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MAU 818만명, 11번가·G마켓 꺾고 2위
신선식품 판매 시작…'짝퉁' 등 고객 불신 해소해야
[더팩트|우지수 기자]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이 국내에서 빠른 속도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중국 알리바바그룹이 운영하는 쇼핑몰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달 11번가, G마켓 등을 추월하고 1위 쿠팡에 이은 2위 플랫폼이 됐다. 저렴한 중국산 제품을 내세워 고객을 모은 뒤 최근에는 신선식품 등 품목 확장에도 나서고 있다. 국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알리익스프레스가 짝퉁 제품, 국민 정서 반감 상품 등 커지는 소비자 불만을 해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7일 데이터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알리익스프레스 애플리케이션(앱) 월간 이용자 수(MAU)는 818만명이다. 지난해 2월보다 130% 증가한 수치다. 지난 1월과 비교해도 100만명이 늘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달 MAU 736만명 11번가, 553만명 G마켓을 제치고 이커머스 쇼핑앱 2위가 됐다. 1위는 3010만명이 이용한 쿠팡이다. 지난달 MAU 상위 8개 플랫폼 중 지난해 2월 대비 상승을 기록한 것은 쿠팡·알리익스프레스·테무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월간 앱 사용 시간 순위에서도 알리익스프레스가 84분으로 2위를 달성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초저가로 중국 제품을 들여와 소비자에게 바로 배송하는 직구 플랫폼이다. 중국 플랫폼 직구 특성상 국내 업체에게 부과되는 관세, KC마크 인증 취득 등을 거치지 않고 현지 생산 초저가 제품이 국내에 들어오고 있다. 일례로 국내 30만원 대 겨울패딩을 중국 유사품으로 제작해 10분의 1 가격에 판매되기도 했다.
저렴한 제품을 손쉽게 받아볼 수 있어 이용자는 급격히 늘고 있지만 그에 따라 잡음도 커지는 모양새다.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6일 알리익스프레스가 소비자 보호 의무를 위반했다면서 관련 조사에 착수했다. 서울 중구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법인 알리코리아 사무실에 조사관을 보내 소비자 분쟁 자료를 받아낸 것으로 전해진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접수한 알리익스프레스 관련 소비자 상담 건수는 673건으로 전년(2022년) 대비 약 3배 늘었다. 올해 경우 지난 1월에만 212건 피해 상담이 진행됐다. 월평균으로 따지면 지난해 대비 소비자 피해가 약 4배 늘어난 셈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7일 <더팩트> 취재진과 전화 통화에서 "최근 알리익스프레스 이용자 수가 크게 늘면서 소비자 피해 접수, 민원 건수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알리익스프레스가 법상 의무를 이행하고 있는지를 판단하고자 한다"면서 "공정위는 국내외 플랫폼을 모두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문제가 생기면 차별 없이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전자상거래법상 이커머스 플랫폼 등 통신 판매 중개 사업자는 입점 업체 신원 정보를 소비자에게 명확히 제공해야 한다. 소비자 불만이나 문의, 분쟁이 일어날 경우 이를 대응하고 해결하기 위한 인력과 설비도 기준에 맞춰 확보해야 한다.
알리익스프레스는 국내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기 위해 최근 신선식품 카테고리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국내 신선식품 상품기획자를 채용하고 '더신선 스토어' 메뉴에 딸기, 토마토, 소고기 등을 입점했다. 입점·판매 수수료 면제 혜택을 내세워 판매자들을 끌어모으고 초저가 정책도 적용했다. 이커머스 업계에서 입점 수수료를 받지 않는 플랫폼은 있지만 판매 수수료까지 무료로 제공하는 것은 파격적인 조건이다. 중소 판매자들이 알리익스프레스 입점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다.
소비자 불신은 알리익스프레스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알리익스프레스가 국내 진출할 때부터 제기된 짝퉁 제품 문제가 여전히 나타나고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군을 확대하더라도 지적받은 문제점을 해결해야 소비자 선택을 받을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특히 신선식품의 경우 품질 관리가 중요한 만큼 알리익스프레스가 더 개선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는 한국 전통을 중국과 연관 지은 일명 '문화 동북공정'이 녹아든 제품도 검색된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한복을 검색하면 제품명에 중국 한족 전통 의상 '한푸'를 표기하고 설명 이미지에는 '중국의 멋을 담다'라는 메시지가 적힌 상품이 첫 페이지에 판매되고 있다. 김치를 검색하면 중국이 김치를 표현할 때 사용해 논란이 된 중국 음식 '파오차이' 이미지가 나오기도 한다.
이에 대해 알리익스프레스 관계자는 "문제가 되는 상품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적발 즉시 조치한다"며 "검색어 필터링을 더 강화해 문제 상품 노출을 줄이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알리익스프레스가 소비자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공산품 판매에서도 잡음이 일고 있는데 초저가라고 해서 식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지는 않을 것"이라며 "최근 불거진 문제점을 잘 봉합하고 피해자 보상 등 노력을 꾸준히 이어가야만 신뢰 있는 플랫폼으로 바뀔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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