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서 현대차그룹과 점유율 격차 4% 내외…제재 확대 시 역전도 가능
[더팩트 | 김태환 기자] '품질경영'을 전면에 내세웠던 토요타가 인증 조작 사태로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되고 있다. 북미 시장을 비롯해 동남아지역에서도 현대자동차와의 점유율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세계 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역전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토요타의 자회사인 다이하쓰, 토요타자동직기 등은 성능 시험 결과를 조작해 온 사실이 적발됐다.
지난해 4월 다이하쓰 직원의 내부고발에 따르면 다이하쓰는 일본 판매용 차종의 품질인증 테스트에서 시험용 차량과 판매용 차량을 다르게 만들어 시험을 통과했다.
지난해 12월 일본 정부가 제3자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조사한 결과, 다이하쓰는 무려 1989년부터 35년간 다이하쓰에서 에어백을 포함해 총 174건의 부정 인증이 이루어졌다고 발표했다. 총 64개 차종에서 조작이 이뤄졌다.
이와 함께 엔진 개발 회사인 토요타자동직기가 2020년부터 디젤 엔진 생산 과정에서 품질 인증 시험 중 부정을 저질렀던 사실도 드러났다.
랜드크루저 등 10개 차종의 엔진 출력 시험 시 연료 분사량을 조절해 성능이 더 좋아 보이도록 데이터를 조작했다. 토요타는 해당 엔진이 장착된 차종에 대한 출하를 멈추고, 일본 내 4개 공장 6개 생산라인의 가동을 중단했다.
일련의 조작 사태로 인해 토요타는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판매량 감소와 세계 각국의 리콜 등으로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과거 폭스바겐의 경우 디젤엔진의 배출가스 데이터를 조작한 '디젤 게이트' 이후 차량 1070만대를 리콜하면서 10조원 이상의 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품질경영을 전면에 내웠던 토요타의 브랜드 가치가 하락하는 것은 막기 어려울 전망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일본차는 잔고장이 없고 오래 탄다는 인식이 있었는데, 이번 사태로 인해 토요타 자동차는 성능을 조작한 차량이라는 생각이 뿌리내릴 수 있다"면서 "세계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브랜드 이미지 추락으로 세계 시장 점유율에서도 현대차그룹의 약진이 예상된다. 남주신 교보증권 선임연구원이 발표한 '지금 미국 자동차 시장은' 보고서에 따르면 북미 시장에서 토요타의 점유율은 14.5%로, 현대자동차(10.7%)와의 점유율 격차는 3.8%에 불과하다.
현대차는 최근 미국에서 인기가 많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싼타페·투싼의 판매를 늘리고 있으며,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 비중을 지속 늘리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 방지법(IRA) 규제를 피해 전기차 리스 비중을 늘리는 등 공격적인 시장 공략을 통해 점유율을 확보한다면, 역전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일본차가 압도적 지위에 있는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도 현대차그룹의 점유율이 높아질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성능 조작 문제가 불거진 디젤엔진 장착 차종 대다수가 동남아지역에 수출되는데, 틈새를 파고들 수 있다는 관측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싱가포르 등 6개국에서 16만대 판매하고 있지만, 급속도로 성장하는 추세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는 인도네시아에서 전년 대비 11.1% 판매가 증가했으며, 태국에서도 35% 늘어난 성과를 거두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단기간에 현대차그룹의 판매가 비약적으로 늘어나진 않겠지만, 브랜드 이미지 측면에서 유리한 측면이 있기에 장기적으로는 점진적으로 판매가 늘어날 것"이라며 "다만 토요타에서 성능 조작이 있었던 차량이 경차와 디젤차 위주이기 때문에 하이브리드와 전동화가 주력 상품인 세계 시장 전체로 봤을 땐 타격이 미미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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