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수익성·재무건전성 위기 대응"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주요 건설사들이 최고경영자(CEO)에 '재무통' 경영 전문가를 적극 선임하고 있다. 고공행진하는 건설원가 탓에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자 기업의 살림꾼 역할을 하는 경영전략과 재무 능력을 중심으로 CEO의 역량을 채우는 모습이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포스코이앤씨, GS건설, 신세계건설, DL이앤씨, SK에코플랜트 등 주요 건설사들이 재무, 전략·기획, 신사업 등 주요 경영부서 출신 CEO를 영입했다. 이들은 지난해 영업이익 감소 혹은 영업손실을 기록한 건설사들이다. 신임 대표들은 재무건전성과 수익성 확보를 주요 과제로 뒀다.
SK에코플랜트는 전날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김형근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의 건을 최종 의결했다. 주총 이후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 절차를 마무리했다. 김 대표는 SK그룹의 주요 재무 부서를 거친 인사다. 앞서 1997년 SK이노베이션의 전신인 유공에 입사, SK주식회사 재무1실장, SK에어가스 대표, SK주식회사 포트폴리오매니지먼트부문장, SK E&S 재무부문장 등을 거쳤다.
DL이앤씨와 DL건설 역시 서영재 대표와 박상신 대표를 각각 영입했다. 서 대표는 LG전자 전무 출신으로, 재무·경영관리·신사업 등 주요 경영부서 경험이 있다. 박상신 대표 역시 경영관리 전문가다.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 1985년 삼호에 입사해 대림산업의 경영진 임원을 두루 거쳤다.
포스코이앤씨는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을 지난 3월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전 대표는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 포스코 가치경영실 전략위원과 경영전략실장을 맡았다. 특히 포스코에서 지난 2018년부터 5년간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낸 '재무통'으로 꼽힌다.
신세계건설은 지난 5월 허병훈 경영총괄 부사장을 정식 선임했다. 허 부사장은 경영전략실 경영총괄로 재무 관리를 총괄해온 재무 전문가다. 신세계건설의 실적 반등을 위한 인적쇄신을 단행하기도 했다. 1988년 삼성물산에 입사, 상사부문 경영관리와 경영지원 부서를 이끌었다.
지난해 '오너 등판'에 나선 GS건설은 올해 3월 이사회에서 허윤홍 사장을 사내이사 및 대표이사로 정식 선임했다. 지난해 10월 '오너 4세' 허 대표가 최고 경영자에 오른지 6개월 만이다. 허 대표는 2019년부터 GS건설 신사업추진실장을 맡아 왔다.
새로운 경영 수장 영입을 통한 인적 쇄신은 지난해 실적이 부진했던 건설사들 위주로 단행됐다. 이들 업체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포스코이앤씨 34.7% 감소 △DL이앤씨 33.4% 감소 △신세계건설 영업손실 1878억원 △GS건설 영업손실 3885억원 등이다. SK에코플랜트의 경우 연간 영업이익은 늘었지만 계열사의 사업 등에서 적자가 나면서 순손실 336억원이 발생했다.
실제 건설업계의 수익성 악화 문제는 건설사의 생사를 가름짓고 있다. 김태준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신성장전략연구실장이 최근 '건설산업의 위기진단과 대응전략' 세미나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종합건설업체의 순이익률은 0.5%로 사실상 수익을 실현하지 못했다. 건설산업의 부채비율은 전년 대비 5.7%포인트 오른 151.1%를 나타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올해 부채비율 등 재무건전성 확보와 수익성 개선이 건설업계의 주요 화두로 떠오르면서 토목 등 이공계와 현장 등 실무 출신 대표보다는 경영 전문가를 대표로 두면서 원가율을 잡으려는 전략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wisdo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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