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리안 제출한 대주단 '절반' 그쳐
3월 PF사업장 실사 절차 마무리 관건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태영건설의 사업장별 대주단이 사업 지속 여부 결정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면서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 절차가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워크아웃 성공 여부를 판가름할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처리 방안이 쉽게 수렴되지 않아 내달 시작돼야 하는 자산·부채 실사 등 추후 일정도 미뤄질 가능성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전날까지 태영건설 PF 사업장의 각 대주단으로부터 사업장 처리안을 접수했다. 태영건설의 PF 사업장은 총 60개로 본PF 41개와 브릿지론 18개다.
그러나 산업은행이 제시한 기한 안에 제출된 방안은 전체의 절반가량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현재까지 절반 정도의 대주단이 처리 방안을 제출한 것으로 들었다"며 "여러 사업장의 대주단에 속한 금융사가 많아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초 산업은행은 PF 대주단의 사업장별 처리 방안 제출 기한을 이달 10일까지로 제시했다. 그러나 사업장별, 대주단 내 금융사별 이해관계가 복잡해 논의가 길어지자 기한을 지난 26일까지로 연장했다.
대주단은 사업장별 사업 계속, 중단 및 매각, 시공사 교체 등을 결정해야 한다. 이와 함께 사업을 계속한다면 이에 필요한 추가 자금의 규모와 자금 마련 방법 및 주체 등에 대한 합의가 병행돼야 한다. 중단한다면 후순위 채권자의 원금 손실이 문제 되기도 하는 상황이다.
일례로 PF 사업장 중 가장 규모가 큰 마곡CP4의 경우 대주단이 전날 신규 자금 지원안을 산업은행에 제출했다. 신한은행을 비롯한 일부 대주단이 추가 자금 3700억원을 연 8.5% 금리로 대출하기로 했다. 마곡CP4는 서울 강서구에 복합 시설 '원웨스트 서울'을 짓는 사업으로, 완공 후 국민연금이 선매입할 예정이다. 이에 부동산 경기와 무관하게 분양 리스크가 없어 대주단이 빠른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처리 방안 제출을 법적으로 강제할 수 없다"며 "다만 지연될수록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어 제출을 독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일정은 △이달 11일 사업장별 처리 방안 결정 △3월 중 자산부채 실사 △4월 10일 내 기업개선계획 작성 △4월 11일 제2차 채권자협의회 결의 △5월 11일 기업개선계획 이행 약정 체결 등의 순으로 예고됐다.
자산부채 실사는 지난달 22일 착수됐다. 산업은행은 삼일회계법인을 태영건설 실사, 안진회계법인을 PF 사업장 실사 회계법인으로 각각 선정하고 절차에 돌입했다. 이달 말 중으로 PF 사업장 실사를, 내달 내로 태영건설 실사를 마쳐야 4월 결의 절차에 무리가 없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대주단의 처리 방안 역시 실사 과정에서 회계법인의 검토가 필요한 만큼 제출 완료가 우선돼야 한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대주단의 처리안 제출이 지연되면 대주단에도 불리할 수 있어 이번 주 내로는 제출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이달을 넘기게 되면 실사 일정도 지연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wisdo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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