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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AI'에 쏠린 정유업계 시선…전용 윤활유·액침 냉각유 '관심'

  • 경제 | 2024-05-08 00:00

전기차 캐즘에도 시장 변화 판단...국내 정유4사 '잰걸음'

에쓰오일은 지난달 26일 콘퍼런스콜에서
에쓰오일은 지난달 26일 콘퍼런스콜에서 "액침 냉각유 시장은 데이터센터와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등 전방산업의 폭발적 성장이 예상된다. 액침 냉각유 시장에서 적극적인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전기차 시장이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정유업계는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이 커질 것으로 판단하고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대비해 '액침 냉각유' 시장도 주목하는 모양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지난달 26일 콘퍼런스콜에서 "액침 냉각유 시장은 데이터센터와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등 전방산업의 폭발적 성장이 예상된다"며 "액침 냉각유 시장에서 적극적인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활유는 윤활기유에 첨가제를 넣어 생산된다. 윤활기유에 넣는 첨가제에 따라 전기차용 윤활유와 액침 냉각유를 생산할 수 있다. 정유업계는 내연기관차 시대가 저물고 전기차 시대가 오더라도, 친환경 차에 맞는 윤활유 수요가 생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BIS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차 윤활유 시장은 2031년 약 23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총괄사장은 지난해 9월 "전기차 시대를 맞이해 윤활유 수요가 꺾일 것이라 보는 사람이 많은데 섣부른 판단"이라고 말했다.

전기차용 윤활유는 국내 정유 4사(에쓰오일·SK이노베이션·GS칼텍스·HD현대오일뱅크) 모두 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전기차용 윤활유는 내연기관과 달리 배터리로 구동하는 점에서 절연성이 높아야 한다. 배터리 무게 하중도 고려 대상이다.

SK이노베이션 윤활유 부문 SK엔무브는 지난 2013년 전기차용 윤활유 10만ℓ를 판매한 이후, 지난해 720만ℓ를 판매하며 판매량을 지속해서 늘리고 있다. SK엔무브는 올해 전년보다 50% 더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윤활유 부문 SK엔무브는 지난 2013년 전기차용 윤활유 10만ℓ를 판매한 이후, 지난해 720만ℓ를 판매하며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더팩트 DB
SK이노베이션 윤활유 부문 SK엔무브는 지난 2013년 전기차용 윤활유 10만ℓ를 판매한 이후, 지난해 720만ℓ를 판매하며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더팩트 DB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지난해 9월 "전기차도 모터를 냉각하고 기어의 마찰저항을 줄여 전비를 향상하기 위해 필요하다"며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에서 글로벌 톱티어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에쓰오일은 지난 2021년 전기차용 윤활유 브랜드 '세븐(SEVEN) EV'를 출시했다. 하이브리드 전용도 출시했다. GS칼텍스는 같은 해 브랜드 '킥스 EV'를 선보였다. 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12월 브랜드 '엑스티어 EVF(Electric Vehicle Fluid)'를 론칭하고 제품을 내놓았다.

액침 냉각유도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액침 냉각유는 비전도성인 냉각유에 데이터센터 서버나 배터리 등을 담가 냉각하는 차세대 열관리 기술이다. AI 확대에 따라 데이터센터를 냉각시키는 기술이 필요해지면서 전망이 밝다.

액침 냉각유 시장은 SK엔무브와 GS칼텍스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SK엔무브는 SK텔레콤 실증 및 검토에 참여해 성과를 얻기도 했다. GS칼텍스는 데이터센터용 외에도 전기차와 배터리 기업과 협력해 설비 적용 가능성을 검토해 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에쓰오일은 현재 서울 강서구 마곡산업단지에 위치한 TS&D센터에서 액침 냉각유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기술연구센터 윤활유 개발기술팀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D현대오일뱅크도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윤활기유에 용도에 따라 맞는 첨가제를 넣어 생산하는 방식으로, 액침 냉각 생산 방식은 다소 다를 수 있으나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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