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대 미래 혁신 과제 추진…노사 갈등 장기화 부담될 듯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노사가 함께 회사를 위한 일을 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이며, 먼저 다가가 신뢰를 느끼도록 노력하겠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지난 3월 21일 취임 직후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포스코그룹 원팀(One team)'을 만들기 위한 계획을 묻는 말에 대한 답이다. 취임 직후 조직 개편을 벌이며 본격적인 경영 행보에 돌입한 장 회장이 초반부터 '노사 갈등' 해결이라는 시험대에 올랐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은 지난 14일까지 통상임금 소송 위임장 접수를 마감했다. 포스코노조에 따르면 조합원 6670명이 참여했다. 통상임금 소송 참여 규모는 철강업 사업장 최대 규모다.
포스코노조는 오는 20일까지 추가로 참여자를 모집한 뒤, 오는 7월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김성호 포스코노조 위원장은 지난 3월 노조 유튜브 채널에서 "통상임금 소송으로 빼앗긴 권리를 되찾겠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현재 다수인 포스코노조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포스코지회, 민주노총 포스코지회에서 탈퇴해 활동하려는 포스코자주노조 등 3개 노조단체가 활동하고 있다. 민주노총 소속 포스코지회는 광양지부가 중심이며, 포스코자주노조는 포항지부가 중심이다.
지난달 초 기준 8800여 명 규모인 포스코노조는 △정비기술장려금 △상주업무몰입장려금 △교대업무몰입장려금 △업적금 △명절상여금 △경영성과급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통상임금은 정기적·일률적·고정적으로 소정 근로 또는 총 근로에 대한 대가로 지급하는 금액을 말한다.
포스코노조는 올해 초 현대제철 노동자가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이 일부 승소 판결로 대법원에서 확정된 사례를 주목하고 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1월 현대제철이 노동자에게 약 443억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원고 일부 승소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수년간 소송이 이어지면서, 우발채무 발생 우려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대법원 판단이 나오기까지 수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현대제철 사건도 11년 만에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장 회장에게는 통상임금 사건 결론이 임기 내에 나오지 않더라도, 경영에 부담이 될 수 있다.
통상임금 소송과는 별개로 포스코노조는 '노조 탈퇴 종용' 의혹을 제기하며, 고용노동부 포항지청에 고발장을 접수한 상태다. 노조 탈퇴 종용과 근로시간 미준수, 휴게시간 보장 위반 등 노동법 위반 사례가 존재한다는 주장이다.
포스코노조는 한 공장 관계자가 탈퇴서를 들고 다니며 직원에게 서명하라며 탈퇴를 종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생산량 미달을 이유로 매일 철야 대기근무를 시킨다는 주장도 있다. 노동부 포항지청은 최근 김성호 포스코노조 위원장을 불러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장 회장이 취임 이후 7대 미래 혁신 과제를 내세운 상황에서 노사 갈등을 어떻게 풀어갈지 주목하고 있다. 앞서 포스코그룹은 지난달 22일 '철강경쟁력 재건'과 '이차전지소재 시장 가치 부합 본원경쟁력 쟁취' 등을 포함한 7대 미래 혁신 과제를 제시했다.
포스코그룹 본연의 가치를 강화하며 신사업에 힘을 쏟으려는 장 회장 경영 방침을 고려하면 '노사 갈등'이 장기적으로 부담을 줄 수 있는 상황이다. 철강과 이차전지소재 등 양대 사업 시황 악화로 올해 1분기 실적이 밝지 않은 상황에서 '원팀'이 되는 것부터 과제인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송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장 회장 취임 이후 7대 미래 혁신 과제를 제시했는데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관심"이라고 말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노동부 신고 건은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며 "통상임금 소송은 아직 제기하지 않아 구체적으로 입장을 내기 어렵다"고 밝혔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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