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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테무 국내 시장 공습…쿠팡, 물류·배송망 확대 '맞대응'

  • 경제 | 2024-04-08 17:19

알리·테무 지난달 국내 이용자 수 2·3위 차지
쿠팡, 3년간 3조원 투입…로켓배송 전국 확장


지난해 12월 6일 롯데호텔 서울에서 열린 '지적재산권·소비자보호 강화' 기자간담회에서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대표가 단상에 서 있다. /우지수 기자
지난해 12월 6일 롯데호텔 서울에서 열린 '지적재산권·소비자보호 강화' 기자간담회에서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대표가 단상에 서 있다. /우지수 기자

[더팩트|이중삼 기자]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알리)·테무의 지난달 국내 이용자 수가 2·3위를 차지했다. 쿠팡을 제외한 11번가, G마켓 등 국내 이커머스 업체를 모두 제친 것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들 업체가 국내 온라인 시장을 급속히 장악하는 것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업계 1위 쿠팡은 이들 업체에 맞서 물류와 배송망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8일 앱·리테일 서비스 분석을 제공하는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알리의 지난달 이용자 수는 전월 대비 8.4% 증가한 887만1000명, 테무는 42.8% 늘어난 829만6000명으로 나타났다. 11번가(740만4104명), G마켓(548만3163명)은 4·5위로 밀려났다. 이제 쿠팡(3086만6504명)만 남게 됐다.

국내 사용자 수 증가세에 맞춰 알리·테무는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알리는 국내에 3년간 11억달러(약 1조5000억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지난달부터는 대규모 직원 채용에 나서는 등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알리는 지난해 8월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유한회사' 한국 법인을 설립했다. 최근 '웨일코 코리아 유한책임회사'라는 이름으로 국내 법인을 설립한 테무도 국내 투자를 확대할 조짐이 보인다. 네이버 공식 광고대행사 선정 작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알리·테무 공습에 쿠팡이 칼을 빼 들었다. 알리·테무 국내 진출에 맞서 물류와 배송망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쿠팡은 8곳 이상 지역에서 신규 풀필먼트센터(FC)를 운영하기 위해 앞으로 3년간 3조원 이상을 투자하고 오는 2027년까지 무료 로켓배송 지역을 늘리기로 했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은 지난 수십 년간 고객들에게 검증된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기 위해 물류 인프라, 자동화, 고객서비스에 수조 원을 투자해 왔다"며 "중국 이커머스 공세라는 전례 없는 위험을 마주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전국 고객들이 가장 필요한 제품을 저렴하고 빨리 구매할 수 있도록 최우선을 다해 물가 안정화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1월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에서 쿠팡 로켓배송 차량이 물류를 운반하고 있다. /쿠팡
지난 1월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에서 쿠팡 로켓배송 차량이 물류를 운반하고 있다. /쿠팡

◆ 이용자 수 늘어날 전망…품질 논란은 여전

쿠팡의 맞대응 전략과는 별개로 알리·테무 이용자 수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플랫폼을 이용해 본 소비자들 80%가 '불만족'했다고 답했지만, 경쟁사와 비교해 가격이 압도적으로 저렴해서다.

지난 2일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최근 1년 이내 알리, 테무, 쉬인 등 이용 경험이 있는 소비자 800명을 대상으로 '중국 온라인 쇼핑플랫폼 이용 현황·인식'(복수응답)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제품 가격이 저렴해서' 사용한다는 응답이 93.1%로 가장 많았다. '다양한 제품을 구입할 수 있어서'(43.5%), '득템하는 쇼핑재미가 있어서'(33.8%), '할인 혜택이 많아서'(30.6%)가 뒤를 이었다.

응답자의 80.9%는 플랫폼 이용에 불만이 있고 피해를 경험한 적도 있다고 했다. 59.5%가 '배송 지연'을 겪었다고 가장 많이 답했다. 다음으로 '낮은 품질'(49.6%), '제품 불량'(36.6%), '과대광고'(33.5%), '배송 오류'(21.4%) 순이었다.

알리를 사용한다는 김 모 씨(여·25)는 "가격 비교를 꼼꼼하게 하고 상품을 구매하는 편이다"며 "알리가 국내 플랫폼보다 저렴하다. 물론 불량품이 올 수도 있다는 불안감도 들지만 오래도록 쓸 제품이 아닌 이상 알리를 이용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알리와 테무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품질을 기대하고 구매하기보다는 가격이 말도 안 되게 저렴하기 때문에 사보는 경향이 있다. 당분간 이용자 수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어느 정도 품질이 보장되지 못한다면 국내에서 이들이 수익성을 이끌어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최근 알리·테무에서 판매 중인 장신구에서 국내 안전 기준치 이상의 중금속이 검출되기도 했다. 관세청 인천본부세관이 지난 7일 알리·테무에서 판매하고 있는 귀걸이와 반지 등 장신구 404점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국내 안전 기준치 이상 중금속(납·카드뮴)이 대거 검출됐다. 납과 카드뮴은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지정한 '인체발암 가능 물질'이다. 알리에서 들여온 장신구 180점 중 48점(27%)에서 안전 기준치를 초과한 중금속 물질이 검출됐다. 테무에서는 224점 중 48점(20%)이 초과했다.

인천본부세관은 관계 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이 플랫폼에 중금속이 다량 검출된 장신구에 판매 중단을 요청하는 등 소비자 피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알리 측은 "내부 조사를 통해 안전 인증이 미흡한 제품을 삭제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j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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