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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실적] 은행은 '리딩'인데…하나금융, 비은행 경쟁력 과제

  • 경제 | 2024-02-16 00:00

핵심 계열사 하나은행, 가파른 성장세 유지
하나증권·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 실적 하락


하나금융그룹이 지난해 3조451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업계 3위에 머물렀다. /이한림 기자
하나금융그룹이 지난해 3조451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업계 3위에 머물렀다. /이한림 기자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실적이 모두 발표됐다. 4대 금융지주의 연간 비이자이익이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섰으나 각 금융지주 간 희비는 크게 엇갈렸다. 어떤 계열사가 그룹 실적에 '효자 노릇'을 했는지, '아픈 손가락'은 어디인지 정리해 본다. <편집자주>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지난해 핵심 계열사인 하나은행의 선전에도 업계 3위에 머무르며 아쉬움을 삼켰다. '리딩금융' 경쟁 합류는 이르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높은 은행 의존도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지난해 3조451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전년 대비 3.3% 감소한 규모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수수료와 매매평가익 증가에 따른 비이자이익 확대, 우량자산 중심의 대출 성장, 전사적·효율적 비용관리 등을 통한 견조한 이익창출에도 불구하고 선제적 충당금 적립, IB자산 관련 평가손실 등 비경상적인 비용인식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소폭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하나금융은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지난해 4분기 누적 3709억 원의 대규모 선제적 충당금을 적립했다. 이를 포함한 충당금 등 전입액은 전년 말 대비 41.1% 증가한 1조7148억 원이다. 선제적 충당금을 제외한 대손비용률은 0.30%로 안정적으로 관리됐다.

다만 업계에서는 하나금융이 '리딩금융' 경쟁에 합류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리딩금융' 타이틀을 거머쥔 KB금융은 지난해 연간 누적 당기순이익 4조6319억원을, 2위 신한금융은 4조368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하나금융과의 격차는 각각 1조1803억원, 9164억원에 이른다.

◆ 2년 연속 '리딩뱅크' 달성한 하나은행

하나금융을 미소짓게 한 곳은 '하나은행'이다.

하나은행은 2022년에 이어 2년 연속 '리딩뱅크' 자리를 차지했다. 특히 순이익 증가폭도 4대 은행 중 가장 높았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3조476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2.3% 증가한 규모다.

KB국민은행은 전년 대비 8.9% 증가한 3조2615억원을, 신한은행은 0.7% 증가한 3조677억원을, 우리은행은 13.0% 감소한 2조515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하나은행의 이같은 실적 성장은 적극적인 비용절감 노력과 함께 대기업 등 우량자산 중심의 대출자산 성장을 통한 이자이익 증가, 비이자이익 확대 등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은행의 지난해 이자이익은 7조9174억원으로, 전년 대비 4.1%(3087억원) 증가했다. 기업대출을 늘린 것이 주효했다. 하나은행의 지난해 기업대출 잔액은 162조46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1.9% 증가했다. 특히, 우량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 대기업 중심으로 기업대출이 늘었다. 이 기간 하나은행의 대기업 대출 성장률은 31.5%에 이른다. 중소기업 대출 성장률은 10.4%를 기록했다.

여기에 비이자이익은 9845억원으로, 전년 대비 116%나 성장했다. 비이자이익 성장은 손익구조 및 체질 개선 노력이 외환매매익·유가증권 등 트레이딩 실적과 퇴직연금·방카슈랑스 등 자산관리 및 외화 관련 수수료 증가에 기인한 수수료이익 증가로 이어진 결과라는 설명이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당기순손실 2708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이한림 기자
하나증권은 지난해 당기순손실 2708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이한림 기자

◆ 비은행 기여도 5.5%…하나증권 적자전환으로 실적 발목

다만 은행을 제외한 대부분의 계열사 순익은 전년 대비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 하나캐피탈은 전년 대비 27.4% 감소한 2166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으며, 하나카드는 10.9% 감소한 1710억 원, 하나생명은 62.3% 감소한 6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2022년 126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던 하나증권은 지난해 당기순손실 2708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증권사가 없는 우리금융을 제외한 3대 금융지주 증권사 중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2019년부터 해외 상업용 부동산에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했던 것이 추후 고금리 기조와 맞물리면서 큰 손실로 돌아온 셈이다.

하나증권의 부동산 관련 충당금 등 전입액은 2126억원이며, 이는 전년 대비 43.5% 증가한 수준이다. 하나증권은 경쟁사와 달리 WM·운용부문에서도 지난해 3분기까지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나금융의 비은행부분 기여도는 더욱 낮아졌다. 2022년 18.9%였던 기여도는 지난해 5.5%로 큰폭으로 감소했다.

이와 관련 하나금융 관계자는 "튼튼하고 견고한 내실로 외부 시장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 사업 기반을 강화하고, 디지털·고령화 시대에 변화하는 손님들을 위해, 하나금융이 가진 업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그룹 내·외부, 금융·비금융 등 다양한 협업을 추진하여 손님에 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실천하기 위한 그룹 중점추진과제는 '이해관계자 금융 실천', '업의 경쟁력 강화', '글로벌 위상 강화', 그리고 '新영토 확장'으로 선정했다"며 "우선적으로 손님, 사회, 직원 주주, 시장 등 모든 이해관계자의 행복 과 성장을 지원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기업금융, 외국환, 자산관리 등 그룹이 보유한 핵심 역량을 더욱 강화해 시장 내 독보적 지위를 확보하고 하나만의 차별화된 방식으로 손님의 니즈를 충족시켜 나가고자 한다"며 "글로벌 네트워크, 자금 관리 등 글로벌 역량을 기반으로 핵심 경쟁 시장내 1위 공고화 하고, 글로벌 금융기관들과의 협업을 통한 영업력 강화 등 하나금융그룹의 글로벌 선도 위상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비금융 영역 및 AI, 블록체인 등 신기술에 기반한 분야에서 그룹의 미래 신사업을 개척하고, 금융 본업 강화와 지원을 위한 디지털 역량도 지속 제고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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