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9개 손보사 차보험 손해율 84%
공임비, 진료비 등 원가 꾸준히 상승…손해율 악화 전망도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료를 다시 인상할 조짐이다. 손보사들은 최근 3년 동안 상생금융의 일환으로 자동차보험료를 낮춰 왔으나 최근 손해율이 급속도로 악화하면서 보험료 상향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견해가 나온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롯데손해보험·한화손해보험·MG손해보험·흥국화재 등 9개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4%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4%포인트 상승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보험사가 사고가 난 가입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을 전체 자동차보험 가입자로부터 받은 수입보험료로 나눈 값을 뜻한다. 손해보험업계는 손해를 보지 않는 자동차보험 적정손해율을 80% 이하로 보고 있다.
자산 기준 상위 5개 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메리츠화재)의 1분기 손해율을 보면, △현대해상 80.3% △KB손보 79.9% △삼성화재 78.8% △DB손보 78.6%, △메리츠화재 78.1% 등의 순으로 높다. 이들의 시장 점유율은 도합 90%가 넘는다.
3월 기준으로도 상위 4개 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각각 △KB손보 78.7% △DB손보 78.6% △삼성화재 75.5% △현대해상 74.8% 등을 기록했다. 4개 사의 평균 손해율은 76.9%다. 전년 동월(74.8%) 대비 2.1%포인트 늘었다.
중소형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악화했다. 지난 3월까지 한화손보·롯데손보·MG손보·흥국화재 등 4곳의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은 90%로, 전년 동기 83.6% 대비 6.4%포인트 상승했다.
그간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흑자행진을 이어온 바 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14일 발표한 '2023년 자동차보험 사업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보험 영업손익은 5539억원으로 전년 대비 15.9%(759억원) 증가했다. 2021년 3981억원, 2022년 4780억원에 이어 3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손해율 역시 안정적이었다.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0.7%로 전년 대비 0.5%포인트 하락했으며 이는 2014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던 2017년(80.9%)보다도 낮아졌으며 10년 내 최저치다.
이와 관련 금감원은 "지난해 자동차보험 실적은 보험료 인하 효과 누적 등 손해율 악화 요인에도 보험가입대수 증가와 여름철 침수피해 감소 등에 따라 전년보다 손해율이 개선되고 보험손익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앞서 코로나19로 자동차 통행량이 감소하고 교통사고 발생 건수가 줄어들면서 보험사가 지급한 보험금 역시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코로나19로 이동량이 감소했던 2020년 하루 평균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전년 대비 8.7% 하락했다. 2021년과 2022년에도 전년 대비 각각 3.1% 감소했다.
이에 손보사들은 상생금융의 일환으로 올해 자동차보험료를 2.5~2.6% 인하했다. 2022년 4월과 지난해 2월에 이어 3년 연속 내렸다. 하지만 올해 자동차보험료 추가 인하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보험료가 다시 큰 폭으로 인상될 여지가 충분하다는 해석도 불거진다. 보험료 인하가 누적됐지만 원자재 가격과 공임비, 진료비 등 원가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자동차수리비지수는 113.74로 10년 전보다 21%가량 증가했다. 진료비 역시 올랐다. 같은 기간 한방진료비지수는 26%, 입원진료비지수는 11.8% 뛰었다.
보험사 관계자는 "3월에는 3·1절 연휴와 벚꽃축제 등 봄맞이 여행객 증가에 따른 교통량, 사고 건수 증가로 전년 같은 달보다 손해율이 상승했다"며 "보험료 인하 효과 누적 반영 시 보험료 수입 감소로 전체 손보사들의 실적이 감소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비교적 안전한 고객의 보험료 할인으로 우량 물건 구성비를 높여 손해율 안정화에 힘쓰고, 보험사기 의심 건에 대한 지급심사 정교화도 필요하다"며 "손해율이 하반기 더욱 상승하겠지만 내년 보험료에 대한 전망은 시기상조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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