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4~15일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 진행
[더팩트|윤정원 기자] 올해 코스피 대어로 일컬어지는 뷰티테크 기업 에이피알이 국내 기업을 경쟁 상대로 두지 않겠다며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에이피알은 1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IPO(기업공개) 기자간담회를 개최, 상장 이후 미래 사업 비전과 전략을 밝혔다. 이날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이사는 "에이피알은 국내 홈 뷰티 디바이스 1위 기업으로 독보적인 기술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신기술이 탑재된 홈 뷰티 디바이스와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해 글로벌 뷰티테크 기업으로서 자리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재하 에이피알 부사장은 "우리나라에도 경쟁사가 많지만 저희는 글로벌 1등이 목표다. 한국시장에 한정하는 것이 아닌 해외시장에서 글로벌 1등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글로벌 시장의 성장성 보면 약 10배 가까이 커질 것으로 본다. 특정 경쟁사를 언급한다기보다 체감 성능, 응용기술에 대해서 압도적인 초격차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 에이피알, 메디큐브 성장 효과 '톡톡'… CAGR 157.4% 달해
지난 2014년 설립된 에이피알은 뷰티 브랜드 메디큐브, 에이프릴스킨, 포맨트, 글램디바이오, 패션브랜드 널디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메디큐브 에이지알(AGE-R)'의 가파른 성장은 에이피알을 뷰티 업계 내 '게임체인저'로 만들었다.
지난 2021년 론칭한 에이지알은 지난해 기준 국내외 누적 판매 168만대를 넘기며 글로벌 인기 상품으로 자리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출시 초부터 큰 인기를 끌었던 차세대 뷰티 디바이스 '부스터 프로'는 국내에 이어 미국, 동남아시아 등 해외 론칭을 앞두고 있다. 출시 2년 만에 국내 시장점유율 1위(32%)를 차지하며 뷰티 업계 내 홈 뷰티 디바이스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에이피알은 설립 이후 지속적으로 탄탄한 실적을 올리는 추이다. 설립 초기부터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에이피알은 2018년 연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3718억원, 영업이익은 6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9%, 277.6% 증가했다. 2014년부터 2022년 에이피알의 매출액 CAGR(연평균성장률)은 157.4%에 이른다.
◆ 의료기기 시장 진출 계획까지…"초격차 제품 기대"
에이피알은 뷰티 디바이스의 원천 기술 확보를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지난 2023년 1월에는 뷰티 디바이스 전문 R&D 센터 'ADC'(APR Device Center)를 개소했다. ADC에서는 현재까지 70개에 달하는 특허 출원 및 등록을 달성했다.
에이피알은 자체적인 제품 라인업 확충과 유연한 생산량 조절을 위한 자체 생산 시설 '에이피알 팩토리'도 선보인 바 있다. 지난해 7월 선보인 서울 금천구 제1공장과 올해 상반기 중 개소 예정인 경기도 평택 제2공장을 합치면 에이피알의 뷰티 디바이스 연간 CAPA는 수백만 대에 달할 것이라고 에이피알 측은 설명했다.
향후 에이피알은 글로벌 1위 뷰티테크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해 기존 글로벌 시장은 확대하고, 유럽과 동남아시아, 중동, 남미 등 성장 잠재력이 큰 신규 시장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에이피알은 현재 해외 7개국에서 판매되는 뷰티 디바이스의 판매처가 확대될수록 매출 상승 속도가 가팔라질 것으로 점치고 있다.
에이피알은 현재 미국과 일본, 중국 등 국가별 고른 매출 성장을 보이고 있으며, 전체 자사몰 회원 수 500만 명 중 36%가 해외에서 차지할 만큼 해외 비중이 높은 편이다. 에이피알의 지난해 3분기 해외 누적 매출액은 1387억원으로 3분기 누적 매출액의 37.3%에 달한다.
에이피알은 이날 의료기기 시장 진출 계획도 밝혔다. 김병훈 대표는 "내년 출시 예정인 의료기기 제품이 있고, 그 다음해에도 출시를 기다리는 제품이 있다"며 인증절차를 마친 뒤 내년부터 의료기기 시장에 뛰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재하 부사장은 "기존 경쟁자들과 동일한 기술을 가진다면 (의료기기 시장에) 진출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고객 경험에 있어 초격차를 이룰 수 있는 제품들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공언했다.
◆ 증권가 "업사이드 충분…시총 2조4000억원 전망"
현재 증권사들은 상장 후 에이피알의 주가 상승을 점치는 분위기다. 조대형 대신증권 연구원은 "에이피알은 2024년 매출액 8000억원과 10% 후반대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기반한 1조5000억원 수준의 시가총액은 PER(주가수익비율) 10배 중반 수준의 밸류에이션"이라며 "업사이드는 충분하다"고 풀이했다.
정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이피알의 공모가 상단은 올해 지배순이익 추정치 기준 PER 12.9배에 불과하다. 뷰티디바이스 산업의 성장성과 확장성을 감안하면 저평가된 수준"이라면서 "에이피알의 주가는 27만~31만원,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2조~2조4000억원에서 거래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용 의료기기 에너지원을 응용한 홈 뷰티 디바이스에 대한 출시 기대감이 유효하다"면서 "지난 2017년 일본 법인 설립 이후 주요 국가 법인 설립을 통해 직판 체제를 구축하는 등 해외 매출 확대가 기대된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에이피알의 흥행이 향후 여타 IPO 종목의 흥행 향방을 가를 것이라는 관측도 다수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인상 및 인플레이션 영향에 따른 산업 전반의 부진 우려감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코스피 IPO시장이 회복되고 있다"며 "대어급 종목인 에이피알 등 연초 대형 IPO 성공 여부가 향후 코스피시장의 분위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에는 금리 인하와 경기 회복 국면이 맞물릴 가능성이 높아 대형 IPO 추진 기업들에 대한 시장의 관심을 클 것"이라며 "에이피알 수요예측 결과에 관심을 두는 건 향후 대형주 IPO 흥행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오는 14~15일 일반 청약 실시…공모자금 약 760억원 전망
에이피알의 총 공모 주식 수는 37만9000주이며, 지난 2일부터 8일까지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실시한 상태다. 이에 따른 총 공모 규모는 557억~756억원으로 예상 시가 총액은 1조1149억~1조5169억원이다. 확정 공모가는 이날 오후 중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에이피알은 오는 2월 14일부터 15일 이틀 간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한다. 에이피알의 대표 주관은 신한투자증권이 맡았으며 하나증권이 공동주관사로 나섰다. 에이피알의 코스피 상장은 이달 말로 예정돼 있다.
에이피알은 공모자금을 신규 공장과 R&D(연구개발) 등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공모자금을 약 760억원으로 추산하면 회사로 조달되는 것은 약 600억원 규모"라며 "200억원은 신규공장에, 200억원은 R&D와 인건비, 기타운영비에 나머지 200억원은 해외마케팅 등에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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