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운동 생전 자택서 진행…정몽규 HDC 회장도 참석
[더팩트ㅣ종로=최의종 기자] 고 정주영 현대그룹 초대 회장 타계 23주기를 하루 앞둔 20일 범현대 일가가 생전 자택에 모여 제사를 지내며 고인을 기렸다. 전동화 전략에 박차를 가하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친환경 선박에 집중하는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가 일가는 이날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청운동 정 명예회장 생전 자택에서 제사를 지냈다. 지난해 8월 정 명예회장 부인 고 변중석 여사 16주기를 맞아 제사를 지낸 지 약 7개월 만이다.
제네시스 G90을 탑승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오후 5시 가장 먼저 청운동 자택에 도착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은 지난 2021년 3월 청운동 자택을 정의선 회장에게 증여했다. 정의선 회장이 청운동 자택에 살지는 않지만 '집주인'인 셈이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내외는 오후 6시 31분에 도착했다. 정 부회장 내외는 하차 뒤 취재진을 향해 고개를 숙여 인사하기도 했다. 오후 6시 41분에는 정몽혁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 회장과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도착했다.
대한축구협회 회장 정몽규 HDC 회장은 오후 6시 45분에 도착했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은 오후 6시 47분 도보로 자택 안으로 들어가며 취재진에 인사를 건넸다.
HD현대 권오갑 회장과 정기선 부회장, 계열사 사장단은 지난 16일 경기 하남시 창우동 선영을 찾아 정 명예회장 묘소에 참배했다. 다른 범현대가도 21일 전후로 선영을 방문해 묘소를 참배할 것으로 보인다.
'전동화 전략'에 박차를 가하는 현대차그룹과 조선산업 '우등생' HD현대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서도 '정주영 정신'을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범현대 일가가 해마다 제사를 지내지만, 현대차와 HD현대의 '정주영 정신' 계승 강조는 적통 경쟁이라는 시각도 나왔다.
정주영 선대회장 차남 현대차그룹 정몽구 명예회장의 아들 정의선 회장은 지난 1월 신년사에서 "선대회장님으로부터 비롯된 '역경에도 꺾이지 않는 현대차그룹 도전 정신'이 명예회장님 시대를 거치며 더욱 굳건히 이어지고 있어 뜻깊다"라고 밝혔다.
정주영 선대회장 6남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아들 정기선 부회장이 재직 중인 HD현대의 권오갑 회장은 신년사에서 "자기가 하는 일에 온 힘을 다해 열중하고 같이 일하는 동료에 무한한 책임감과 애정을 느끼신 창업자 정신을 우리도 잊어서는 안 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특히 정주영 선대회장의 유산을 강조한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해 5월 18일 이탈리아 레이크 코모에서 49년 만에 복원한 '포니 쿠페'를 공개했다. 정 회장은 "선대회장 유산을 계승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로 나아간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포니 쿠페는 1974년 수출 전략 차종으로 기획됐으나 1979년 석유 파동으로 양산 계획이 무산됐다. 정 회장은 당시 정주영 선대회장의 동생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전 현대차 사장)을 언급하기도 했다. 정세영 명예회장은 포니 개발을 주도해 별명 '포니정'을 갖고 있다.
'적통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의견이 있지만 최근 공개석상에서 정의선 회장과 정기선 부회장은 각별한 모습을 보였다.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은 지난 1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4에서 만났다. 이들은 2년 전 CES 2022에서도 만난 바 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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