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기자회견 열고 밸류업 성공 위한 10대 과제 발표
"자사주 소각 없는 한국 증시 상승 어려워"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정부의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을 지지하면서 이번 총선을 통해 꾸려질 제22대 국회에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의 심각성을 제언했다.
5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서울 여의도동 Two IFC에서 '밸류업 성공 위한 10대 과제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제22대 국회에 바라는 밸류업 10대 과제 제언'을 발표했다.
이날 연사로 나선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우리 사회에서 저출산 문제와 맞먹을 정도의 재앙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핵심 사안에 대해 법 개정을 통한 국회 역할이 절대적이라 할 수 있다"며 "우리와 자식들이 편안한 은퇴 생활을 기대할 수 있는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일으킨 상장사들의 주주가치 개선 의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체질 변화에 대한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남우 회장은 이를 위해 지난달 26일 25% 배당 성향, 최소 배당금 1000원 등의 내용이 담긴 3개년 신규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한 LG전자를 예로 들면서 "LG전자가 주주환원을 하겠다고 했는데 지난 1년간 주가가 17% 하락하고 3년간 40% 폭락한 회사가 시중은행 예금금리에 미치지 못하는 1%대 배당수익률을 약속한 것은 일반주주에 대한 모독이다"고 지적했다.
국민연금도 꼬집었다. 이남우 회장은 "국민연금 가입자 2250만명과 증시 참여자 1400만명은 직접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피해자"라며 "반면 국내기업들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앞장서서 미래 수익률이 일본이나 대만 수준인 연 10%가 된다면 2054년 원금은 급격히 불어날 것이다. 이는 젊은이의 연금 수령액이 무려 4배에서 8배 차이가 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한국거버넌스기업포럼은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을 지지하면서 완성을 위한 10대 과제를 우선 순위대로 제언했다. 10대 과제는 △상법 개정을 통한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도입 △매우 상세한 밸류업 템플릿 완성 후 금융당국 수장, 임원, 간부 모두 상장사 채택 독려 필요 △자사주 소각 의무화 △배당소득세 분리과세 도입하고 세율 낮춤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확실히 가동시키고 국내주식 아웃소싱 증가 △이사회 독립성 강화 △배당 증가시키는 기업에 대한 정부 차원 세제 혜택 제공 △상장 폐지 경고 시스템 가동 △상장사 모자회사간 계열사간 합병시 공정가치로 평가함 △상속세·증여세 현실화 등이다.
현장에서는 한국거버넌스기업포럼이 발표한 10대 과제 중 '자사주 소각 의무화'에 대한 관심이 이어졌다. 국내 상장사들이 주주환원 등 목적으로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진행하고 있으나,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하는 소각의 경우 다소 소극적인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남우 회장은 "자사주는 경영권 방어 수단이 아니다. 자사주는 지배주주 돈이 아닌 회사의 자금으로 매수한 것이므로 경영권 방어 수단이 될 수 없다. 자사주가 금고주의 형태로 장부에 남아있으면 주가 할인의 요소가 된다"며 "그만큼 기회비용이 발생하는 것이니 회사를 위해서라도 일괄적 소각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향후 매입 분에 대해서는 3개월 내 소각을 모범정관에 도입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세계 100년 이상 주가 데이터를 보면 대체로 경영 3대째부터 아웃퍼포먼스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국내 많은 기업들이 3대째 경영을 한다. 본인이 경영 능력이 되면 할 수 있지만, 안되는 경우 본인에게도 비참하고 주주에게도 피해를 준다. 자사주라는 것은 그런 것을 원칙으로 해야지 내가 스스로 능력이 되지 않는데 경영권을 보장하거나 방어하기 위해서 자사주 소각을 하지 않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한국거버넌스기업포럼은 관련된 과제들이 이행되기 위해 법무무 의견서와 국회 문턱을 넘어야 하는 상법 개정도 중요하기 때문에 총선을 앞둔 양당 대표들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문제에 관심을 갖기를 기대했다.
한편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기업 거버넌스 개선을 통해 자본시장의 선진화를 추구하는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금융인, 법조인, 학자, 전문직 종사자 등 100여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최근 주가가 59% 하락했는데 밸류업 대책을 내놓거나 주주에게 사과를 하지 않고 회장으로 승진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을 비판하고, 삼성전자가 밸류업 프로그램을 시행하면 주가가 13만원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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