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아버지 고(故) 구자학 회장 선영 방문
구 부회장, 회사 경영권 사수 결의
[더팩트|이중삼 기자] 아워홈 경영권 분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이 지난 10일 아버지이자 창업주인 고(故) 구자학 회장 선영을 찾았다. 다음 달 3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경영권을 지키겠다는 결의를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친오빠인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은 최근 회사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하며 구 부회장을 압박하고 있는 상태다. 내부 직원들은 구 전 부회장이 경영권을 거머쥘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표하고 있다.
14일 식품 업계에 따르면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은 지난 1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둘째 언니 구명진 씨와 함께 경기도 광주시에 위치한 아버지 고(故) 구자학 회장의 선영을 찾은 사진 7장을 게재했다. 설명에는 "아버지가 아끼시던 막내, 아워홈! 저희가 잘 보살피고 있어요"라는 글귀를 적었다.
이 사진에는 구 부회장과 구명진 씨가 목례하는 모습과 구 부회장이 발간한 고 구자학 회장 회고록을 제사상에 올려놓은 모습이 담겼다. 이에 대해 식품 업계에서는 구 부회장이 자신의 경영권 '정당성'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구 부회장이 실적 면에서 성과를 내고 있고, 푸드테크 관련 신사업도 벌이고 있는 만큼 이를 지키려는 행보라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워홈은 지난해 매출 1조9834억원, 영업이익 942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8%, 76% 늘었다. 매출·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다. 회사 측은 "단체급식과 외식사업, 글로벌 사업 등 모두 고르게 성장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에는 카카오헬스케어와 인공지능(AI) 기반 '초개인화 헬스케어 솔루션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아워홈은 이를 기반으로 맞춤형 영양 관리 서비스 등 초개인화 헬스케어 솔루션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현재 구 부회장은 친오빠인 구본성 전 부회장과 아워홈 경영권을 놓고 분쟁 중이다. 아워홈은 지난달 17일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본사에서 비공개로 열린 주주총회에서 구지은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부결시켰다. 이에 따라 구 부회장은 이사회에서 퇴출될 위기에 처했다. 첫째 언니 구미현 씨와 그의 남편인 이영열 전 한양대 의대 교수는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구 부회장이 재선임에 실패한 이유는 구미현 씨가 구 전 부회장과 손잡고 구 부회장의 재선임에 반대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비상장사인 아워홈의 지분은 구 전 부회장이 38.56%를 보유 중이다. 장녀 구미현 씨가 19.28%, 차녀 구명진 씨가 19.6%, 삼녀 구 부회장이 20.67%를 가지고 있다. 구 전 부회장과 구미현 씨 지분을 합치면 절반이 넘는다.
◆ 직원들 "구 전 부회장, 회사 이미지 망치고 있어"
아워홈은 이달 중 임시주주총회를 열 것으로 보인다. 자본금 10억원 이상 회사는 사내이사를 3명 이상 둬야하기 때문이다. 이에 구 전 부회장은 지난달 25일 자신의 장남 구재모씨와 전 중국남경법인장 황광일씨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건과 구 전 부회장 본인을 사외이사 격인 기타비상무이사로 올리는 안건의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회사에 요구한 상태다.
구 전 부회장은 지난 2021년 6월 보복 운전으로 상대 차량을 파손하고 차에서 내린 운전자를 친 혐의로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아워홈 경영 일선에서 퇴출됐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재판도 진행 중이다.
회사 내부에서는 구 부회장의 손을 들어주는 모양새다. 한국노총 전국식품산업노동조합연맹 아워홈노동조합(아워홈 노조)은 지난달 22일 성명서를 내고 구미현씨 부부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것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아워홈 노조는 "경영에는 전혀 무지한 구미현, 이영열 부부는 사내이사로 선임됐고, 구지은 부회장과 구명진은 사내이사로 재선임 되지 않았다. 구 전 부회장은 터무니없는 배당을 요구하고, 자식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려 시도하고 있다"며 "회사 성장을 위해 두발로 뛰어야 하고 모범을 보여야 할 대주주 오너들은 사익을 도모하고자 지분매각을 매개로 손을 잡고 아워홈 경영과 고용불안을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워홈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 13일 <더팩트> 취재진과 전화 통화에서 "회사 직원들은 불안함 마음을 드러내고 있다"며 "3년간 구 부회장 체제에서 회사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는 시점에 경영권 분쟁이 달갑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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