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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먹으면 배 꾸륵꾸륵"…유당불내증 환자 '이것' 조심해야

  • 경제 | 2024-03-20 00:00

유당분해효소 활성 부족해 유당불내증 발생
의약품·건강기능식품에 유당 포함된 경우 많아


의약품에도 유당이 함유돼 있는 경우가 많아 유당불내증 환자들은 음식뿐만 아니라 의약품, 건강기능식품 등을 섭취할 때도 주의해야 한다. /서다빈 기자
의약품에도 유당이 함유돼 있는 경우가 많아 유당불내증 환자들은 음식뿐만 아니라 의약품, 건강기능식품 등을 섭취할 때도 주의해야 한다. /서다빈 기자

[더팩트ㅣ서다빈 기자] #유당불내증을 앓고 있는 송 모(56) 씨는 지난 주말 카페라테를 먹고 설사, 복통 등의 증상이 있어 인근 약국을 찾았다. 송 씨는 약사에게 현재 증상과 유당불내증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말하자 "약국에 구비된 모든 지사제에 유당수화물이 함유돼 있어 약 판매가 우려된다"는 대답을 들었다. 송 씨는 네곳의 약국을 더 방문했지만 유당수화물이 함유돼 있지 않은 지사제를 찾지 못했다.

우유를 마시면 배가 아픈 사람들이 있다. 치즈, 생크림, 버터 등의 유제품을 먹고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우유나 유제품에 함유된 유당을 소화하지 못하는 '유당불내증'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유당은 우유에 들어 있는 당분의 일종이다. 유당불내증 환자들은 음식뿐만 아니라 의약품, 건강기능식품 등 을 섭취할 때도 주의해야 한다. 유당이 함유된 의약품을 섭취 시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의약품 제조사들은 현행법에 따라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의 사용·취급에 필요한 정보를 표기하고 있다. 유당이 들어간 제품에는 '이 약은 유당수화물(젖당)을 함유하고 있으므로, 갈락토오스 불내성, Lapp 유당분해효소(락타아제) 결핍증 또는 포도당-갈락토오스 흡수장애 등의 유전적인 문제가 있는 환자에게는 투여하면 안 됩니다'는 주의사항을 기재해야 한다.

설사, 복통 등의 증상에 효과가 있는 신일제약의 복합정장지사제 '바이스탑캡슐'과 소화불량 치료제인 동아에스티의 '모티리톤정' 등에도 유당이 함유돼 있다.

면접 특효약으로 유명세를 탄 인데놀 역시 유당이 들어가 있어 섭취 시 주의해야 한다.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 향상을 위한 약에도 유당이 함유된 경우가 있어 복용 전 유효성분과 주의사항을 꼭 확인해야한다. 유당이 들어간 대표적인 제품으로 셀트리온제약의 '다파셀정', 아스트라제네카의 '포시가정' 등이 있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천연 수면유도제라고 불리고 있는 '락티움'은 우유 단백질을 잘게 분해한 것이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유산균을 섭취할 때도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유당불내증은 락타아제의 활성이 부족해 발생한다. 소장에서 락타아제에 의해 분해되지 않은 유당이 소장에서 수분을 끌어들이고, 대장에서 장내 세균에 의해 발효돼 가스 생성을 늘리면서 발생한다. 락타아제는 우유를 자주 마실수록 늘어나며 마시는 빈도가 줄어들 경우 함께 줄어든다. 주로 모유와 분유를 주식으로 하는 영유아에 비해 우유 섭취 빈도가 낮은 성인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유당불내증 주요 증상은 △복통 △설사 △가스 △구토 △복부 팽만 △메스꺼움 등으로 보통 유제품 섭취 후 30분에서 2시간 이내 증상이 나타난다. 가볍게는 더부룩한 느낌과 함께 뱃속에서 소리가 나는데 그치지만, 심한 경우 복통과 설사가 동반되며 구토와 탈수까지 이어진다.

유당불내증은 확실한 치료법이 있는 질환이 아니다. 유당이 분해된 제품을 먹거나 유당이 들어간 음식을 먹고 난 뒤 유상소화제를 복용하거나 우유 섭취를 줄이거나 유당이 들어가 있는 제품을 피하는 것이 유당불내증을 피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유당이 들어간 음식을 섭취 후 30분 내에 락타이제가 포함된 소화제를 먹으면, 유당 불내증으로 인한 증상을 예방할 수 있다.

서울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한 약사는 "약을 제조할 때 정제·캡슐의 형태를 만드는데 있어 부작용이 가장 작은 제품의 재료가 유당"이라며 "유당불내증 환자가 유당이 함유된 의약품을 섭취하게 되면 또 설사를 하거나 복통 증상이 지속될 수 있어 약을 구매하기 전 주의 깊게 성분을 파악하고 구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bongous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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