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총회 열고 손경식 회장 연임·회원사 가입 안건 가결
다른 경제단체도 차례로 조직 정비…"단체 간 협력 강화"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국내 경제단체들이 조직 재정비에 시동을 걸었다. 주요 산업과 기업을 둘러싼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임기 만료를 앞둔 단체장들의 거취를 결정하고, 회원사·회장단에 변화를 가져가는 등 전열을 가다듬는 모습이다.
경제단체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21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 호텔에서 이사회·정기총회를 열고 회원사 만장일치로 손경식 회장의 연임안을 가결했다. 이로써 손경식 회장은 2018년 회장 자리에 오른 뒤 4연임을 확정했다. 경총 회장의 임기는 2년이며, 연임 제한이 없다. 경총은 "회원사들은 손경식 회장이 취임 후 기업의 입장을 적극 대변했으며, 지난해 혼신의 힘을 다해 노조법을 저지하고, 최근 수년간 최저임금 안정화에도 큰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했다"며 "특히 올해 총선 국면과 노동 시장의 개선이 필요한 상황에서 손경식 회장의 경륜과 리더십이 더욱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날 정기총회에서는 이동근 상근부회장 등 임원에 대한 재신임뿐만 아니라 차동석 LG화학 사장을 비상근부회장으로 새롭게 선임하는 안건이 가결됐다. 특히 신규 회원 가입안도 다뤄졌는데, 이를 통해 온라인 유통 시장 1위 쿠팡과 국내 대표 의약품 제조 기업 유한양행 등이 경총 신규 회원사가 됐다. 현재 경총은 전국에 4250여개사를 회원으로 두고 있다. 경총은 앞으로도 회원사들의 경영상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도 지난 16일 제63회 정기총회를 열고 조직을 정비했다. 포스코홀딩스, 에코프로, 아모레퍼시픽, 매일유업, KG모빌리티 등을 신규 회원사로 받아들이며 회원사를 427개로 늘린 것이 핵심이다. 회원사를 늘려 외연을 확장하는 것은 지난해 취임한 류진 회장이 한경협의 위상 회복을 위해 지속해서 강조한 부분이다. 한경협은 과거 국정농단 사태를 거치며 4대 그룹을 포함한 많은 회원사를 잃었다. '젊은 경제단체'로의 변화를 노리고 있는 한경협은 IT·플랫폼·엔터테인먼트 영역에서 회원사를 꾸준히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한경협은 회장단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회장단은 류진 회장을 비롯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부회장 11명으로 구성돼 있다. 4대 그룹에서 회장단을 받아 각종 리스크에 대응할 중점 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판단이다. 류진 회장은 "4대 그룹 회장단 영입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최태원 회장 2기 체제'를 준비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2021년부터 대한상의를 이끌고 있으며, 임기 만료일은 다음 달 25일이다. 오는 29일 서울상의 의원총회를 거쳐 최태원 회장이 재추대되면 다음 달 21일 임시 의원총회에서 연임이 확정된다. 대한상의 회장 임기는 3년으로, 1차례 연임할 수 있다. 정부와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한 가교 역할뿐만 아니라 기업을 둘러싼 위기 상황에 적극 대응해 온 최태원 회장은 대한상의의 새로운 운영 방안과 관련한 구상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무역협회(무협)는 수장을 교체하며 조직을 재정비한다. 구자열 회장이 LS 이사회 의장 역할에 집중하기 위해 협회 회장직을 내려놓는다. 이에 무협 회장단은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을 차기 회장으로 추천했고, 지난 16일 회장단 회의와 이사회를 거쳐 회장 후보를 확정했다. 오는 27일 정기총회에서 신임 회장 선임안이 통과되면, 윤진식 전 장관은 무협 회장으로 취임해 3년 임기를 시작한다. 윤진식 전 장관의 취임 이후 총 37명으로 구성된 회장단에 일부 변화가 생기는 등 무협이 새 진용을 갖추기 위한 작업에 돌입할 것이라는 게 재계 관측이다.
경제단체들은 조직 정비를 마친 뒤 회원사 애로사항을 경청하고, 올해 중점 사업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단체들은 경영 환경이 엄중한 만큼, 위기 대응·관리 차원에서 공통분모가 있다면 함께 목소리를 내는 등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손경식 회장은 이날 정기총회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다른 경제단체장들과 잘 지내고 있다.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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