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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조' SAF 시장 앞에 선 정유업계…수요 예측 어려움에 '주춤'

  • 경제 | 2024-04-10 00:00

에쓰오일, 국제인증 SAF 생산 가능
글로벌 주도권 잡기 위해선 정부 지원 필요


에쓰오일이 국내 정유사 최초로 국제 인증 지속가능항공유(SAF)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더팩트 DB
에쓰오일이 국내 정유사 최초로 국제 인증 지속가능항공유(SAF)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에쓰오일이 국내 정유사 최초로 국제 인증 지속가능항공유(SAF)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탄소 배출 기준이 강화됨에 따라 저탄소·친환경 제품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 맞춰 정유업계가 대응에 나선 모양새다. 업계에선 정부가 나서서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지난 4일 지속 가능성 및 저탄소 제품 친환경 국제인증제도 ISCC 인증 3종을 취득했다. 국내 정유사 최초로 국제 항공 분야에서 SAF 생산을 인증하는 CORSIA(탄소 상쇄 및 감축 제도)가 포함됐다.

국제연합(UN) 산하기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지난 2021~2023년 국제 항공 분야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위해 국제항공 분야 CORSIA를 시범 운영했다. 올해부터 우리나라 등 126개국 항공사가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오는 2027년부터는 의무화된다.

SAF 시장은 급성장할 전망이다. SAF는 석유나 석탄 등 기존 화석 연료가 아닌 바이오 원료를 통해 생산하는 항공유다. SAF를 혼합하면 탄소 배출량이 최대 85%까지 감소할 수 있다. 폐식용유 활용 등 SAF를 만드는 기술은 다양하다.

유럽연합(EU)은 내년부터 항공유 2%를 SAF로 사용할 것을 의무화했다. 비율은 2030년 6%, 2025년 20%, 2050년 70%까지 확대된다. 국제항공운송협회는 오는 2027년 수요 규모를 28조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티웨이항공 등 저비용항공사는 유럽 노선으로 하늘길을 확장한 상태다.

미국은 SAF 사용 확대를 위해 2030년까지 연간 최소 30억갤런 이상을 생산할 계획이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자국에서 SAF를 생산, 판매, 사용하면 탄소 감축 규모별 갤런당 세액공제 혜택도 제공한다.

티웨이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는 유럽 노선으로 하늘길을 확장했지만, SAF 사용 의무화라는 숙제가 생겼다. /티웨이항공 제공
티웨이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는 유럽 노선으로 하늘길을 확장했지만, SAF 사용 의무화라는 숙제가 생겼다. /티웨이항공 제공

'돈'이 될 것으로 보이자, 정유업계는 선제 대응에 나섰다. GS칼텍스는 지난해 9월 대한항공과 손잡고 바이오항공유를 넣은 항공기를 시범 운항했다. 원료 확보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GS칼텍스는 인도네시아 '팜유' 정제 사업을 위해 포스코인터내셔널과 법인을 설립했다.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을 통해 국내 폐자원 기반 원료업체 대경오앤티에 투자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수소화 식물성 오일(HVO)을 주목하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2026년 이후를 목표로 HVO 활용 제품 생산을 계획했다.

최근에는 SAF 생산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관련 법인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석유사업법)이 지난 1월 개정되면서다. 업계에서는 오는 7월에는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이 마련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SAF 생산 방식이나 비율 등에 대한 기준이 마련될 전망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수요 규모를 예측하는 것이 쉽지 않자 업체들은 SAF 자체 설비를 갖추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다. 많은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측돼 현재 기존 공정에 바이오 원료 등을 투입해 생산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대응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지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정부가 중심을 잡아 SAF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관련 부처 간 컨트롤타워를 구성해 대응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SAF만 생산하는 설비를 만들려면 투자비가 많이 든다. 미국은 생산량에 따라 지원해 주는데 우리나라도 본격적으로 시설투자에 대한 충분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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