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 IDT 지분 60% 취득
IDT 인수, SK그룹 리밸런싱 일환
"SK팜테코와 충돌할 일 없을 것"
[더팩트ㅣ서다빈 기자] "SK바이오사이언스는 IDT 바이오로지카 인수로 미국과 유럽의 최고 수준 설비를, 5년이란 시간과 함께 사게 됐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는 2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안동 공장은 현재 가동할 수 있는 CAPA(생산역량)가 꽉 차서 증설이 필요했다"며 "공증 증설에 시간이 많이 드는데 이번 인수로 5년이라는 시간을 최고 수준의 설비와 함께 사게 됐다"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날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 클로케 그룹과 독일의 위탁개발생산(CDMO) 전문기업 IDT 바이오로지카(이하 IDT)의 경영권 지분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IDT는 1921년 설립돼, 100년 이상의 축적된 전문성과 역량을 바탕으로 독일과 미국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대형 바이오 기업이다. 공정·분석법 개발과 함께 임상부터 상업 단계까지 백신·바이오 전 영역의 원액 및 완제를 생산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독일에 설립된 자회사(지분 100%)를 통해 클로케 그룹이 보유한 IDT 구주 일부와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되는 약 7500만 유로(한화 약 1120억원)의 신주를 포함, 회사 지분 60%를 약 3390억원에 취득키로 했다.
클로케 그룹 또한 IDT 지분 40%를 유지하는 동시에 약 760억원을 투자해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 1.9%를 신규 확보할 예정이다. 결과적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약 2630억원의 보유 현금으로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게 된다.
안재용 대표는 이번 인수를 "오랜 기다림 끝에 좋은 파트너"를 만났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인수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새 경영전략인 'SKBS(SK바이오사이언스) 3.0'을 가속화하는 강력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재용 대표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상장한 이후 가시적인 성과가 없어 많은분들이 걱정과 충고를 해주셨는데 장고의 시간 끝에 참 좋은 회사를 적절한 시점에 매력적인 가격으로 인수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인수는 SKBS 3.0 계획의 5개 기둥(Five Pillars)중 하나인 제조/R&D인프라 강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것이며 백신 포트폴리오 확장, 스카이쉴드(글로벌 백신 생산 공장 확대), 넥스트 팬데믹 대응 준비, 뉴바이오 사업 확장 등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재용 대표는 인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양사 인력들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안재용 대표는 "바이오 산업은 인력 전쟁이다"며 "인력이 중요한데 IDT의 독일 공장의 평균 연령은 42.5세다.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 공장의 평균 연령은 30세다. 이번 인수로 독일의 경험과 안동의 젊음이 결합해서 상당한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IDT의 매출을 2배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영업이익 또한 매출 대비 20% 이상 수준의 안정적인 구조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번 인수로 지난해 기준 자사 매출 3700억원에 IDT의 매출 4000억원을 더해 즉시 7000억원대의 매출을 창출하게 됐으며, 이 매출은 2030년까지 지속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안재용 대표는 이번 인수가 현재 SK그룹이 추진 중인 리밸런싱(경영 효율화)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안재용 대표는 "SK그룹이 최근 그룹 차원에서 리밸런싱이라는 이름으로 최적화 작업을 진행 중에 있지만, 백신 사업은 앞서 국민께 약속드린 것처럼 앞으로도 진정성을 가지고 계속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안재용 대표는 현재 미국 의회에서 논의 중인 생물보안법과 관련한 반사이익을 IDT가 볼 수 있을지도 심도 있게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생물보안법은 미국이 자국민의 건강·유전 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중국 바이오기업과 미국 기업 간의 거래를 제한하는 법안이다.
안재용 대표는 "생물보안법이 바이오 업계에서 화두인데, 기존 중국 우시와 비즈니스를 맺은 기업들이 다른 CDMO 기업 쪽으로 분산 되고 있다. 직접적으로 보면 영향 받는게 없을 수도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이와 관련한 반사이익을 IDT가 볼 수 있을지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독일 CDMO 기업인 IDT를 인수하면서 SK그룹 CDMO 계열사인 SK팜테코와의 사후 충돌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안재용 대표은 "SK그룹은 '따로 또 같이'를 실현할 수 있는 터전을 갖고있다"며 "SK팜테코와 충돌할 일은 없으며, SK팜테코 경영진과 긴밀한 논의를 꾸준히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충돌보다 시너지를 낼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으며 회사간의 적절한 의사소통을 통해 다양한 옵션을 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안재용 대표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3.0을 포기하지 않고 나아갈 것"이라며 "기존 대주주와의 공동경영을 통해 진정한 바이오 기업을 만들고 글로벌 탑 티어회사로 발 돋움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그 중요한 모멘텀이 오늘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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