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시그니처타워서 강동구 천호동으로 이전…임대료 43% 절감 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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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정리=김태환 기자]
◆ 코리아세븐, 서울 중심부 중구에서 외곽 강동구로 본사 이전
-다음은 유통가 소식입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롯데 계열사 코리아세븐이 본사 사무실을 옮길 예정입니다. 올해 9월 말 서울 중구 수표동 청계천 인근 시그니쳐타워에서 임대가 끝나면 서울 강동구로 이사를 할 계획인데요. 사실상 서울 중심가에서 동쪽 외곽으로 이동하게 되는 셈입니다.
-사무실을 옮기는 곳으로 강동구 천호동 이스트센트럴타워가 유력하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서울 지하철 5호선 강동역에 붙어 있는 이스트센트럴타워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현재 사무실인 시그니쳐타워와 마찬가지로 이스트센트럴타워 역시 롯데물산이 관리하고 있습니다. 이스트센트럴타워는 현재 15, 16, 18층이 공실인데요. 세 층 전용면적을 합치면 코리아세븐이 지금 사용하고 있는 사무실 전체 면적과 거의 일치합니다. 해당 층수는 국내 패션 기업 휠라홀딩스가 지난 2월까지 본사 사무실로 사용한 공간입니다. 코리아세븐은 입주에 별 다른 문제가 없다면 이곳으로 사무실을 이전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서울시 중심에서 외곽으로 옮겨 가는 이유가 궁금한데요.
-이스트센트럴타워로 옮길 경우 사무실 임대료를 대폭 절감할 수 있습니다. 최근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코리아세븐은 지출을 줄일 방편이 되겠죠.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현재 중구 사무실의 2개층 보증금은 43억4110만원, 임대료는 4억3410만원입니다. 반면 강동역 사무실은 3개층을 합해 보증금 24억8166만원, 임대료 2억4819억원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곳으로 옮기면 평당 보증금과 임대료가 43% 저렴합니다. 코리아세븐 측은 "본사를 옮기는 이유는 직원들 근무환경 개선과 사무 공간 확보를 위해서"라고 설명했습니다.
코리아세븐은 지난해 영업손실 551억원을 기록했습니다. 2022년과 영업손실 49억원과 비교하면 적자 폭이 대폭 늘었는데요. 이는 2020년 인수한 편의점 미니스톱을 세븐일레븐과 통합하며 발생한 비용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코리아세븐은 지난달 전국 미니스톱을 대부분 세븐일레븐으로 교체했고, 이제 안정화 작업에 들어섰습니다. 회사 내실을 더 다지기 위해 본사를 이전하는 것으로 보이네요.
-코리아세븐이 다음 사무실 위치 후보로 영등포구 문래동과 강동구 두 곳을 두고 고민했다고 들었습니다. 왜 강동구를 선택했을까요?
-네. 코리아세븐은 현재 사무실 임대 만료를 앞두고 서쪽 영등포구와 동쪽 강동구를 후보지로 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두 지역 중 강동구를 선택한 이유로는 롯데그룹의 중심지가 강동구와 맞닿아 있는 송파구에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송파구 신천동에는 롯데월드타워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롯데그룹의 한국 본사로 롯데지주와 롯데물산 등 주요 기업이 거점으로 삼는 곳인데요. 실적 회복을 꾀하고 있는 코리아세븐이 경영 의사결정을 내릴 때 그룹 거점 근처에 있다면 효율을 높일 수 있겠죠.
-이번 코리아세븐 본사 이전은 6년 만인데요. 지금까지 어떤 지역을 거쳐 강동구로 향하는 건가요?
-코리아세븐이 6년 넘게 한 자리를 지킨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강동구로 옮기게 되면 여섯 번째 본사 이전이 됩니다. 지난 1999년 롯데리아로부터 분리돼 독립 기업으로 출범한 후 2002년 서울 종로구 혜화동에서 중구 광희동으로 처음 이전했습니다. 이후 2005년 강북구 수유동을 거쳐 2010년에는 동작구 봉천동의 대교 본사 건물인 대교타워로 옮겼습니다. 2012년에는 중구 남창동 에티버스타워(구 롯데손해보험빌딩)로, 가장 최근인 2018년엔 현재 시그니쳐타워에 터를 잡았습니다.
-미니스톱 통합 첫 단계를 끝마친 코리아세븐이 강동구 둥지에서 조직 안정화를 이룰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섬유의 거인' 영원히 잠들다…조석래 떠난 효성그룹의 미래는?
-끝으로 재계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발인식에 다녀오셨다고요.
-지난달 29일 별세한 조석래 명예회장의 발인이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습니다. 발인식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는데요. 고인의 두 아들인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은 발인식 내내 흐르는 눈물을 참지 못했죠. 부인인 송광자 여사 역시 손수건으로 연신 눈물을 닦으며 고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습니다.
-고인은 어떠한 기업인이었나요?
-조석래 명예회장은 효성그룹 2대 회장으로 지난 1982년부터 건강상의 이유로 2017년 물러나기까지 35년 동안 그룹을 이끌었습니다. 생전 '기술 중시' 경영을 펼친 것으로 유명한데요. 특히 엔지니어 출신으로 연구개발(R&D)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국내 최초의 민간 기업 연구소 동양나일론 기술연구소 등을 통해 R&D에 몰두했고, '섬유의 반도체'라고 불리는 스판덱스를 독자 기술로 개발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죠. 현재 효성그룹은 스판덱스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섬유의 거인', '섬유산업의 선구자' 등으로 불리는 이유가 있었네요.
-조석래 명예회장은 효성뿐만 아니라 재계에서도 중추적 역할을 한 인물로 유명합니다.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 여러 나라와의 경제 협력 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데요. 한미 FTA 필요성을 최초로 제기하며, 민간 외교 부문에서 한미 FTA 체결에 크게 공헌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죠. 조석래 명예회장은 31·32대(2007~2010년) 전국경제인연합회(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을 역임하기도 했습니다.
'재계 거목' 조석래 명예회장이 별세하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의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대부분의 그룹 총수가 빈소를 찾아 애도를 표했는데요. 최태원 회장은 존경심을 담은 추도사를 내기도 했습니다. 그는 "경제가 재도약해야 할 중대한 시기에 조석래 명예회장처럼 훌륭한 리더를 잃은 것은 경제계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큰 손실"이라며 "섬유산업과 첨단소재 분야에서 보여준 조석래 명예회장의 집념과 열정, 그리고 혜안은 우리나라가 오늘날 글로벌 넘버원 산업 경쟁력을 갖추는 초석을 놓았다"고 고인의 업적을 기렸죠.
-조현준 회장의 메시지는 없었나요?
-조현준 회장은 발인식 이후 열린 영결식에서 유족을 대표해 인사말을 했습니다. 아버지가 일군 효성을 더욱 성장시키겠다는 다짐이었는데요. 조 회장은 "효성은 아버지의 미래를 바라보는 혜안과 절대 포기하지 않는 강철 같은 의지력, 그리고 첨단 과학기술에 대한 호기심과 세계 1등에 대한 무서울 만큼 강한 집념의 결정체"라며 "가족들은 아버지께서 그토록 사랑한 효성을 더욱 단단하고 튼튼한 회사로 만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효성그룹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조석래 명예회장의 별세로 인해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 다만 지분 상속 등의 절차가 남겨져 있는데요. 조석래 명예회장은 지난달 말 기준 지주사 ㈜효성의 주식 213만5823주(지분율 10.14%)를 비롯해 다수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상속세 규모는 약 7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아직 상속 관련 조석래 명예회장의 유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앞서 예고된 '계열분리'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효성그룹은 오는 7월 ㈜효성첨단소재(가칭)라는 신설지주를 만들어 기존 ㈜효성과 함께 '2개 지주사 체제'로 전환합니다.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이 각 지주사를 맡아 이끄는 '형제 독립 경영'을 본격화하는 것인데요. 장기적으로는 형제가 계열분리 수순을 밟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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