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유병자 보험 잇따라 출시
데이터 분석 통해 가입 기회 키우고 있단 분석도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최근 보험사들이 유병자 보험을 잇달 내놓고 있다. 유병자 보험 가입 문턱을 낮춰 과거 병력으로 보험 가입이 어려웠던 유병자를 고객으로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그간 유병자 보험은 질병 발생확률이 높고 손해율 관리가 어려운 탓에 뒤로 밀려있었다. 그러나 최근 정교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가입 기회를 키우는 추세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KB손해보험은 경증 유병자에게 적합한 'KB 3.10.10 슬기로운 간편건강보험 Plus'를 출시했다. 해당 보험은 10년 이내 입원·수술·3대 질병(암·심근경색·뇌졸중) 여부 추가 고지를 통과할 경우 초경증 유병자로 분류하고 기존 자사의 유병자 보험상품(3.5.5 간편건강보험)보다 보험료가 최대 약 14% 저렴하다.
한화생명 역시 이달 초 유병력자 가입 범위를 넓힌 간편 암보험 상품을 출시했다. 이 보험은 '2년 이내' 암 치료자를 제외한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한화손해보험도 'LIFEPLUS 3N5 간편건강보험'에 '무사고전환할인제도'를 적용해 중증 유병자라도 가입 후 일정 기간 중대 질환 진단이 없으면 보험료 할인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삼성생명도 지난 13일부터 '삼성 인터넷 경증간편 입원 건강보험' 판매에 나섰다. 해당 상품은 과거 병력이 있더라도 3가지 간편고지 항목에 해당하지 않을 경우 가입이 가능하다. 3가지 기본 고지항목은 △최근 3개월내 진찰이나 검사를 통한 입원, 수술, 추가검사, 재검사 필요 소견이나 질병확정진단 또는 질병의심소견 △5년내 질병·사고로 인한 입원, 수술 이력 △5년내 암, 간경화증, 투석 중인 만성신장질환, 파킨슨병, 루게릭병으로 인한 진단, 입원, 수술 이력이다.
교보생명도 지난달 당뇨와 고혈압, 갑상선질환 등 10개 만성질환을 앓았던 병력자 보험 가입 심사 기준을 완화했다.
보험업계는 유병자 보험 가입 문턱을 낮춰 과거 병력으로 보험 가입이 어려웠던 유병자를 고객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과거 암이나 뇌졸중 등 병을 앓았던 사람들의 보험 가입이 점차 수월해질 전망이다.
실제로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4개 대형 손보사의 지난해 간편심사보험(유병자보험) 신계약 건수는 283만2001건으로 2022년(158만7555건)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유병자 보험은 질병 발생확률이 높고 손해율 관리가 어려운 탓에 가입이 어려웠으나 최근 정교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가입 기회를 키우고 있다. 아울러 인공지능(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가상 언더라이팅(보험가입심사)' 도입‧확대도 유병자 보험 증가 이유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시장이 포화되면서 기존에는 인수가 어려웠던 유병력자도 위험에 맞는 할증을 통해 보험을 가입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며 "유병자 간편보험은 정교한 위험 예측을 통해 리스크 관리도 필요하기 때문에 가입금액 한도나 보험료 수준 등의 관리도 신경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들어 통상적인 5년 고지 상품에서 특정 질병의 6년 혹은 10년 간의 사고 유무 고지를 통과할 경우 일반 유병자나 일반 표준체 보험보다 저렴한 상품들이 시장에 선보이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선 사회구조가 고령화됨에 따라 앞으로 유병자 보험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23년 말 기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인구는 973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9%를 차지했다.
이와 관련해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유병자에 관련된 데이터가 축적이 되었고, 데이터에 근거해 상품을 만드니까 기존의 상품과 비슷하게 손해율은 흘러가지 않을까 싶다"며 "사회구조가 고령화 되면서 앞으로 유병자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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