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 간 공동판매 협력 증가
각 사 강점 앞세워 마케팅·영업 협업
[더팩트ㅣ서다빈 기자] 어제의 경쟁사가 오늘의 동업자가 됐다. 국내 제약사들이 주력 제품 매출 확대를 위해 경쟁 제약사와 공동판매 계약을 맺는 사례가 늘고 있다. 과거 해외 제약사들이 국내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협업했던 것과 달리 국내 제약사간의 협력 사례가 늘고 있다.
2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사들은 타 제약사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해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하고 영업·마케팅 협업에 나서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이 공동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서는데에는 일반적으로 매출을 늘리기 위한 이유도 있지만, 영업망 확대와 포트폴리오 확장에도 용이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제품 개발에 강하지만 영업력이 약한 A 제약사와 폭 넓은 영업망을 보유하고 있는 B 제약사가 공동판매 계약을 맺을 경우 A 기업은 B 기업의 영업망을 활용해 판매량을 높일 수 있고 이를 통해 B 기업은 매출이 증가하면서 양사 모두 이득을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공동판매로 발생한 매출은 양 사 매출에 모두 포함된다.
최근 HK이노엔과 보령은 각 사의 블록버스터 신약인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과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의 공동 영업·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종근당은 대웅제약과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하고 양사의 영업·마케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셀트리온제약과 고혈압 치료제 '이달비', '이달비클로'에 대해 국내 공동판매를 하고 있으며, 자사 기능성소화불량 치료제 '모티리톤'에 대해 일동제약과 공동판매 중이다. 아울러 유유제약과 말초순환 개선제 '타나민정'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하고 병∙의원 대상 영업은 동아에스티가 전담하고 있으며, 약국 대상 영업은 유유제약이 담당하고 있다.
아직 출시되지 않은 제품에 대해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한 기업도 있다.
보령은 비보존제약의 비마약성 진통제 '오피란제린 주사제(어나프라주)'의 국내 상업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국산 38호 신약 후보 중 하나인 비보존제약의 오피란제린은 임상 3상을 마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품목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비보존제약은 오피란제린을 완제품 형태로 보령에 제공하고, 양사는 유통과 판매의 역할을 분담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동아에스티와 SK바이오팜의 뇌전증치료제 '세노바메이트' △대웅제약과 LG화학의 당뇨병 치료제 '제미다파 패밀리' △조아제약과 유유제약의 '베노플러스겔' 등이 공동 영업·판매를 진행 중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비용, 시간이 많이 드는 신약 개발의 특성상 제약사가 모든 질환의 치료제를 다룰 수가 없다"며 "공동판매를 통해 특정 질환, 치료제에 강점이 있는 회사와 영업력이나 연구개발(R&D) 분야에 강점이 있는 회사가 서로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매출 증대 및 동반성장의 일환으로 국내 제약사들이 공동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회사의 포트폴리오를 확장, 보강할 수 있는 방향으로 공동판매할 제품을 선정하고 제품의 수익성과 경쟁력까지 고려해 계약을 추진한다"며 "앞으로는 공동판매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R&D 등 다각적인 외부 협업이 가능한 형태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bongous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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