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장테크비즈니스부문' 조직 신설
회사 '신성장동력' 발굴 주요 업무
업계 "경영권 이어 나가겠다는 의지"
[더팩트|이중삼 기자] 아워홈 남매 간 경영권 분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이 경영권 사수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사회에서 퇴출될 위기에 처한 구 부회장이지만, 여러 방면으로 경영 행보를 이어나가며 경영에서 물러날 뜻이 없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 이달 초 '신성장테크비즈니스부문'을 신설하고, 푸드테크 기술 등 신사업 발굴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에는 회사 임직원 가족들을 초대한 자리에서 아버지이자 회사 창업주인 고(故) 구자학 회장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회사 경영권을 자신이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29일 식품 업계에 따르면 구 부회장은 이달 초 본인의 직속 조직인 '신성장테크비즈니스부문'을 신설하고, 외부 IT기업 출신인 임수진 씨를 부문장으로 임명했다. 임 부문장은 인터파크와 엠파스, 넥슨 등을 거쳐 CJ올리브영 디지털사업부장을 역임한 IT 분야 전문가다.
아워홈에 따르면 현재 이 조직은 임 부문장을 제외하고는 인력구성 등 체계가 완성되지 않았다. 다만 구 부회장의 직속 조직이라는 점과 주요 업무가 신성장 동력 발굴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이와 관련, 회사 관계자는 "아직 조직 체계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변동의 여지가 많다"며 "다만 신설 조직은 회사의 급식사업·식재유통사업을 기술기반 사업으로 바꾸는 등 신성장 동력 발굴이 주요 업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 부회장 경영 체제에서 회사는 신사업 키우기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푸드테크 기술을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다. 일례로 자체 개발한 '빅데이터를 활용한 식수 예측·메뉴 큐레이션'을 들 수 있다. 이는 구내식당별로 다른 변수를 반영해 최적의 메뉴 운영 계획을 제안해 주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회사가 운영하는 전국 220여 개 점포에서 활용 중이다.
지난해 7월에는 두산로보틱스와 푸드테크 분야 기술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푸드테크 협동로봇 솔루션 개발과 로봇 자동화 기술 컨설팅 등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에는 카카오헬스케어와 AI 기반 '초개인화 헬스케어 솔루션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도 했다.
◆ 회사 경영 실적 최대치…'진심 경영' 통할까
현재 구 부회장은 친오빠인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17일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본사에서 열린 회사 주주총회에서는 구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부결됐다. 구 전 부회장과 첫째 언니 구미현 씨가 구 부회장의 재선임을 막기 위해 손을 잡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구 부회장은 이사회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 구 부회장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 최근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내들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비상장사인 아워홈 지분은 구본성 전 부회장이 38.56%를 가지고 있다. 구미현 씨는 19.28%, 둘째 언니 구명진 씨는 19.6%, 구 부회장은 20.67%를 보유하고 있다. 회사가 구미현 씨 지분을 자사주로 사들일 경우 해당 지분(19.28%) 의결권은 사라진다. 이렇게 되면 구 부회장이 다시 이사회를 장악하고 경영권 사수가 가능해진다.
한국노총 전국 식품산업노동조합연맹 아워홈 노동조합(아워홈 노조)도 구 부회장 경영 체제가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안정된 경영 성과를 내고 있어서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매출 1조9834억원, 영업이익 942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8%, 76% 증가했다. 매출·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치로, 지난 2021년 대표이사 부회장에 오른 뒤 외형 성장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반면 지난 2020년 구 전 부회장 체제에서는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했다. 여기에 수백억 원대 고배당 정책으로 논란을 빚기도 했다.
구 부회장과 구명진 씨의 임기는 다음 달 3일까지다. 현재 회사 사내이사로 임명된 사람은 구미현 씨와 그의 남편인 이영열 전 한양대 의대 교수 2명이다. 자본금 10억원 이상 회사는 사내이사를 3명 이상 둬야 한다. 오는 31일 회사 임시주주총회에서 새로운 사내이사가 임명되는 만큼, 경영권 분쟁도 마침표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에도 신사업을 챙기는 이유는 구 부회장이 경영에 손을 떼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며 "문제는 회사 지분 과반 이상을 확보해야 하는 일이다. 임시주주총회 전에 구 부회장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