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안타·상상인·우리종합금융 등 최근 여의도行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여의도를 떠난 증권사들이 올해 다시 여의도로 본사를 이전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한때 증권사들이 비대면 업무 강화와 부동산 계약 문제 등으로 을지로나 강남 등으로 터를 옮기며 분산됐으나, 올해 기업금융(IB) 부문 등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전통적인 자본시장 메카로 불린 여의도로 다시 돌아오는 모양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안타증권, 상상인증권, 증권사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우리종합금융 등이 최근 여의도로 본사 이전을 완료했거나 추진 중이다.
먼저 유안타증권은 이르면 이달 중 현재 본사 사옥이 있는 서울 중구 을지로 유안타증권빌딩에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앵커원빌딩으로 사무실을 이전할 계획이다.
앵커원빌딩은 옛 여의도 MBC 부지에 있는 건물로 32층 규모의 신축 오피스 건물이다. 유안타증권은 이미 앵커원빌딩 임대차계약을 마치고 건물 상단에 유안타증권 간판을 내걸었으며, 현재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유안타증권이 본사를 이전하는 것은 20년 만이다. 전신인 동양증권 시절부터 여의도에 본사를 두다가 지난 2004년 동양종금의 을지로 본사 사옥으로 자리를 옮겼고 이번 이전을 통해 20년 만에 여의도로 재입성하게 된다.
상상인증권도 최근 여의도로 사옥을 이전한 증권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상상인증권은 지난해 말 강남구 테헤란로에서 여의도 파크원빌딩으로 본사를 이전했다. 파크원빌딩은 대형 증권사인 NH투자증권도 본사를 두고 있는 곳으로 증권사 등 기업들은 물론 유명 프렌차이즈 등 상업시설도 구축돼 있어 유동인구가 많아 여의도의 랜드마크로 꼽힌다.
우리금융지주 계열사인 우리종합금융은 기존 중구 소공로 우리금융디지털타워를 떠나 지하철 여의도역 인근 오피스 빌딩으로 본사를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3월 취임한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지시에 따라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목적의 증권사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위탁매매를 제외하면 사실상 증권사와 유사한 업무를 보는 우리종합금융을 우선 증권사가 밀집한 여의도로 보내 대면 업무와 현지 인프라를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증권사가 여의도로 돌아오는 배경에 대해 긴밀한 네트워크와 협업 등 시너지 강화는 물론, 올해 증권업계에서 강조되고 있는 업무 분야에 대한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행보로 보고 있다.
실제로 국내 증권사들은 그간 기술 발전과 코로나19 팬데믹 등을 거치면서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가 보편화되는 등 비대면 업무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왔다. 또 이를 통한 주식 위탁매매도 활발해 지면서 영업점이나 대리점 수가 줄어드는 경향도 짙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국내 증시 약세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 등에 증권사 실적이 전년보다 크게 감소했고 자산관리(WM)와 기업금융(IB) 부문에 강점을 보유한 증권사에서 실적 악화를 최소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여의도는 증권사 뿐만 아니라 은행, 보험, 카드 등 타 금융사들과 한국거래소, 금융감독원, 한국예탁결제원 등 금융당국 기관들이 자리하고 있다. IB 등 업무 특성상 대면 미팅을 통한 빠르고 밀접한 정보 교류, 네트워킹 등에서 여의도가 갖는 지리적 강점을 무시하기 어려워졌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여의도 증권가가 주는 상징성과 지리적 이점이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 기업들도 금융 관련 영업이나 미팅을 할 때 대부분 금융기관이나 금융사들이 밀접해 있는 여의도에서 진행하기 때문에 여의도로 출근하는 임직원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라며 "새롭게 본사 사옥을 이전하는 곳은 체질 개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지난해 업계가 전반적으로 부침을 겪은 만큼 새로운 여건에서 올해 재도약을 위한 체질 개선 일환 중 하나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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