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앤스타

경동제약, 적자·구조조정에도…류기성 대표 나홀로 연봉 인상

  • 경제 | 2024-04-19 00:00

실적 악화로 구조조정·광고선전비 감소
류기성 대표 나홀로 연봉 인상


경동제약이 지난해 실적악화로 구조조정을 단행한 가운데 경동제약의 오너 2세 류기성 대표이사의 연봉은 1억7000만원 가량 인상된것으로 확인돼 비난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더팩트DB, 경동제약
경동제약이 지난해 실적악화로 구조조정을 단행한 가운데 경동제약의 오너 2세 류기성 대표이사의 연봉은 1억7000만원 가량 인상된것으로 확인돼 비난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더팩트DB, 경동제약

[더팩트ㅣ서다빈 기자] 경동제약 류기성 대표이사가 회사의 실적 악화가 지속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본인 연봉은 인상하는 행보를 보여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동제약의 실적 부진으로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상황에 대표이사의 연봉이 올라 회사 상황과 역행하는 행보를 보이면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류기성 대표의 연봉은 8억2000만원으로 전년(2022년) 대비 1억7000만원 가량 상승했다. 경동제약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 측은 류기성 대표이사의 연봉 산정기준에 대해 위임업무의 성격 △직책(CEO) △재임 기간(17년 2개월) △회사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해당 금액을 지급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류기성 대표 체제로 전환된 이후 경동제약은 실적 하락세와 의약품 회수 등 잇달아 악재를 겪고 있기 때문에 회사 측이 주장한 연봉 산정 기준에 물음표가 그려지는 상황이다.

경동제약은 지난해 영업 인력 180여명을 감축하는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일반의약품 영업부를 영업대행사(CSO)로 전환하며 영업부 인력을 내보냈다. 회사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 직원을 줄이고 인력비 절감에 나선 것이다. 실제 경동제약의 직원 수는 2022년 말 총 588명에서 2023년 말 총 405명으로 감소했다. 급여 총액 역시 2022년 370억원에서 2023년 209억원으로 줄어들었다.

경동제약은 광고 선전비도 2배가량 축소했다. 경동제약의 광고선전비는 2022년 103억원에서 2023년 52억원으로 감소했다.

경동제약이 몸집을 줄이며 회사의 실적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에 류기성 대표의 연봉 인상은 그의 경영능력에 더욱 의문이 커지는 행보다. 지난해 실적부진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한 다른 제약사들과 상황을 비교했을 때 더욱 물음표가 그려진다. GC녹십자와 일동제약은 대표이사의 연봉을 줄이고 함께 고통을 분담했다. GC녹십자 허은철 대표의 연봉은 8억9900만원으로 전년에 비해 6.1% 감소했으며 일동제약 윤웅섭 대표의 연봉은 6억5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9.0% 삭감됐다.

경동제약은 류기성 대표가 경영 일선에 등장한 이후 리베이트 논란, 의약품 회수, 시험기록서 거짓 작성 등의 문제가 불거졌다.

올해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네번의 의약품 회수 명령을 받아 품질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해에는 수탁사의 미준수 행위가 적발돼 3개월 제조업무정지 처분을 받기도 했다. 2022년에는 시험기록서를 거짓으로 작성한 사실이 드러나 행정처분을 받았다. 이어 경동제약은 2022년 11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병·의원에 리베이트를 제공한 사실이 적발돼 2억4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경동제약이 병·의원에 2018년 2월부터 8개월 가량 약 12억2000만원 상당의 골프 비용을 지원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동제약의 영업이익은 △2020년 189억원 △2021년 157억원 △2022년 82억원으로 감소하다 지난해 영업손실 245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됐다.

제약 업계 관계자는 "회사가 적자를 기록한데 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구조조정까지 한다는 건 회사 재정상태가 아주 어렵다는 것"이라며 "특히 그런 상황에서는 임원들의 자진 연봉삭감이 먼저 이뤄지는 게 일반적인데 조금 의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동제약의 류기성 부회장은 경동제약 창업자 류덕희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2006년 경동제약에 입사해 기획조정실장을 거치고 2011년 대표이사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이후 2014년 경동제약 대표이사 부회장에 올랐으며 2021년 6월 류덕희 명예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나며 단독 대표를 맡아오다 2022년 3월부터 전문경영인 김경훈 대표와 각자 대표 체제를 이어오고 있다.

경동제약 관계자는 류기성 대표이사의 연봉 인상에 대해 "회사 내부 규정상 답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bongouss@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