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100주년 맞아 '글로벌 비전 2030' 공개
2030년까지 해외시장 소주 매출 5000억원 달성 목표
[더팩트|베트남 하노이=이중삼 기자]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주류 시장에서 '진로'만의 독보적인 브랜드 경쟁력을 구축해 소주 대중화를 이루겠다. 이 기간 소주 매출은 5000억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황정호 하이트진로 해외사업본부 전무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9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글로벌 종합 주류기업으로 도약을 가속화한다는 '글로벌 비전 2030'을 선포하며 이같이 밝혔다.
황정호 전무는 이날 "이번 '글로벌 비전 2030' 선포를 통해 글로벌 종합 주류 회사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며 "국가대표 소주로서 사명감을 갖고 '진로의 대중화'를 통해 전 세계 모든 이들과 늘 함께하며 삶의 즐거움을 나누는 100년을 설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로의 대중화'는 소주 세계화를 넘어 세계인들의 일상과 함께하는 주류 카테고리로 성장시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이트진로는 'EASY TO DRINK, DRINK TO LINK(편하게 한 잔, 한 잔 후 가깝게)' 라는 새로운 글로벌 슬로건 아래 진로의 대중성을 전달해 술 이상의 인간관계 소통의 수단으로 전 세계 소비자에게 다가갈 방침이다.
앞서 하이트진로는 지난 2016년 '글로벌 비전 2024'를 선포하면서 소주를 세계적 주류 카테고리로 육성시키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당시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이사는 "해외시장에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해 글로벌 종합주류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포부를 알렸다.
하이트진로는 소주 세계화 선포 이후 동남아시아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 가정 시장을 단계적으로 공략했다. 단순 입점에 그치는 것이 아닌 철저한 재고 관리, 전략적 프로모션 진행 등으로 소주 판매량 증대를 위해 힘썼다. 가정 시장을 먼저 공략한 것은 소주를 알리기에 용이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유흥 시장의 개별 매장이 아닌 대형마트 등 유통사와 협업을 강화하는 것이 현지 공략에 더 적합하다는 것이었다. 동남아시아, 특히 베트남을 타깃으로 정한 이유는 미국·유럽에 비해 경제성장률이 높은데다가 인구 시장 현황, 교민 수 등을 감안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2016년 하노이에 법인도 설립하면서 베트남 시장 공략에 집중했다. 베트남 법인은 공격적인 프로모션 활동, 유통채널 확대 전략을 통해 현지 소비자 인지도를 넓히고 있다. 방식은 국내와 비슷하다. 유흥채널에서 각 업소를 돌며 테이블마다 진로를 음용하도록 권유하는 것을 기본으로 다채로운 게임을 통해 상품을 제공한다. 가정채널에서는 마트를 찾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시음을 권유하고 구매로 이어지는 고객에게는 증정품을 준다. 채널 확대 전략 경우 편의점·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신규 매장 오픈 시 진로를 주류코너에서 가장 좋은 자리에 비치할 수 있도록 협의한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주류시장의 90% 이상을 맥주가 차지하고 있는 베트남에서 하이트진로 소주 제품이 지난 2021년부터 증류주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 2001년부터는 전 세계 증류주 판매량 1위를 22년째 유지하고 있다. 2022년 경우 소주 단일품목으로 1억불을 수출하는 성과도 냈다.
◆ 현재 80여 개국 소주 공식 수출…"전 세계 확대 목표"
글로벌 시장에서 소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는 추세다. 지난 2022년 유로모니터 조사결과를 보면 지난 2017년과 2022년을 비교하면 전 세계 소주 판매 규모는 약 2.5배 확대됐다. 지난 2022년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 상품 카테고리에 소주가 등록되면서 국제적인 상품 명칭으로 인정도 받았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주류 수출은 3억3000만 달러(한화 4552억원)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소주와 리큐르 등 증류주를 중심으로 수출이 확대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소주(31.1%), 리큐르(28.1%), 맥주(23.5%) 순으로 비중이 높았다. 지난 2013년 수출 품목 2위를 기록했던 소주는 10년 만인 지난해 1위로 올라섰다.
전 세계 소주의 관심은 하이트진로 성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 회사가 과일소주와 일반소주를 앞세운 투트랙 전략으로 소주 알리기에 나선 결과 8개국에 그쳤던 우선 공략 국가가 현재 17개국으로 늘었고, 총 80여 개국으로 공식 수출 중이다. 하이트진로는 앞으로 전 세계 국가에 소주를 수출할 계획이다.
정성훈 하이트진로 베트남법인장은 "아직은 갈 길이 멀지만, 소주를 전 세계 곳곳에서 즐겨주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목표는 모든 나라에 소주를 수출하는 것이다"며 "궁극적으로 과일소주 인기를 넘어 일반소주가 전 세계 자리매김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선 과일소주의 지속 성장세에 맞춰 새로운 과일향 제품 개발·출시 등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해 전 세계 소비자 유입을 늘릴 계획"이라며 "그 다음에 일반소주로 정착시킬 수 있도록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했다.
하이트진로는 전 세계 다양한 소비자를 확보하기 위해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규 전략 국가를 육성시켜 거점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국가별로 가정채널뿐만 아닌, 유흥채널로도 영업 범위를 확대하고 로컬 프랜차이즈 계약과 팝업스토어 운영 등 공격적인 영업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하이트진로는 판매 외형 확장에 따른 수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베트남 타이빈성 그린아이파크(GREEN i-PARK) 산업 단지 안에 첫 해외 생산 공장을 건립한다. 베트남 공장은 오는 2026년 완공 예정이다. 약 2만5000여 평 토지 면적에 초기 목표 생산량은 연간 100만 상자로 집계됐다. 이 공장을 기반으로 동남아 시장에서 거점 역할을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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