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래 효성 명예회장 지난달 29일 별세
'사돈' 이명박 전 대통령 빈소 찾아
정계·경제계 인사도 '릴레이 조문'
[더팩트|최문정 기자] 고(故)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숙환으로 지난달 29일 별세한 가운데, 고인을 기리기 위한 각계의 발길이 이틀째 이어졌다.
조석래 명예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은 장례 이틀 차를 맞은 지난달 31일에도 조문객들로 붐볐다. 조 명예회장의 배웅을 위해 효성그룹 임직원들이 굳은 얼굴로 빈소를 지켰고, 박강수 마포구청장과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 등의 근조기도 속속 도착해 빈소를 채웠다. 효성그룹의 전현직 임원들도 비통한 얼굴로 조문에 나섰다.
고인을 기리는 각계의 발길도 이어졌다. 이날 가장 먼저 빈소를 찾은 이는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과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부자였다. 이들은 오전 9시30분경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정몽준 이사장은 조문을 마친 뒤 "고인을 경제 모임과 사회경제모임 등에서 뵀는데, 항상 긍정적이고, 좋은 분이었다"며 "기업을 대표하는 재계 원로로 기억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기선 부회장은 "고인은 전부터 재계에서 다들 존경했던 분"이라며 "편하게 좋은 곳으로 가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유족께 드렸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상주인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의 대학 후배이기도 하다.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오후 5시경 빈소를 방문해 50분 정도 머물렀다.
구 회장은 "고인은 재계의 존경을 많이 받으셨던 분"이라며 "(별세가) 매우 안타깝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은 "고인과는 직접 연관이 없지만,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과는 인연이 있어 빈소를 찾았다"고 말했다.
고인의 동생인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과 조카인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은 이틀 연속으로 장례식장을 찾았다.
고인이 2007~2010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직을 맡아 재계의 목소리를 대변한 만큼, 이와 관련 있는 인사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조 명예회장과 함께 전경련을 이끌었던 손길승 SK텔레콤 명예회장은 오전부터 빈소를 찾아 고인의 넋을 기렸다. 손 회장은 "고인은 한·미·일 국제관계 전반에 능통하신 분이고, 기술에 대해서도 정통하신 분이라 귀감이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재계에 대한 인식이 부진한 지금 같은 때에 계속 계셔야 하는데, (돌아가셔서) 안타깝다"고 밝혔다.
고인 다음으로 2011년~2023년까지 전경련 회장직을 수행했던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도 갑작스러운 비보에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고인의 전경련 후임자로서, 많이 배웠다"며 "건강하셨는데, 갑작스레 돌아가셔서 안타깝다"고 밝혔다.
류진 한경협 회장 겸 풍산 회장은 오후 4시께 빈소를 찾아 1시간가량 고인을 추모하며 유족들을 위로했다.
류 회장은 "고인과는 선친 때부터 굉장히 가깝게 지냈다"며 "(고인이) 전경련 회장 시절 사옥을 짓는 등 아주 큰 일을 많이 했다"며 업적을 기렸다.
이어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는 잘 아는 사이로, 아버지의 몫까지 열심히 하라는 격려를 전했다"고 말했다.
정치계에서도 재계의 거목인 조석래 명예회장을 기리기 위한 발걸음이 이어졌다.
고인과 사돈 관계인 이명박 전 대통령은 오후 2시10분께 사위인 조현범 회장의 안내로 빈소에 들어섰다. 이 전 대통령은 30분 넘게 빈소에 머물며 유족들을 위로했다.
이 전 대통령은 조문을 마치고 나서는 길에 취재진에 "대통령 재임 시절 고인이 전경련 회장이 됐다"며 "당시 세계금융위기로 경제가 어려웠는데, 조 명예회장이 전경련 회장으로서 인솔해서 기업인들이 많이 협조했다"고 회상했다.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도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조현상 부회장은 빈소 밖까지 나와 직접 떠나는 싱하이밍 대사를 배웅했다.
이 밖에도 명예장례위원장을 맡은 이홍구 전 국무총리,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 성태윤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관영 전북도지사,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 정몽윤 현대해상보험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조용병 전국은행연합회장, 이규호 코오롱 부회장,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 강한승 쿠팡 사장 등이 빈소를 찾아 고인의 넋을 기렸다.
재계 원로인 조 명예회장의 별세에 빈소가 꾸려진 첫날인 지난달 30일부터 각계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평소 유족인 조현준 회장과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날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함께 재계 인사 중 가장 먼저 장례식장을 찾았다.
이재용 회장을 시작으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부회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과 김재열 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 부부, 한덕수 국무총리, 오세훈 서울시장, 전 야구선수 박찬호,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와 방송인 강호동 등이 빈소를 찾았다.
'효성 형제의 난'을 일으킨 장본인이자, 고인의 차남인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도 지난달 30일 빈소에 발걸음했다. 조현문 전 부사장은 약 5분간 빈소에 머물다가 떠났지만, 유족 명단에 이름이 오르지는 않았다.
한편, 조석래 명예회장은 창업주 고(故) 조홍제 회장과 함께 효성그룹을 이끌며 글로벌 성장동력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82년~2017년까지 효성그룹을 이끈 조 명예회장은 지난달 29일 숙환으로 인해 향년 89세로 영면에 들었다. 장례는 5일장으로 치러지며 2일이 발인이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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