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영업익 6.6조…전년비 931.87%↑
반도체 영업익 1.9조…5개 분기 만에 흑자
'갤럭시S24'도 판매 호조…DX 영업익 4조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반도체 시장에 봄바람이 불자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대폭 개선됐다. 올해 상반기 출시한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S24' 시리즈도 호실적 달성에 힘을 보탰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매출 71조9200억원, 영업이익 6조6100억원을 기록했다고 30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82%, 영업이익은 931.87% 급증했다.
삼성전자 분기 매출이 70조원대를 회복한 것은 2022년 4분기 이후 5개 분기 만이다. 이번 1분기에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지난해 기록한 연간 영업이익(6조5700억원)을 넘어서는 수치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호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반도체 업황이 회복세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은 지난해 연간 15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여기에 '갤럭시S24' 시리즈의 판매 호조가 더해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메모리가 고부가 제품 수요 대응으로 흑자 전환했고 MX(모바일경험)도 플래그십 스마트폰 판매 호조로 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DS부문 매출은 23조1400억원, 영업이익은 1조91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4분기 이후 5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메모리는 지속적인 가격 상승에 대한 시장 기대감으로 전반적인 구매 수요가 강세를 보였고, 전분기에 이어 DDR5·고용량 SSD 수요 강세가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HBM, DDR, 서버SSD, UFS4.0 등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에 대응하며 질적 성장을 실현했다.
시스템LSI의 경우 주요 고객사 신제품용 SoC, 센서 등 부품 공급이 증가했으나, 패널 수요 둔화에 따른 DDI 판매 감소로 실적 개선은 예상 대비 둔화됐다. 파운드리는 주요 고객사 재고 조정이 지속되면서 매출 개선은 지연됐으나, 효율적 팹 운영을 통해 적자 폭은 소폭 축소됐다.
DX(디바이스경험)부문은 매출 47조2900억원, 영업이익 4조700억원을 기록했다.
MX는 스마트폰 시장의 역성장에도 불구하고 1번째 AI폰인 '갤럭시S24' 시리즈의 판매 호조로 매출·영업이익이 증가했다. 특히 '갤럭시S24'에 탑재된 '갤럭시AI' 기능이 높은 사용률을 보이며 판매 확대를 견인했다.
VD는 TV 시장의 비수기 진입으로 전분기 대비 이익이 감소했으나 Neo QLED 및 OLED, 75형 이상 대형 수요는 견조했다. 생활가전은 프리미엄 에어컨, 비스포크 AI 등 고부가 가전 매출 비중이 증가하고 재료비 등 원가 구조 개선으로 수익성이 향상됐다.
하만은 계절적 비수기 진입에 따른 소비자 오디오 판매 둔화 속 실적이 소폭 하락했다. 매출 3조2000억원, 영업이익 2400억원을 올렸다.
SDC(디스플레이) 매출은 5조3900억원, 영업이익은 3400억원으로 나타났다. 중소형 패널의 경우 플렉시블은 주요 고객사의 스마트폰 출시에 적기 대응했고, 리지드는 판매 기반 확대로 가동률이 개선됐으나 판매 경쟁 심화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하락했다.
1분기 시설투자는 11조3000억원으로, DS 9조7000억원, 디스플레이 1조1000억원 수준이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6000억원 증가했다.
메모리는 기술 리더십 강화를 위한 R&D 투자를 지속하고, 특히 HBM·DDR5 등 첨단 제품 수요 대응을 위한 설비 및 후공정 투자에 집중했다. 파운드리는 중장기 수요에 기반한 인프라 준비, 첨단 R&D를 중심으로 투자를 지속했으며 설비 투자의 경우 시황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운영했다. 디스플레이는 IT OLED·플렉시블 제품 대응 중심으로 투자가 집행됐다.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시설·R&D 투자를 꾸준히 이어갈 방침이다.
시장은 삼성전자가 2분기, 하반기에도 호실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2분기 메모리는 생성형 AI 관련 수요 견조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일반 서버·스토리지 중심으로 수요 개선이 전망되고 시장 가격도 전반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에도 이러한 수요 강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MX는 2분기 비수기에 진입하면서 스마트폰 출하량이 감소하고 평균 판매 가격이 인하되는 한편, 태블릿 출하량은 동등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폴더블폰 신제품을 통해 폴더블 대세화를 추진하고, '갤럭시링'을 포함한 웨어러블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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