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 숨 가쁜 2박3일 일정 소화…한국 기업인들과 만나 협력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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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정리=이성락 기자]
◆ 디지털 혁신에 진심…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MWC' 참석 눈길
-이번에는 금융권 소식을 들어보겠습니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목격됐다고요. 국내 금융지주 회장이 '모바일 올림픽'으로 불리는 'MWC' 행사에 직접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 아닌가요?
-맞습니다. 진옥동 회장은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사장 등 디지털 담당 임직원들과 지난달 26일부터 29일까지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4' 현장에 방문했습니다. 인공지능(AI) 접목 등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디지털 기술과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 금융지주 회장들이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에 참석한 사례는 있지만, 'MWC' 방문은 진옥동 회장이 유일하죠.
-신한금융의 라이벌인 KB금융도 'MWC' 행사에 참석했던데.
-회장이 방문하지는 않았습니다. KB금융에서는 그룹 DT본부 담당 임원인 정진호 부행장, AI·데이터 담당 육창화 부행장 등 디지털과 AI 관련 임직원 30명이 'MWC 2024'를 참관했죠.
-실무자들이 참석한 KB금융과 달리 진옥동 회장은 왜 직접 참석한 것일까요?
-그동안 진옥동 회장은 "틀을 깨는 디지털 혁신이 고객 편의로 이어져야 한다"며 AI 기술을 활용한 혁신 금융을 강조해 왔습니다. 이번 참석 역시 이와 같은 결로 보이는데요. 진옥동 회장은 'MWC'에서 선보이는 AI·데이터 등 미래 기술을 금융에 접목할 수 있는 통찰력을 얻기 위해 이번 'MWC' 방문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디지털 사랑'에 진심인 것으로 보이네요. 실제로 진옥동 회장은 신한금융의 디지털 분야를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죠.
-그렇습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말 은행·카드·증권 등 주요 계열사 서비스를 결합한 슈퍼앱 '신한 슈퍼쏠(SOL)'을 출시하며 디지털 융복합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요. 소비자 니즈를 반영한 기민한 연계성을 바탕으로 '슈퍼쏠'의 가입자 수는 출시 2달 만에 400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습니다. 특히 신한금융의 경비차감 전 디지털 영업이익은 지난해 말 기준 2조1300억원으로 처음으로 2조원대를 기록했는데요. 지난 2021년 1조6450억원, 2022년 1조849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꾸준히 10% 중반대 성장을 이뤄내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이번 'MWC' 참관을 통해 진옥동 회장이 지향하는 금융과 비금융을 아우르는 '인비저블 금융' 구축에 속도가 붙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 삼성 이재용 만난 저커버그, LG 구광모 대신 조주완 만난 이유는?
-끝으로 재계 소식을 들어보겠습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27일 입국해 29일 출국하기까지 2박3일이라는 짧은 일정 동안 굉장히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죠.
-저커버그 CEO는 지난달 27일 늦은 오후 김포공항 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했습니다. 시간이 늦은 만큼 바로 호텔로 이동한 그는 28일부터 공식 일정을 시작했는데요. 첫 방문지는 서울 여의도에 있는 LG트윈타워였습니다. 오후 12시30분쯤 LG트윈타워 지하주차장에 도착한 저커버그 CEO는 곧바로 LG전자 수뇌부와 만나 오찬을 겸한 회동을 가졌는데요. 오후 2시가 조금 넘어 LG트윈타워를 떠난 저커버그 CEO는 곧바로 서울 강남에 있는 메타 코리아를 방문했고, 이곳에서 다양한 인공지능(AI)·확장현실(XR) 스타트업 기업인들을 만났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도 만났다던데.
-네. 스타트업 간담회를 마친 저커버그 CEO는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삼성그룹 영빈관 '승지원'으로 향했는데요. 이곳에서 이재용 회장과 2시간 넘게 저녁 만찬을 가졌습니다. 이후 출국일인 29일 오전에는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만나 AI 등 주요 기술과 관련한 논의를 했죠.
-숨 가쁜 일정을 소화하고 떠났네요.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 관계자들과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눈 만큼, AI·XR 등 첨단 산업 관련 협업이 기대되는데요. 궁금증을 자아낸 대목도 있었다고요?
-저커버그 CEO가 이재용 회장과는 직접 만남을 가진 반면, 구광모 LG 회장과는 별도의 만남을 갖지 않은 점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앞서 저커버그 CEO가 이재용 회장뿐만 아니라 구광모 회장과도 만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는데요. 결과적으로 만남이 성사되진 않았습니다. 저커버그 CEO와 만난 건 권봉석 LG 최고운영자(COO) 부회장, 조주완 LG전자 사장, 박형세 HE사업본부장 사장뿐이죠. 재계에서는 이번 저커버그 CEO와의 만남을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발굴하기 위해 총수가 아닌 전문경영인이 나섰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주사 소속 권봉석 부회장이 직접 나선 점도 주목되네요.
-LG 관계자는 "권봉석 부회장의 경우, 여러 LG 계열사와의 협력 가능성을 고려해 이번 만남에 배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부품 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 등이 메타와 협력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죠.
-LG전자는 이번 저커버그 CEO와의 만남에서 어떤 성과를 얻었나요?
-LG전자와 메타는 이번 회동을 계기로 차세대 XR 기기 개발과 콘텐츠 마련 등 XR 생태계 조성에 나선다는 구상입니다. 또 메타의 생성형 AI 모델 '라마'를 LG전자 TV와 가전제품에 결합하는 방안 역시 논의됐는데요. 조주완 사장은 "그동안 협업한 XR 기기뿐만 아니라, 메타의 초대형 언어모델 '라마'를 어떻게 기기에서 잘 구현할 수 있을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내년에는 메타와 협력해 만든 XR 기기를 상용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제품의 콘셉트는 이미 잡혔고, 이를 구체화하는 중"이라고 덧붙였죠.
-이재용 회장과는 어떤 논의가 이뤄졌을까요?
-이재용 회장과 저커버그 CEO는 하버드 동문이면서, 앞서 이미 수차례 만남을 갖는 등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만찬이 상당히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됐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데요. 두 사람은 AI 반도체와 생성형 AI 등에 대한 의견을 공유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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