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거위털 제품, 드라이클리닝보다는 '중성세제' 손빨래
"지출 절약에 환경 보호까지 일석이조"
유통은 실생활과 밀접한 산업군입니다. 하루에도 수많은 상품이 쏟아져 나와 소비자들의 삶을 윤택하게 합니다. 하지만 이들 상품을 사용하면서 문득 떠오르는 궁금증도 많습니다. 이 코너는 유통 관련 궁금증을 쉽게 풀어드리기 위해 마련했습니다. 알아두면 쓸모 있는 유통 지식을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더팩트｜우지수 기자] 지난 5일 24절기 중 세 번째 절기, 경칩이 지나갔다. 추운 날이 풀리면서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날이다. 가정에서는 옷장을 정리해야 할 때가 왔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난 겨울 추위를 책임진 겉옷을 보관하고 가벼운 봄옷을 꺼내야 하는데 부피가 큰 '패딩' 때문에 고민인 소비자가 많다. 세탁, 건조, 보관법이 알쏭달쏭하다. 물가가 올라 세탁소 이용 금액도 부담된다. 패딩을 올 겨울에도 문제없이 꺼내 입을 수 있도록 집에서 잘 세탁해 보관할 방법은 없을까.
패딩 제품의 세탁에 신경 써야 하는 이유는 세탁소에서 드라이클리닝을 할 경우 패딩 소재에 따라 축소, 변형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오리털, 거위털이 포함된 '다운패딩' 제품 경우 털이 유분(기름)을 함유하고 있다. 드라이클리닝에서 사용하는 유기용 세제는 알칼리성 세제로, 강한 산성도가 털이 가진 유분까지 세탁하기 때문에 반복해서 드라이클리닝할 경우 패딩 보온성이 떨어지고 옷 태가 쭈그러들 수 있다. 다만 케어라벨(세탁 표기 라벨)에 드라이클리닝 표시가 있다면 세탁소에 맡겨도 무방하다.
세제를 생산하는 LG생활건강에 따르면 가정에서 패딩을 세탁할 때는 '중성세제'로 손빨래하는 것이 좋다. 일반 주방 세제처럼 낮은 산성도로 직물에 자극을 주지 않고 세탁할 수 있는 세제다. 일반 세탁세제는 드라이클리닝처럼 유분기까지 씻어낸다. 섬유유연제, 표백제도 마찬가지로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섭씨 30도 정도 미지근한 물에 중성세제를 일정량 풀고 손으로 주물러 세탁하는 편이 좋다. 이 때 물에 오래 담그지 않고 빨리 세탁하는 것이 핵심이다. 보온재가 물을 많이 먹으면 그만큼 건조하는 데 시간이 든다. 시중에서는 LG생활건강 '테크 울드라이', 애경산업 '다운워시 울샴푸' 등 제품이 가정 패딩 세탁에 활용할 수 있는 중성세제다.
부득이하게 세탁기를 사용할 경우 울, 기능성 의류를 세탁하는 저속 세탁 코스를 사용하면 된다. 세탁기에 맞는 중성세제를 사용하고, 뒤집은 패딩 지퍼를 모두 채운 뒤 세탁망에 넣어 돌려야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패딩 건조는 세탁만큼이나 신경 써야 한다. 건조대처럼 수평으로 눕혀 통풍이 잘 되는 그늘에서 말려야 한다. 옷걸이에 걸어 말리면 물 먹은 보온재가 밑으로 쏠려 옷 모양이 망가진다. 직사광선을 오래 쬐면서 말려도 외부 재질이 변질될 수 있다.
건조를 마쳤다면 패딩을 보관할 차례다. 올 겨울에 다시 꺼내 입으려면 옷의 가장 큰 적 '습기'를 멀리해야 한다. 패션 브랜드 휠라를 전개하는 휠라홀딩스에 따르면 패딩을 부직포에 싸거나 종이 박스에 보관하면 습기로부터 지킬 수 있다. 옷 사이에 키친타올을 끼워 두는 것도 좋다. 건조와 마찬가지로 옷걸이에 걸지 않고 접어서 수평으로 보관해야 모양을 유지할 수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최근 불경기로 소비자 실질 소득이 많이 줄었다. 패딩 같은 비싼 의류를 잘 보관해서 오래 쓰면 지출을 아끼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며 "여기에 더해서 버리는 옷을 줄이고 환경 보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 일석이조 효과를 볼 수 있으니 지난 겨울 입은 패딩을 잘 보관해서 올 겨울에도 꺼내 입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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