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종금·포스증권 합병 이어 롯데손보 인수전 참여
은행 의존도 낮추기까지는 상당한 시간 소요 전망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임종룡 회장이 이끄는 우리금융그룹이 비은행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증권업 재진출과 더불어 롯데손해보험 인수전에도 뛰어들면서 그동안 약점으로 꼽혔던 은행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지 주목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지난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종합금융과 포스증권과의 합병을 공식 발표했다. 합병비율은 우리종금 주식 1주당 포스증권 약 0.34주이며, 합병 후 지분율은 우리금융지주 97.1%, 한국증권금융 1.5% 등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융은 10년 안에 새 증권사를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IB'로 키운다는 목표를 세웠다. 새 증권사 사명은 '우리투자증권'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롯데손해보험 인수전에도 뛰어들었다. 현재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상태로, 증권사에 이어 보험사 인수까지 성공할 경우 우리금융그룹의 비은행 포트폴리오는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이로써 임종룡 회장의 숙원 사업인 '비은행 강화'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동안 우리금융은 증권과 카드, 보험 등 핵심 비은행 금융사의 공백으로 은행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 1분기 기준 우리금융의 순이익 중 우리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95.8%로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90%를 넘겼다.
자산 기준으로 살펴봐도 1분기 기준 우리금융 총 자산 684조8000억원 가운데 우리은행이 538조6000억원으로 78.7%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임 회장은 취임 당시부터 비은행 강화에 열을 올려왔다. 올해 초 신년사에서도 "증권업 진출에 대비해 그룹 자체 역량을 강화하고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충을 병행하는 등 그룹의 전체적인 경쟁력도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우리금융이 은행 의존도를 낮추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합병한 포스증권의 규모가 다른 지주 계열 증권사들에 비해 작다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합병 후 출범할 우리투자증권의 자산은 6조6000억원 수준이다. 반면 지난해 말 사업보고서 기준 KB증권 자산규모는 약 57조8000억원, 신한투자증권과 하나증권도 각각 52조5000억원과 48조3000억원 수준이다.
아울러 포스증권이 펀드중개 외의 사업을 갖추고 있지 않은 점도 우리금융과의 시너지 속도를 내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롯데손보 인수 역시 우리금융과 롯데손보 최대주주인 JKL파트너스가 원하는 '매각가'의 격차가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다만 우리금융 측은 '오버 페이' 의향이 없음을 확실히 밝힌 상태다. 이에 우리금융이 롯데손보 인수전을 끝까지 완주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들은 은행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힘쓰고 있다"며 "우리금융의 증권사·보험사 인수 추진도 이와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포스증권의 규모 자체가 작은 편인 만큼 합병 시너지가 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번 인수 외에도 증권사·보험사 등 필요로 하는 매물이 시장에 나오면 검토를 하고 있다"며 "우리종금, 포스증권 합병의 새 증권사의 경우 8월에 출범할 예정이다. 올해는 출범으로 기반을 다진다면 주식매매 인가 등 라이선스를 확보한 뒤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영업을 통해 (그룹 시너지에)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10년 이내에 10위권 안에 들어가는 증권사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만큼 중장기적으로 계획을 갖고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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