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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2년도 안 돼 '마이데이터 서비스' 사업 접은 11번가…왜?

  • 경제 | 2024-05-08 00:00

"커머스 본연 경쟁력 강화 일환"
업계 "선택과 집중 나선 것"


지난달 23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 사옥에서 구성원 대상 타운홀 미팅이 열린 가운데 안정은 11번가 대표이사가 중장기 전략 방향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11번가
지난달 23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 사옥에서 구성원 대상 타운홀 미팅이 열린 가운데 안정은 11번가 대표이사가 중장기 전략 방향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11번가

[더팩트|이중삼 기자] 11번가가 '마이데이터 서비스' 사업(본인신용정보관리업)을 다음 달 3일 접는다. 지난 2022년 10월 선보인 후 약 1년 6개월 만이다. 이 사업은 흩어져 있는 개인의 금융정보를 한 번에 보여주는 서비스다. 11번가 앱 사용비율을 늘리고 현명한 소비를 돕겠다는 취지로 출시했지만 2년도 안 돼 종료하게 됐다.

8일 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자체 마이데이터 서비스 '머니한잔'을 내달 3일 종료한다. 이 회사는 지난 2021년 9월 금융위원회 마이데이터 사업 예비허가를 신청해 2022년 1월 예비허가를 받은 뒤 같은 해 7월 본허가를 취득했다. 이후 같은 해 10월 중순 자사 앱에서 머니한잔 서비스를 시작했다.

머니한잔은 크게 내 소비, 내 자산, 소비태그 등 세 항목으로 나눠서 정보를 제공한다. 지난해 5월에는 전체 쇼핑데이터를 분석해 쇼핑 트렌드를 알려주는 '머니한잔 소비 연구소'도 운영하며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그러다 1년 6개월 만에 사업을 접게 됐다. 회사 자원을 커머스 본연의 경쟁력 강화로 몰겠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업체가 국내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앱·리테일 분석 업체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종합몰 앱 우리나라 이용자 수 순위는 쿠팡, 알리, 테무, 11번가 등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순위도 같다.

이와 관련, 11번가 관계자는 "현재 자사는 치열한 이커머스 경쟁 시장 속 사업 지속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번 마이데이터 서비스 종료도 커머스 본연의 경쟁력 강화에 더 집중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11번가는 지난 2020년부터 매년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안정은 대표는 내년 흑자전환을 위해 수익성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사진은 서울 중구 11번가 본사 /더팩트 DB
11번가는 지난 2020년부터 매년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안정은 대표는 내년 흑자전환을 위해 수익성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사진은 서울 중구 11번가 본사 /더팩트 DB

◆ '수익성 개선' 최우선 목표 설정

관련 업계에서는 안정은 11번가 대표이사가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사업을 정리했다고 보고 있다. 현재 11번가는 버티컬 서비스(전문관) 출시에 집중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신선식품 전문관인 '신선밥상', 리퍼브 제품 전문관 '리퍼블리', 명품 전문관 '우아럭스' 등이다. 전문관에 힘을 쏟는 이유는 수익성과 연관이 있다. 여러 전문관을 신설해 고객 경험 폭을 극대화함으로써 수익성까지 이끌어낸다는 것이다.

안정은 11번가 대표이사는 내년 흑자전환을 위해 수익성 개선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 지난달 23일 안정은 대표는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 사옥에서 구성원 대상 타운홀 미팅을 열고 중장기 전략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이날 안 대표는 흑자 구조 체질 개선에 대한 의지와 함께 지속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사적인 노력과 혁신을 강조했다.

그는 중장기 전략 방향으로 '5-Wheel' 전략을 꺼내들었다. 이커머스의 기본 경쟁력인 상품, 가격, 트래픽, 배송, 편의성을 강화해 수익성 개선 선순환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전략이다.

안 대표는 이날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최고의 성과를 만들어 갈 것"이라며 "구성원들이 믿고 함께 결과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어려운 상황을 함께 돌파해내겠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20년부터 영업손실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1번가 영업손실은 97억원(2020)→694억원(2021)→1515억원(2022)→1258억원(2023)으로 4년째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안 대표가 수익성 개선에 방점을 찍은 만큼, 11번가가 잘하는 사업에 더 힘을 쏟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j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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