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SK·하이투자·유안타증권, 주총에 새 CEO 선임 안건 올려
[더팩트 | 이한림 기자] 국내 증권사가 3월 정기 주주총회(주총) 시즌을 맞아 차례로 주총을 여는 가운데, 여러 증권사가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를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해 눈길을 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2대주주와 표 대결로 관심을 끈 다올투자증권을 시작으로 20일 한화투자증권, 21일 삼성·현대차·대신증권, 25일 SK증권, 26일 교보증권, 27일 NH투자증권, 28일 하이투자증권, 29일 유안타증권 등이 3월 주총 개회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화두는 쇄신이다. 올해 증권사 주총에서 CEO 선임 안건이 유독 많은 해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만 해도 연임에 무게를 뒀던 증권사들도 올해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CEO를 교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는 등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먼저 NH투자증권은 이번 주총에 윤병운 IB사업부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올렸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에서 농협중앙회와 NH농협금융지주가 각각 추천한 후보가 달라 다소 잡음이 발생했지만, 앞서 6년간 NH투자증권을 이끌고 용퇴한 정영채 사장을 가까이서 보필한 '현역 증권맨' 윤 부사장이 CEO 바통을 이어받게 됐다.
10년간 SK증권 CEO를 맡아 현역 최장수 CEO로 불린 김신 SK증권 대표이사가 물러난 SK증권도 쇄신을 위한 변화를 택했다. SK증권은 앞서 열린 임추위에서 정준호 리스크관리본부장(CRO)를 신임 대표이사로 추천했으며 김신 대표와 2022년부터 각자 대표를 맡은 전우종 대표와 함께 SK증권을 맡길 예정이다.
하이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도 대표이사 교체를 단행한다. 먼저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8일 임추위를 열고 이달 임기가 만료되는 홍원식 대표이사의 후임에 성무용 전 대구은행 부행장을 내정했다. 성 전부행장은 28일 하이투자증권 주총을 통해 신임 대표이사에 오를 전망이다.
유안타증권은 11일 임추위를 열고 뤄즈펑 유안타파이낸셜홀딩스 수석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궈밍쩡 현 대표이사가 기저효과 덕을 봤으나 지난해 유안타증권의 영업이익을 끌어올린 만큼 뤄즈펑 수석부사장도 실적 위주의 평가를 받게 될 전망이다. 유안타증권은 오는 29일 정기주주총회의 승인 절차를 거쳐 뤄즈펑 대표를 최종 선임한다.
반면 CEO 연임 안건을 의결하는 곳도 있다. 대신증권과 교보증권은 각각 이사회를 통해 오익근 대표와 박봉권 대표의 연임을 주총 안건으로 올리면서 체제 유지를 선택했다. 두 증권사 모두 올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진입을 목표로 한 만큼 내부 사정을 가장 잘 아는 기존 수장에게 기회를 더 준 것으로 풀이된다. 오 대표와 박 대표 모두 이번 주총을 통해 사내이사 자리를 유지하면 3연임에 성공한다.
이 외에도 임재택 한양증권 대표, 곽봉석 DB금융투자 대표 등이 올해 주총을 통해 연임될 예정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정기 주총에서 CEO 교체 안건이 유독 많은 해다. 지난해 증권가는 부동산 PF 우려 등에 따른 실적 부진과 주가조작 등 각종 사건사고가 많았다. 주요 증권사 수장들이 잇따라 교체된 것도 무관하지 않다. 리스크 관리와 내부통제 강화 등 쇄신을 꾀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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