶은 사업자가 '한국 파빌리온'에 접속해 거래하는 방식이다. 알리바바닷컴이 기존 운영하던 세계 규모 플랫폼에는 따로 입점되지 않는다.
알리바바닷컴은 '한국 파빌리온' 출시일부터 3개월 동안 서비스 강화 등 혜택을 제공하고 진입 장벽을 낮출 계획이다. 입점 연회비는 199달러로 기존 알리바바닷컴 서비스보다 저렴하게 설정됐다.
앤드류 정 알리바바닷컴 부대표는 "이번 한국 웹사이트로 5000개 이상 국내 중소기업이 글로벌 B2B 시장에 진출하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알리바바닷컴을 포함한 알리바바그룹의 다양한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각자 사업 장점을 발휘해 한국 중소기업과 브랜드의 발전을 도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알리바바닷컴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년간 알리바바그룹의 플랫폼 타오바오, 티몰 등을 통해 34조3000억원 규모 한국 상품의 중국·동남아 시장 수출을 지원해 왔다. 현재 타오바오, 티몰을 통해 중국 시장에 진출한 한국 브랜드는 7600개에 달하며 4년간 한국 상품을 구매한 중국 소비자는 연평균 약 1억 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알리바바닷컴 경우 B2B 무역 분야에서 누적 2550개 이상 한국 중소기업이 해외 무역 시장에 진출하도록 지원했다. 지난해는 61만 건 이상 상품 소싱으로 약 1300억원 수출 거래를 달성했다.
업계에서는 알리바바그룹이 한국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이유가 한국 제품이 수익성과 이미지 개선에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알리바바그룹은 최근 중국 경제 침체로 내수 실적이 줄고 해외에서는 제품 품질 저하에 따른 부정적 이미지가 형성된 상황이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알리바바 올해 1분기 순이익은 33억위안(약 625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86% 감소했다.
한 유통 업계 관계자는 "알리바바그룹의 이커머스 플랫폼은 해외에서 가격이 저렴한 대신 품질 신뢰도가 낮다는 이미지가 있다. 회사 입장에서는 이 이미지를 탈피하고 싶을 것"이라며 "한국 문화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고, 이에 따라 한국 제품에 대한 해외 관심도 커지고 있다. 알리바바그룹이 한국 제품을 많이 다뤄 기업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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