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B2B 플랫폼 알리바바닷컴, 국내 판매자 입점 늘린다
'중국산 저품질 상품 판매' 이미지, 한국산 상품으로 개선 꾀해
[더팩트|우지수 기자] 직접구매(직구)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를 운영하는 중국 알리바바그룹(알리바바)이 한국 유통 사업 영역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해외 상품을 들여와 이커머스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넘어 국내 소상공인과 글로벌 바이어들을 연결하고 해외에 한국 상품 도매 판로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알리바바의 한국 사업 확장 의도와 시장 영향이 주목된다.
알리바바는 최근 글로벌 B2B(기업 간 거래) 플랫폼 '알리바바닷컴'에 한국 기업 전용 홈페이지를 개설한다고 예고했다. 해외에서 한국 상품을 매입해 판매하고자 하는 기업과 국내 제조업체를 연결하고 상품 수출 비용을 효율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알리바바닷컴 한국 전용 홈페이지는 하반기 중 선보일 예정이며 아시아 국가 가운데 최초 개설인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바바는 직구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로 한국 시장 진출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중국 생산 공산품들을 초저가로 판매하면서 인지도와 고객 수를 늘렸다. 이어 B2B 도매 플랫폼 1688닷컴으로 국내 이커머스 판매자들이 중국 제품을 저렴하게 공급받고 판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알리익스프레스와 1688닷컴과 마찬가지로 알리바바닷컴 역시 저가 전략을 펼 전망이다. 알리바바닷컴 멤버십 체험 프로그램을 구매하면 해외 이커머스 플랫폼의 판매자들에게 상품을 공급할 수 있게 한다.
업계에서는 알리바바가 한국 제품 제조업체들을 포섭하기 위한 목적으로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산 저품질 공산품을 판매한다는 알리바바의 글로벌 이미지·신뢰도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으로 한국산 제품 유통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알리바바가 최근 실적이 악화되자 해외에서 관심이 큰 한국 상품을 들여 매출액 개선을 꾀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알리바바 올해 1분기 순이익은 33억위안(약 625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86% 감소했다. 테무를 운영하는 핀둬둬, 쉬인 등이 성장하면서 중국 현지 초저가 플랫폼 경쟁도 격해지고 있다. 이에 더해 중국 경제 침체로 내수 실적이 줄고 해외에서는 부정적 이미지가 형성됐다.
알리바바닷컴은 지난 3일 자료를 통해 해외 플랫폼 판매자들이 한국산 제품을 현지에 공급하고 싶어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화장품, 식음료, 자동차 부품, 헬스케어, 의료기기 등 제품군의 수요가 크고 해당 사업체들의 해외 진출을 집중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마르코 양 알리바바닷컴 한국 총괄 지사장은 "품질이 뛰어난 한국산 제품이 전 세계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 협력하고 싶다"며 "한국의 중소 기업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참여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 유통 업계 관계자는 "알리바바의 해외 이미지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쌓은 인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값싸지만 품질 측면에서 신뢰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라며 "우리나라 제품 수요는 한류 열풍이 거세지면서 세계적으로 늘어났다. 국내 이커머스가 명품 플랫폼을 유치해 신뢰 가는 이미지를 만드는 것처럼 알리바바도 한국 제품으로 기업 이미지를 바꾸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알리바바는 알리익스프레스를 통해 한국 제품 전용관 K-베뉴를 개설하고 CJ제일제당 햇반, 롯데칠성음료 칠성사이다 등 국내 상품을 유통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K-베뉴에 등록된 파트너 수는 지난 3월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국내 상품 판매자 모집 성과를 내고 있는 셈이다.
알리바바닷컴의 해외 판로 지원이 국내 동종 업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미비할 것이란 예측이 나왔다. 이 관계자는 "판매 채널이 다양해지면 소상공인 입장에서 좋은 일이다. 알리바바가 한국에 들어온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행보로 이해하고 있다. 네이버나 큐텐 등 업체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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