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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이앤씨, 엇갈린 임원 상여…플랜트 부문만 '활짝'

  • 경제 | 2024-03-28 09:21

이해욱 회장 연봉 12억→6억 '반토막'
플랜트사업부문 확대…2~3억원대 상여


실적 악화가 이어지고 있는 DL이앤씨의 지난해 임원 연봉에 이목이 쏠린다. 회사는 지난 2021년 분할 출범이후 영업이익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더팩트 DB
실적 악화가 이어지고 있는 DL이앤씨의 지난해 임원 연봉에 이목이 쏠린다. 회사는 지난 2021년 분할 출범이후 영업이익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지난해 저조한 실적을 나타낸 DL이앤씨의 임원 연봉에 이목이 쏠린다. 영업이익 급감으로 이해욱 회장의 연봉은 한 해만에 절반이 됐다. 반면 매출 확대에 성공한 플랜트사업 부문에선 10억원 이상을 수령한 임원이 나왔다.

지난 2021년 대림산업 건설 부문에서 출범한 DL이앤씨는 분할 후 지난해까지 매출과 영업이익이 내림세를 타고 있다. 대림산업 시절 1조원대였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2000억원대로 쪼그라들었다. 매출 역시 10조원대에서 지난해엔 5조원대로 3년 만에 반토막이 났다.

27일 DL이앤씨가 공시한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회사의 보수액 1위는 유재호 플랜트사업본부장이, 2위는 서영훈 플랜트사업부 모스크바 지사장이 각각 차지했다. 이어 마창민 대표이사와 이해욱 회장, 남용 고문 순으로 보수액이 많았다.

이해욱 회장과 마창민 대표이사는 각각 6억원, 7억7300만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이들 금액은 전액 급여다. 상여를 전혀 받지 못한 것이다. 상여를 받지 못 하면서 전체 보수액도 크게 줄었다. 이 회장은 전년 12억원, 마 대표는 10억63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이 회장과 마 대표이사가 상여를 받지 못한 것은 저조한 회사 실적의 탓이다. DL이앤씨는 지난해 전년 대비 45% 급감한 2218억원의 영업이익을 나타냈다. 회사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지난 2021년 6797억원에서 2022년 4025억원으로 내린 뒤 3년 연속 하락세다. 분할 직전인 2020년 1조1781억원이었던까지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든 상태다.

지난해 매출은 2% 감소한 5조1681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 2021년 5조2494억원에서 답보 상태다. 지난해에는 원가율을 잡지 못하면서 수익성 악화가 심화했다. 매출 성장을 이루지 못한 가운데 매출원가는 매년 1000억원 이상 올라 수익이 줄고 있는 것이다.

DL이앤씨의 해외 플랜트사업 매출 비중은 3년 만에 두 배 이상 확대됐다. DL이앤씨가 수주한 가즈프롬네프트의 러시아 모스크바 정유공장 현대화 프로젝트 현장 전경. /DL이앤씨
DL이앤씨의 해외 플랜트사업 매출 비중은 3년 만에 두 배 이상 확대됐다. DL이앤씨가 수주한 가즈프롬네프트의 러시아 모스크바 정유공장 현대화 프로젝트 현장 전경. /DL이앤씨

상여 없는 한 해를 보낸 최대주주 및 최고경영자(CEO)와 달리 플랜트사업 부문에선 수억원대 상여를 받은 임원들이 나왔다.

유재호 플랜트사업본부장은 지난해 급여 7억2000만원과 상여 3억6000만원 등 총 10억8000만원의 보수액을 받았다. 서영훈 플랜트사업 모스크바지사장 역시 9억6600만원을 수령했다. 급여 7억5000만원, 상여는 2억800만원이다. 이해욱 회장보다 많은 보수를 받은 임원이 나온 것은 상위 5명의 연간 보수액이 공시된 이래 두 번째 사례다.

이는 지난해 DL이앤씨가 해외 플랜트사업 확대를 주요 사업 전략으로 제시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회사는 주요 먹거리인 주택사업에 어려움이 예상되자 이같은 전략을 제시한 바 있다.

실제로 회사의 수익성 악화는 주택 시장 부진과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 DL이앤씨는 주택건설사업을 주요 수입원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주택건설 원자재의 70~80%를 차지하는 철근과 콘크리트 가격이 치솟으면서 수익성이 악화일로를 걷고있는 것이다. 지난해 회사가 매입한 레미콘, 시멘트, 철근의 가격은 각각 2년 전보다 27.3%, 38.9%, 12.8% 뛰었다.

지난해 회사의 주택사업 매출 비중은 63.5% 수준이었다. 그나마 2022년 70%에서 비중을 낮췄다. 대신 DL이앤씨는 해외 플랜트사업 매출을 점차 확대해나가고 있다. 앞서 2021년 6%대였던 해외 플랜트사업 매출 비중은 지난 2022년 9.6%대까지 확대됐고, 지난해에는 약 14.1%까지 올랐다. 매출액 자체도 2022년 7217억원에서 지난해 1조1590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특히 러시아의 대형 프로젝트가 해외 플랜트사업 실적을 견인했다. DL이앤씨는 러시아 모스크바 정유공장 현대화, 발틱(Baltic) 프로젝트 가스화학단지 내 유닛 구축 등의 사업을 수행 중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임원의 한 해 상여는 연초 설정한 목표액과 신사업 계획 등을 기준으로 산정, 연동된다"며 "해외 플랜트사업의 경우 올해에도 기존 수주한 대형 프로젝트에서 안정적인 매출이 나올 전망"이라고 밝혔다.

wisdo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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