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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확산에 전력 '슈퍼사이클' 기대감 고조…"전선株, 사볼까?"

  • 경제 | 2024-05-23 00:00

구리 가격 상승세까지 호재로 작용

전력 '슈퍼 사이클'이 도래한 가운데 증권가에선 전선주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픽사베이
전력 '슈퍼 사이클'이 도래한 가운데 증권가에선 전선주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픽사베이

[더팩트ㅣ이라진 기자] AI(인공지능) 산업의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확충이 늘어남에 따라 전력 수요에 대한 '슈퍼 사이클' 기대감이 늘고 있다. 구리 가격 상승세까지 더해지며 증권가에선 전선 관련주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제시하는 추이다.

◆ "사이클 교체에 신규 수요까지…전력 산업 초호황기"

손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24년 전력 산업은 초호황기를 누리고 있다"며 "15년만에 도래한 이번 전력 산업의 확장 사이클은 과거보다 더 강력한 것으로 판단한다. 이번 사이클은 교체 수요뿐만 아니라, 데이터센터와 신재생에너지 등 신규 수요가 함께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손 연구원은 "과거 교체 사이클이 최소 6년간 지속된 것을 감안하면, 이번 사이클은 적어도 2029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과거 사이클의 학습효과로,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2003~2008년 대비 빠르게 반응했다"며 "국내 전력기기·전선 업체들의 2024년 연초대비 평균 주가 상승률은 130% 이상을 기록했다. 주요 제품들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폭발적인 반면, 제한적인 증설로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력 슈퍼 사이클과 함께 전선 제조 원가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구리 가격도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구리값 상승은 전선업체의 매출 증가로 이어져 전선업계 업황에 청신호로 작용한다. KOMIS(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LME(런던 금속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구리 가격은 전날 1톤(t)당 1만775달러를 기록했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력망 구축과 관련해 전선, 케이블, 전력 기기 등 다양한 노드에서 구리 수요가 자극될 수 있다"며 "AI와 관련된 기술이 발전하고 인프라가 확장돼 가는 과정에서 데이터 센터 확충이 필요하며, 그 자체에 소용되는 케이블이나 전산통신 장비, 냉각 등에 구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나증권 리서치센터 글로벌투자분석실은 하나 구루 아이 보고서를 통해 "구리의 폭발적인 수요 증가에도 공급 불안으로 구리 가격이 최근 t당 1만달러를 상회해 구리 관련주 상승세가 이어질지 주목된다"고 언급했다.

◆ LS·대한전선·KBI메탈 등 전선 관련주 '관심'

실제 최근 전선 관련주로 묶이는 종목들은 오름세를 연출하고 있다. LS전선의 자회사로, 베트남에서 전력케이블을 생산하는 LS에코에너지는 22일 전 거래일(3만7400원) 대비 14.30%(5350원) 상승한 4만2750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LS에코에너지는 이날 장 초반 4만4700원의 최고가를 기록하며 3거래일 연속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다.

LS전선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LS는 이날 전 거래일(17만9300원) 대비 1.95%(3500원) 내린 17만5800원에 장을 마쳤다. 18만4000원으로 개장한 LS는 장 초반에는 18만4700원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차익 실현 매물이 등장하며 오름 폭을 줄이다 끝내 소폭 하락 마감했다. LS는 전날인 21일엔 장 초반 19만4800원의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대한전선과 KBI메탈 등도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는 종목으로 꼽힌다. 대한전선은 초고압·통신케이블 등의 제품을 생산, 판매하는 업체다. 전선업계에 따르면 대한전선은 초고압(EHV) 등 해외 수주를 3000억원 이상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 중에서도 미국이 2000억원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약 2개월 전까지만 해도 8000원대에서 횡보하던 대한전선은 최근 2만원대까지 치솟았다. 지난 21일에는 2만950원까지 뛰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전선의 유럽과 미국 중심 관련 투자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라며 "수급 불균형으로 판매가격 인상이 이뤄지고, 해저케이블·HVDC를 생산하기 위한 1·2차 투자 역시 정상적인 절차를 밟고 있어 2027년까지 전력케이블과 관련해 전 제품 대응 가능한 밸류체인이 완성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대한전선의 올해 연결기준 매출이 3조2000억원, 영업이익이 119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3.7%에 불과한 영업이익률은 향후 해저케이블·HVDC 등 EHV 매출 비중이 2027년 40%까지 확대돼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KBI메탈은 KBI그룹의 전선소재 및 자동차용 전장 부품 제조 전문 업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전력 전선 소재 JCR과 SCR 등롯드를 생산 중이다. KBI메탈은 올해 해외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중국·베트남 등을 타깃으로 검토 중이다. KBI메탈의 계열사인 KBI코스모링크는 이달 초 미국 최대 규모의 전력산업 전시회에 참가했다. 전력 케이블과 친환경 재활용 구리 CCR Wire 등을 선보이고 미주 전역에서의 수출 확대를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KBI메탈은 전날 4745원까지 뛰며 52주 신고가를 다시 쓴 바 있다.

raj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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