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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신세계, '물류 연합'으로 어떤 효과 꾀하나

  • 경제 | 2024-06-17 10:46

G마켓·SSG닷컴 배송, CJ대한통운이 전담
연간 물동량 최대 1억 건 협력, 비용 20% 절감


신세계그룹 이커머스 SSG닷컴과 G마켓의 국내 물류를 CJ대한통운이 전담하게 되면서 신세계그룹과 CJ그룹의 협력 연계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남용희 기자·SSG닷컴
신세계그룹 이커머스 SSG닷컴과 G마켓의 국내 물류를 CJ대한통운이 전담하게 되면서 신세계그룹과 CJ그룹의 협력 연계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남용희 기자·SSG닷컴

[더팩트|우지수 기자] CJ그룹과 신세계그룹이 사업 전 범위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먼저 협업 윤곽이 나온 사업은 '물류'다. CJ그룹 물류회사 CJ대한통운은 신세계그룹 이커머스 SSG닷컴과 G마켓 배송 물량을 전량 담당하기로 했다. 두 그룹이 만든 '물류 연합'이 상승효과를 내고 국내 물류 시장에 새바람을 불러올지 주목된다.

CJ대한통운은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다양한 회사가 처리하던 G마켓의 익일 배송 서비스 스마일배송을 단독으로 맡기로 했다. SSG닷컴 쓱배송과 새벽배송 상품도 CJ대한통운이 소비자에게 보낸다. 기존 운영하던 G마켓 풀필먼트센터 4곳(동탄·백암·여주·이천)과 SSG닷컴 물류센터 3곳(김포 2개·오포) 운영을 올해 안에 CJ대한통운에게 위탁할 계획이다.

CJ대한통운은 최근 중국발 이커머스 알리익스프레스의 국내 물류를 전담하고 있고 이 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우상향했다. 하지만 중국 플랫폼을 이용하는 국내 고객 수가 정체하고 있어 CJ대한통운에 신세계그룹 물류는 안정적인 국내 사업 확대 방안이 될 전망이다.

CJ대한통운이 최근 알리익스프레스와의 국내 배송 계약을 1년 더 연장했지만 중국발 이커머스 물량이 꾸준히 증가할 지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데이터 분석 업계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의 애플리케이션(앱)의 지난달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지난 4월 대비 29만 명 감소했다. 해외 초저가 플랫폼이 판매하는 저품질 상품에 대한 소비자 불신, 정부의 직구 규제 결정 등 성장 제동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이 맡을 G마켓의 스마일배송 물량은 월 250만 건, SSG닷컴 새벽배송과 쓱배송 물량은 월 200만 건 수준이다. 연간 물동량으로 보면 약 5000만 건으로 CJ대한통운이 지난해 처리한 택배 박스 분량의 3.4%, 약 3000억원 규모다. CJ대한통운이 이마트의 산지 농산물 매입 등 신세계그룹 기업간 거래까지 떠맡게 되면 연간 물동량이 최대 1억 건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CJ대한통운이 맡게 될 신세계그룹 물류는 이 회사가 국내 기업과 협력해 처리한 물량 중 최대 규모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이번 물류 협력을 시작으로 자사 물류(1PL)의 제3자 물류(3PL) 전환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5일 서울시 중구 CJ인재원에서 열린 'CJ-신세계 사업제휴 합의서 체결식'에서 신영수 CJ대한통운 대표(왼쪽부터), 허민회 CJ CGV 대표, 김홍기 CJ주식회사 대표, 임영록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장, 한채양 이마트 대표, 위수연 신세계프라퍼티 컨텐츠본부장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지난 5일 서울시 중구 CJ인재원에서 열린 'CJ-신세계 사업제휴 합의서 체결식'에서 신영수 CJ대한통운 대표(왼쪽부터), 허민회 CJ CGV 대표, 김홍기 CJ주식회사 대표, 임영록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장, 한채양 이마트 대표, 위수연 신세계프라퍼티 컨텐츠본부장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신세계그룹은 해외 플랫폼의 확장에 대응하기 위해서 이커머스 재무 회복을 꾀하는 분위기다. 업계는 신세계그룹이 CJ그룹 배송 인프라를 이용하면서 이커머스 계열사 물류비용을 최대 20% 절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1030억원 영업손실을 낸 SSG닷컴은 CJ대한통운과 협력으로 수익성을 챙길 수 있게 됐다.

두 그룹 수뇌부는 지난 5일 서울 중구 CJ인재원에서 'CJ-신세계 사업제휴 합의서'를 체결했다. 행사에는 임영록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장·한채양 이마트 대표·위수연 신세계프라퍼티 콘텐츠본부장과 김홍기 CJ그룹 지주사 대표·신영수 CJ대한통운 대표·허민회 CJ CGV 대표가 참석했다.

양사는 물류뿐만 아니라 상품 개발과 미디어, 콘텐츠 사업에서도 협력할 예정이다. 서로 운영하고 있는 멤버십 서비스 신세계포인트·신세계유니버스클럽과 CJ ONE 포인트 멤버십 혜택을 공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전해졌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두 그룹은 유통과 식품, 문화 등 고객 접점이 많은 산업에서 혁신을 주도해왔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긴밀한 협업으로 양사의 성장성을 키우고 고객 만족을 끌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두 그룹 협력이 유통 업계 대형 경쟁의 신호탄으로 시장이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이라고 내다봤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국내유통과 물류에서 영향력을 크게 가진 두 기업이 손을 잡으면서 앞으로 쿠팡과 함께 국내 물류망을 양분하는 대형 연합이 탄생한 것"이라며 "이번 협업 전략이 유의미한 성과를 낸다면 최근 성장세가 뚜렷하지 못한 이커머스 기업들도 CJ와 신세계그룹이 구축한 물류 연합에 참가하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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