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통해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원인 분석
2027년 알츠하이머 시장 규모 54조원 전망
[더팩트ㅣ서다빈 기자] 치매의 한 종류로 전체 치매의 약 60%에 해당하는 알츠하이머는 정확한 발병 기전과 원인에 대해 알려지지 않아 인류가 풀지 못한 난제라고 불리기도 한다. 많은 연구진과 기업들이 알츠하이머의 원인과 치료제를 찾기 위해 뛰어들었음에도 완전한 치료제가 나오지 않고 있다. 근본적 치료제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높은 가운데 제약·바이오기업들이 관련 시장을 선점하고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제약은 현재 알츠하이머 치료제 임상 3상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제약은 지난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GV1001'의 국내 3상 임상시험계획(IND) 변경을 승인받았다. 삼성제약은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기 위해 준비 과정을 거쳐 임상 3상 시험에 돌입할 예정이다. GV1001은 중증도 및 중증의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약물에 따른 부작용과 이상 반응은 나타나지 않았다.
삼성제약 관계자는 "이번 승인으로 국내에서 알츠하이머 치료제 3상 임상시험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며 "(식약처로부터) 승인 받은 지 얼마 안 돼 임상시험의 구체적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현재 준비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삼진제약은 알츠하이머 시장 공략을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삼진제약은 지난달 뇌 질환 영상 AI 솔루션 기업 뉴로핏에 1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결정했다. 뉴로핏은 현재 자사 기술을 활용해 알츠하이머 신약 및 치료 기술 개발을 위한 글로벌 임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삼진제약은 뉴로핏과 손잡고 뇌 질환 분야의 성과 창출을 위해 발 빠르게 나설 전망이다.
앞서 삼진제약은 지난해 아리바이오와 국내 임상 3상 공동 진행과 독점생산·판매권 도입에 대한 1000억원 규모의 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아리바이오의 경구용 알츠하이머 치료제 후보물질인 'AR1001'은 지난달 영국 의약품·보건의료제품규제청(MHRA)으로부터 다국가 3상 IND를 승인받았다. 현재 AR1001는 한국과 미국에서 임상 3상을 승인받아 임상시험을 수행 중이다. AR1001는 뇌 혈류를 증가시켜 세포 내외에서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베타 아밀로이드를 제거할 수 있는 치료제다.
시너지이노베이션의 신약 개발 자회사인 뉴로바이젠도 비만 및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로 개발 중인 'KDS2010'의 임상 1상을 마무리 하고 오는 2분기에 국내 임상 2상을 신청할 것이라고 19일 밝혔다.
바이오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LG도 투자를 통해 알츠하이머 치료 관련 기술 확보에 나섰다. LG는 지난 11일 미국의 유전체 연구기관 잭슨랩과 함께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알츠하이머 예측 모델 개발에 나선다고 밝혔다. 양측은 향후 알츠하이머의 발병원인, 진행 과정을 분석하고 치료제 효과까지 예측하는 AI 모델을 개발해 개인 맞춤 치료 연구의 초석을 닦을 예정이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이 발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알츠하이머 치료제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1년 기준 17억3700만달러(약 2조3220억원)에서 오는 2027년에는 338억7200만달러(약 54조8088억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연평균 64.1%의 성장세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초기 알츠하이머 치매 증상을 보이는 세계 인구는 2023년 기준 약 1억8000명으로 추정되며 2032년까지 2억4000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고 말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지난해 FDA 승인을 받은 약물이 나왔지만, 약효와 부작용 그리고 고가의 치료비 등으로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 미충족 수요가 큰 시장"이라며 "이미 허가된 약물 이상의 약효와 부작용 문제가 없는 신약이 개발된다면 전 세계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가지고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bongous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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