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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조선, 미·중 갈등 '반사이익' 기대감↑…함정 MRO 수혜도?

  • 경제 | 2024-03-27 11:15

중국산 선박 제재 시 한국 조선소 수혜 관측
"미국 함정 MRO 수주 가능성도 높아"


미국이 중국 조선산업에 대한 견제를 추진하면서, 한국 조선사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제1도크에서 대형 LNG운반선 4척이 동시에 건조되는 모습. /한화오션
미국이 중국 조선산업에 대한 견제를 추진하면서, 한국 조선사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제1도크에서 대형 LNG운반선 4척이 동시에 건조되는 모습. /한화오션

[더팩트 | 김태환 기자] 미국이 중국 조선산업에 대한 견제를 추진하면서, 한국 조선사들의 반사이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산 선박에 대한 항만세 부과 등의 제재가 시작되면 사실상 한국 조선소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분석이다. 이와 더불어 미국 내 조선소 경쟁력 부족으로 인해 한국에서 함정 정비를 추진할 경우 관련한 방산 부문 수혜도 예상된다.

2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미철강노조 등 미국 5개 노조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중국의 조선·해운산업 내 불공정 관행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이들 노조는 중국이 저가 수주 공세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미국 선박과 해운사를 차별하고 있다면서, 미국 항구에 정박하는 중국산 선박에 요금을 부과(항만세)하는 것을 요구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미국이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표심 확보를 위해 노조의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이 자국 내 조선소 지원을 강화하더라도 단시간 내에 선박 공급을 늘리기 어렵다는 점에서 한국 조선소가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노조들이 중국산 선박에 대한 제재안 등이 필요하다고 요청했고, 미국 정부도 대선을 앞둔 시기여서 조사에 응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미국 정부가 중국 조선사를 제재할 경우 중국 조선사의 원가경쟁력이 훼손될 수 있고, 한국 조선사의 슬롯 가치가 더욱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2024년 말 해군에 인도 예정인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KDX-III Batch-II) 1번 함 '정조대왕함'. /HD현대중공업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2024년 말 해군에 인도 예정인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KDX-III Batch-II) 1번 함 '정조대왕함'. /HD현대중공업

또한 미국 해군의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일감도 한국 조선소에서 이루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월 카를로스 델 토로 미국 해군성 장관은 방한 일정 중 시간을 내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와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연이어 방문했다.

델 토르 장관은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조선 야드와 함정 건조 야드를 두루 둘러보고, 미 해군의 MRO 사업을 포함한 함정 사업 수행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앞서 지난해 HD현대중공업은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를 위한 자격인 MSRA(Master Ship Repair Agreement)를 신청했고 올해 초 야드 실사까지 완료했다. 한화오션도 MRO 전담 조직을 운영하고 해외에 기술 이전 및 근접지원센터 등을 포함한 '토탈 MRO 솔루션' 제공을 추진 중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미국 내 조선사들은 상선 건조가 줄어들면서 덩달아 함정 건조와 MRO에 대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안보와 직결되는 해군 함정에 대한 유지보수를 중국에 맡길 수 없기에, 동맹국인 한국 조선소의 수혜 가능성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국내 조선업계는 신중한 입장이다.

조선사 관계자는 "중국 선박 제재가 나타날 경우 한국 조선사들의 수혜와 반사이익이 기대되긴 하지만, 효과가 나타난다 해도 나중에 나타날 것인 데다 제재가 이뤄질지도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함정 MRO 분야도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는 상황인 만큼 수주를 위해 전담팀을 꾸리고 일감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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