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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전 수수료 없애는 은행들…역마진 우려에도 경쟁 치열 왜

  • 경제 | 2024-05-01 00:00

외화 환전 수요 증가…은행권, 고객 잡기 분주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해외여행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은행권은 수수료 면제를 선언하며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더팩트DB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해외여행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은행권은 수수료 면제를 선언하며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더팩트DB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최근 해외여행이 크게 증가하면서 외화 환전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은행권은 수수료 면제를 선언하며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역마진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은행권은 당장의 이익보다는 고객잡기가 우선이라는 의견이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최근 국민카드와 협업해 'KB국민 트래블러스 체크카드'를 선보였다.

'KB국민 트래블러스 체크카드'는 별도 연회비 없이 해외 및 국내 여행 시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여행 특화 직불카드로, 전 세계 33종의 통화에 대해 최대 200만원까지 환전을 지원한다. 특히, 환전 시 상시 환율 우대 100%를 제공하며, 전월 이용실적과 관계없이 해외 가맹점 결제 및 해외 ATM 인출수수료도 면제한다. 올해 말까지는 재환전(환급) 시에도 동일하게 환율 우대 100% 혜택을 제공하기도 한다.

앞서 시중은행 무료 환전 서비스는 하나은행의 '트래블로그'가 유일했다. 하나은행이 2022년 7월 출시한 해외여행 서비스 '트래블로그'는환전과 ATM 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을 제공하며 여행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이후 토스뱅크가 지난 1월 18일 30종 통화 환전 및 재환전 수수료 100% 면제를 내세운 외화 서비스를 출시하며 은행권의 무료 환전 경쟁에 불을 지폈다. 토스뱅크의 외화 서비스는 해외 결제와 출금 수수료도 무료다.

신한은행도 지난 2월 100% 환율 우대와 결제 및 인출 수수료 면제 등을 담은 '쏠(SOL)트래블 체크카드'를 선보이며 경쟁에 가담했다.

역마진에 대한 우려에도 은행권은 환전 수수료 무료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지난 19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역 인근 환전소에서 시민들이 환전을 하고 있는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사실과 무관하다. /서예원 인턴기자
역마진에 대한 우려에도 은행권은 환전 수수료 무료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지난 19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역 인근 환전소에서 시민들이 환전을 하고 있는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사실과 무관하다. /서예원 인턴기자

향후 다른 은행들도 해외여행에 특화한 무료 환전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어서 은행권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은행은 상반기 내로 환전 서비스 관련 상품을 내놓을 예정인데, 환전 수수료를 100% 수준으로 우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농협은행도 환전 수수료 면제나 우대 혜택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준비, 카카오뱅크도 외화 서비스 핀테크 '트래블월렛'과 협약을 맺은 상태로, 조만간 신규 외화 서비스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환전 수수료 무료가 새로운 기준으로 떠오르면서 역마진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은행이 외화를 조달할 때 환율 변동과 수송료 등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은행권이 수수료이익 등 재무적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환전 수수료를 없애고 있는 것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외화 환전 수요 때문이다. 해외여행이 증가하면서 외화 환전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고객들을 잡기 위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실제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해외 출국자 수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내국인 출국자 수는 2272만 명으로 전년에 비해 247% 급증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고객 유치를 위해 역마진을 감수하더라도 환전 수수료 무료에 나서는 것"이라며 "해외여행 증가뿐만 아니라 고환율로 무료 환전에 대한 금융소비자의 관심과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은행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미 대부분의 은행들이 90% 이상의 환율 우대를 적용해 왔다"며 "수수료를 무료로 전환하더라도 크게 지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고객 확보가 장기적으로는 더 이득이기 때문이 이같은 결정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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