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노사 임단협 15일 결렬…중노위 조정 요청
노조, 사측 무성의한 태도 지적…최종 결렬 시 파업 가능성도
[더팩트|최문정 기자] 삼성디스플레이 노사가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을 진행하는 가운데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달부터 5차까지 임단협 협상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사측의 무성의한 태도가 도화선이 됐다. 특히 교섭에 나선 인사팀 중 한 명이 회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무단으로 자리를 이탈하는 사건이 발생하며 양측의 교섭은 결렬됐다. 합의점 도출에 실패한 삼성디스플레이 노사는 오는 3월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절차를 기다리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 노사는 설 연휴를 앞둔 지난 8일 오전 4차 임단협 교섭을 실시했다. 이날 교섭이 진행되던 중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의 위임장을 받고 협상에 나섰던 인사팀 직원 한 명이 점심시간이라는 이유로 자리를 이탈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노조 측은 즉시 항의하며 입장문을 발표했고, 지난 15일 열린 5차 교섭에도 해당 건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며 책임있는 자세를 갖출 것을 요청했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 관계자는 "올해 1~3차까지 임단협 교섭에 나서며 매번 3시간 가량 노사 논의를 이어왔다"며 "문제가 됐던 지난 8일의 경우, 오전 10시에 시작해 오후 1시에 교섭을 마칠 예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섭이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12시가 가까워오자 사측 입장을 대변하던 인사팀 중 한 명이 점심시간이라는 이유로 자리를 이탈하려 했다"며 "노조 측은 아직 교섭이 진행 중이고, 통상 회의를 이어가던 3시간을 초과한 것도 아니니 안건을 마무리하고 식사할 것을 권했지만, 해당 인물이 일방적으로 정회를 요청하고 자리를 이탈했다"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 관계자는 "노동조합이 동의하지 않은 상황에서 교섭 장소를 독단적으로 무단으로 이탈하는 것은 교섭의 상대인 노조를 무시하고, 교섭을 지연·해태하고자 하는 행위임이 명백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 측은 해당 직원을 사측 교섭 위원에서 제외할 것을 회사 측에 요청했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노조 측은 이 밖에도 올 1월 4일 시작으로 17일(2차), 31일(3차), 2월8일(4차), 15일(5차)까지 교섭을 펼쳐왔지만, 사측이 뚜렷한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사측에 기본 임금(베이스업) 5% 인상과 함께 직원 처우 개선 내용 등을 포함한 총 25개의 요구안을 제시했다. 사측은 임금 인상에 대해서는 '검토 중'이라는 의견을 냈고, 25개 요구안 중 14개는 수용이 불가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노조는 5차까지 이어지는 임단협에서 노사의 협의 도출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조정을 신청한 상황이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 관계자는 "통상 임단협이 3월에는 마무리되는데, 지난 15일까지 사측이 검토 중이라는 입장만을 반복하고, 명확한 타협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에 더 이상 교섭을 진행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판단해 중노위 조정을 맡겼다"며 "조정이 최종 결렬될 경우, 파업의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중노위는 오는 3월초 삼성디스플레이 노사 간 임단협 조정을 시작할 예정이다. 중노위가 조정신청을 받으면 조정위원회를 꾸려 10일간 조정 기간에 들어간다. 만약 노사가 이후에도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해 조정 절차가 중단될 경우, 노조는 조합원의 투표를 받아 과반수가 찬성할 경우, 합법적 파업이 가능해진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교섭 분위기가 과열돼 사측에서 수 차례 정회를 요청하였으나, 조합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정회를 선언하고 대표교섭위원의 지시로 위원 한 명이 퇴장 후 교섭은 계속 진행한 상황"이라며 "점심시간이라는 이유로 퇴장했다는 것은 조합 측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말했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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