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모델 공개 이후 다양한 B2C·B2B 서비스 출시
모델 공개 넘어 확실한 수익성 확보해야
[더팩트|최문정 기자] 네이버가 자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수익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초거대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면, 올해는 이를 다양한 서비스에 적용하고, 기업간거래(B2B) 모델로 변형한다는 구상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를 자사의 소비자향(B2C) 서비스와 B2B 서비스 전반에 적용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8월 두 번째 자체 초거대AI 모델인 하이퍼클로바X를 출시했다. 초거대AI 모델은 막대한 양의 데이터 학습과 딥러닝 알고리즘을 갖춘 모델이다. 정해진 용도로만 사용되는 기존 AI 모델과는 달리, 초거대AI 모델은 더욱 범용적인 업무와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으로, AI 시대의 인프라로 꼽힌다.
네이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출시했다. 핵심 서비스인 검색에 이를 입힌 '큐:(CUE:)'와 대화형 서비스 '클로바X'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4분기부터는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한 초개인화 서비스 제공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해 11월 개편한 네이버 애플리케이션에는 '홈피드' 탭이 추가됐다. 홈피드는 하이퍼클로바X가 이용자의 관심사를 분석해 콘텐츠를 추천하는 것이 특징이다. 네이버의 조사에 따르면, 홈피드 이용자 숫자는 출시 한 달만에 2배로 증가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2월 2023년 연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초개인화 콘텐츠 제공 등이) 앱 체류 시간이나 광고 수익 증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며 "이용자들은 앱에 체류하며 여러 활동을 할 것이고, 이런 부분이 광고 전환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커머스 매출 성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한 B2B 사업 역시 발굴하고 있다. 네이버는 최근 AI 개발 도구 '클로바 스튜디오'를 통해 대시의 첫 번째 버전인 'HCX-대시-001'(이하 대시)을 출시했다.
대시는 하이퍼클로바X 기존 모델보다 약 5분의 1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컴퓨팅 자원도 효율적으로 사용해 속도도 개선된 것이 특징이다. 대시는 △문장 생성과 변환 △분류 △요약 △보고서 작성 △맞춤형 챗봇 제작 등의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네이버는 앞으로도 클로바 스튜디오를 통해 하이퍼클로바X 모델 기반의 다양한 AI 모델을 출시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기업 고객이 원하는 AI 기능을 맞춤형으로 제공해 나간다는 목표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지난해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하며 AI 기술력을 선보였다"며 "그러나 단순 모델 공개를 넘어 이를 활용한 사업모델이나 수익화 방향을 공유하지 못해 주가가 오히려 하락하는 현상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에 올해부터는 모델 공개를 넘어 이를 활용한 서비스와 수익모델 발굴에 집중하는 모양"이라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도 향후 네이버가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AI 기술 개발에 나서면서도, 이를 활용한 수익화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짚고 있다.
최승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최근 리포트를 통해 "네이버는 개인동영상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과 네이버 개편 등으로 탑라인에서의 성장은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해당 신사업은 네이버라는 거대공룡을 견인할 수 있을 정도로 큰 사업은 아니기 때문에 네이버도 미래먹거리, AI에 대한 투자를 놓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실적 안정성이 떨어지는 현재로서는 꿈에 대한 가치를 보수적으로 매길 필요가 있다"며 "국내 플랫폼산업은 현재 꿈(AI 등 신사업)도 챙기고, 현실(실적)도 챙겨야 하는 다소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고 설명했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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