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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벤츠 CLE 450 카브리올레, 넉넉한 출력·개방감 가진 '꿈의 차'

  • 경제 | 2024-07-19 11:29

20초 만에 트랜스포머처럼 오픈카로 변신…단단한 주행 기본기와 준수한 출력 제공

부산 기장군 아난티 호텔에 'CLE 450 4MATIC 카브리올레' 차량이 전시돼 있다. /김태환 기자
부산 기장군 아난티 호텔에 'CLE 450 4MATIC 카브리올레' 차량이 전시돼 있다. /김태환 기자

[더팩트 | 김태환 기자] F. 스콧 피츠제럴드가 쓴 소설 '위대한 개츠비'에서는 개츠비의 '노란색 오픈카'를 소재로 사용한다. 여주인공 데이지의 남편 톰이 자신의 쿠페(2도어 차량)가 아니라 개츠비의 오픈카를 타고싶어하자 차를 바꿔타는 장면이 나온다. 밀주 사업으로 큰 돈을 번 개츠비의 재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다,

과거부터 지붕을 열고 닫을 수 있는 자동차인 '컨버터블' 차량은 부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실제 컨버터블 오너들이 지붕을 열고 개방감과 상쾌함을 맛볼수 있는 '오픈 에어링'에 중독되면 헤어나올수 없다는 경험담도 심심찮게 나온다. 도로에 나오면 순식간에 사람들의 시선을 받을 수 있어 과시욕을 자극하기도 한다.

독일의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는 최근 C클래스 쿠페·카브리올레 라인업 등을 통합하며 'CLE' 차량을 새롭게 선보였다.우수한 출력과 단단한 서스펜션을 활용해 탄탄한 주행 기본기를 갖춘 것은 물론, 주행 중에도 작동하는 지붕 개방 기능과 다양한 주행 보조장치로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에어캡, 에어스카프 등 지붕 개방 상태에서도 체온을 유지하는 기능으로 세심한 배려도 돋보였다.

<더팩트>는 지난 16~17일 바다와 도시의 조화가 아름다운 부산에서 벤츠의 다양한 차량을 시승해봤다. 시승차량은 'CLE 450 4MATIC 카브리올레' 풀옵션이다.

외관에 대한 첫 인상은 '날렵하고 우아하다'였다. 전면 그릴에는 커다란 벤츠 로고가 박혀 존재감을 과시했고 보닛에는 약간의 굴곡감을 더해 스포티함을 강조했다. 거대한 그릴과 로고로 인해 공격적이고 강인한 인상임에도 크롬을 적절히 활용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측면에서 바라봤을 때 소프트탑 지붕 굴곡이 쿠페형 차량처럼 매끈하게 아래로 떨어져 매우 날렵한 모습을 보여줬다. 후면부는 후미등이 좌우로 넓게 펼쳐지면서 이어지는 모습을 하고 전반적으로 납작한 느낌을 줬다. 지붕을 개방했을때 밸런스를 위한 것 같았다.

내부는 C클래스와 유사하다는 인상을 줬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11.9인치의 세로형 LCD 중앙 디스플레이였다. 탁 트인 대화면으로 다양한 정보를 시인성 좋게 제공했다. 내비게이션이 특히 인상적이었는데, 좌회전이나 지하차도로 진입하기 위한 차선 안내를 500m 전까지는 4개 차선, 300m 앞에선 2개 차선 안으로 들어와야 한다는 등 미리미리 세밀하게 알려줬다.

CLE 450 4MATIC 카브리올레의 측면부 모습. /김태환 기자
CLE 450 4MATIC 카브리올레의 측면부 모습. /김태환 기자

중앙 디스플레이는 지붕을 개방했을때 빛 반사를 고려해 11도와 40도 각도 조절이 가능하지만, 중간 조절이 안된다. 게다가 각도 조절 버튼을 누르면 디스플레이가 갑자기 벌떡 일어서버리는데, 처음에는 깜짝 놀랄 수 있고 세밀한 각도 조절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 아쉬웠다.

스티어링휠 가운데 부분이 동그랗게 설계됐고 벤츠 브랜드 로고가 크게 박혀 존재감을 과시했다. 다양한 주행편의장치 버튼은 좌우에 몰려있어 엄지 손가락으로 조작하기 편리한 구조를 갖추었다. 나무 느낌의 장식과 천연가죽은 손으로 만졌을때 질감이 부드러웠다.

의외로 뒷좌석은 오픈카 치곤 넓었다. 키 175cm, 90kg의 건장한 기자 본인이 앉아도 어떻게든 탈 수 있는 수준이었다. 무릎은 앞좌석 시트에 닿고, 천장에도 머리가 닿아 살짝 숙였지만 30분~1시간 정도는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다. 가까운 거리를 옮기며 잠깐 탈때는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트렁크도 안쪽으로 깊숙히 공간이 많아 약간 길쭉한 물건도 충분히 수납 가능해보였다.

CLE 450 4MATIC 카브리올레의 후면부 모습. /김태환 기자
CLE 450 4MATIC 카브리올레의 후면부 모습. /김태환 기자

시승 당일날 폭우가 쏟아져 지붕을 개방한 채 주행할 순 없었지만 출발 직전 지붕을 개방하고 닫아봤다. 대략 20초 가까이 걸렸는데, 마치 영화 '트랜스포머'에서 차량이 로봇으로 변신하는 모습도 떠올랐다. 시속 60km 이하의 속도라면 주행 중에도 지붕 개폐를 할 수 있었다. 지붕 개방을 못한 상태에서 에어스카프를 작동시켜봤다. 목 주변에 따뜻한 바람을 내어 탑승자의 체온을 보전해주는 기능인데 1단으로 했는데도 뜨거운 바람이 나와 다소 당황했다. 날씨가 쌀쌀한 가을이나 겨울에는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안전 문제로 버튼을 계속 누루고 있어야 지붕 개폐가 동작하도록 설계됐다. 누르고 있다가 손을 떼면 즉시 멈췄다. 지붕 주변에 무언가 장애물이 있거나 할 때 처음부터 끝까지 동작하면 사고가 날 수 있기 때문에 언제든 멈출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벤츠 측은 설명했다.

주행성능은 어떨까. 시승차인 CLE 450은 2999cc에 직렬 6기통으로 최고출력 381마력에 토크는 51kgf·m이다. 사람이 없는 한적한 도로에서 시속 30km로 주행하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깊숙히 밟자, 잠시 0.1~0.2초 멈칫 하더니 '으르렁' 굉음을 내며 앞으로 치고 나갔다. 순식간에 시속 120km, 130km, 150km로 쭉쭉 속도가 올라갔다. 직선 주로에서의 가속력, 속된 말로 '직빨'이 엄청났다.

CLE 450 4MATIC 카브리올레의 1열 모습. /김태환 기자
CLE 450 4MATIC 카브리올레의 1열 모습. /김태환 기자

하체는 단단하게 세팅되면서도 부드러움을 잃지 않았다. 시속 50km 속도로 다소 높은 과속방지턱을 넘었는데 출렁임이 적었다. 넘은 뒤 위아래로 출렁출렁 두세번 정도 더 하는 차량도 많은데, 한번 넘자마자 단단하게 꽉 차체를 잡아줬다. 그러면서도 딱딱해서 '터덩터덩'하며 몸을 치는 느낌은 없었다.

CLE 450에는 주행보조 시스템인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 플러스'가 적용됐다. 차선 유지 보조와 앞차와 거리유지, 크루즈 주행 모두 안정적으로 동작했다. 스티어링휠에서 손을 떼도 차선 가운데 위치하도록 스스로 움직였고 전방 차량과 가까워지면 스스로 감속했다. 대략 25m 이내로 들어가면 거리를 벌렸으며 기능을 끄고 운전할때도 이보다 가까워지면 경고등이 계기판에 들어왔다.

CLE 450 4MATIC 카브리올레의 2열 모습. /김태환 기자
CLE 450 4MATIC 카브리올레의 2열 모습. /김태환 기자

다소 아쉬운 지점은 지붕이 금속 재질로 이루어진 하드탑이 아니라 직물로 된 소프트탑 차량이라는 점에서 어쩔 수 없이 외부 소음이 많이 유입된다는 것이었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기도 너무 깊숙히 폰을 집어넣어야 한다는 것이 살짝 아쉬웠다.

CLE 시리즈는 CLE 200 카브리올레와 CLE 450 4MATIC 카브리올레 두 가지 버전으로 출시되는데, 200은 배기량 1999cc에 직렬 4기통 가솔린이다. 200 차량을 몰아본 다른 기자들은 차량의 동력 성능이 기대에 못미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소리만 우렁차고 차가 치고나가는 느낌이 없다는 후문이다.

다만 가격 측면에서 200이 450에 비해 월등히 싸기 때문에 동력 성능에 관심이 없는 소비자에게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200은 7880만원, 450은 1억800만원이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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