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4개월…포스코홀딩스, CEO 타운홀미팅 등 연일 비전 '강조'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는 포스코그룹이 지속가능성에 방점을 찍고 사업 개편 등으로 현금을 확보해 미래 먹거리에 투자한다. 취임 100일이 넘어선 장인화 회장은 업황 부진에 따른 실적 악화 상황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기 위해 잰걸음을 걷는 모양새다.
1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 지주사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12일 그룹 기업가치 제고 전략방향과 이차전지소재사업 고도화 전략을 소개하는 '제3회 포스코그룹 이차전지소재사업 밸류데이'를 열었다.
포스코홀딩스는 현재 보유한 자사주 10% 중 교환사채 발행에 따른 의무 예탁분 4%(345만주)를 제외한 6%(525만주·약 1조9000억원)를 2026년까지 전량 소각한다고 밝혔다. 추가로 1000억원 자사주를 신규 매입해 즉시 소각하기로 했다.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전략기획총괄(CSO·대표이사 사장)은 "성장 투자, 저수익 자산 조정 등 자본 효율성 개선과 함께 향후 3년간 교환사채 예탁분을 제외한 자사주 전량을 소각하는 등 강력한 주주환원 정책을 지속하겠다"라고 강조했다.
포스코그룹의 주주환원 정책 강화는 2030년 그룹 합산 시가총액 200조원 목표 달성을 위한 방안 중 하나로 보인다. 이날 오전 기준 시가총액은 약 70조원으로, 3배 정도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장 회장은 지난 1일 CEO(최고경영자) 타운홀미팅에서 이같은 목표를 발표했다.
강력한 주주환원 정책으로 기업 성장성을 높이고, 기업가치를 제고해 주가와 시가총액을 올리겠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지난 3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및 역동경제 로드맵'을 통해 밝힌 밸류업 관련 세제 혜택 등 정책 추진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장 회장은 타운홀미팅에서 2030년 그룹 합산 매출액을 지난해 2배인 250조원, 영업이익은 4배인 16조원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영업이익 비율도 지난해 철강 65%, 인프라 35%에서 2030년 철강 35%, 이차전지소재 30%, 인프라 25%, 신소재 10%로 다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포스코그룹이 연일 미래 비전을 공유한 배경으로는 철강 업황 부진 등에 따른 실적 악화가 이어진 점이 꼽힌다. 포스코홀딩스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8조520억원, 영업이익 583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9%, 17.3% 감소한 수치다.
2분기 실적도 철강 업황 부진 등으로 밝지 않을 전망이다. 이차전지소재 사업도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영향으로 먹구름이 낀 상태다. 이차전지소재 사업 목표도 낮춘 상태다. 지난해 2026년까지 매출 16조원을 달성하겠다고 했으나, 밸류데이에서는 11조원으로 낮췄다.
이차전지 소재 생산능력 목표치도 조정했다. 리튬은 16만6000톤에서 9만6000톤, 니켈은 14만3000톤에서 4만8000톤, 양극재는 44만5000톤에서 39만5000톤, 음극재는 21만8000톤에서 11만4000톤으로 낮췄다.
포스코그룹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보릿고개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장 회장 개인으로서도 눈에 띈 성과를 내야 할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그룹은 밸류데이에서 성장 전략과 부합하지 않은 저수익 사업과 불용 자산 120개를 구조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사업별 구조 개편 계획을 밝히지 않았으나 로드맵은 제시했다. 저수익 사업과 비핵심자산을 올해 20개·44개 등 64개, 내년 22개·17개 등 39개, 내후년 9개·8개 등 17개 등 총 200개를 정리할 계획이다. 올해 2분기 서서울도시고속도로 주식 매각 등을 진행한 바 있다.
구조 개편을 통해 확보한 현금은 핵심 사업 투자에 쓸 예정이다. 주주환원 정책에도 쓰인다. 포스코그룹은 염호와 광산 등 리튬 우량자원 확보를 게을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전기차 시대가 본격화하면 수요가 늘 것이라는 계산이다.
장 회장은 CEO 타운홀미팅에서 "그룹 사업과 경영체제 및 조직문화 전반에 걸쳐 본원 경쟁력과 신뢰를 회복하며 한계를 넘어 과감히 혁신하고 미래를 향해 도전하자"라고 강조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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