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금융 지원·충당금 적립 등 실적 발목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금융지주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컨세서스를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압박까지 이어지면서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금융그룹 등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16조5510억 원으로, 전년보다 3.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4분기만 놓고 보면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나증권이 지난 22일 내놓은 은행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금융지주사(기업은행 포함) 전체 추정 순익은 약 2조2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9% 감소해 시장 전망치를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도 지난 9일 리포트를 통해 국내 금융지주사의 4분기 순익을 2조6000억 원으로 예상했다. 이 역시 시장 기대치보다 30%가량 낮춘 수준이다.
상생금융 지원과 관련한 비용이 지난해 4분기에 인식되며 실적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분석이다.
대부분 금융지주에서 상생금융 비용 60~80%를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반영할 예정이다. 4대 금융지주와 기업은행, 카카오뱅크에서 나오는 상생금융 비용은 1조1000억 원 정도로 추정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주로 상생금융 2조 원 중 상당 부분이 4분기에 선반영되면서 비이자이익 추정치를 2조6000억 원에서 1조3000억 원으로 하향 조정한 결과"라며 "하나·우리금융은 지난해 4분기에 상생금융 지원금의 약 60%를, 그 외 다른 금융사들은 비용 대부분을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은행권 희망퇴직 비용,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관련 충당금 적립 등 일회성 요인도 순익을 감소시킬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금융지주 실적 감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압박도 계속되면서 금융사들이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기 어려울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아직 배당을 예측하기는 이른 시기"라면서도 "은행권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확산한 점이 배당성향 확대 등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주주환원율에 변화가 없더라도 당기순이익 자체가 줄어들 경우에는 배당액은 축소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금융사들이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배당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손실 요인 대부분이 일회성에 그쳐 장기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보여서다.
SK증권에서는 △KB금융 35.3% △신한금융 36.6% △하나금융 32.2% △우리금융 30.1%로 각각 전망했으며, 신한투자증권도 △KB금융 35% △하나금융 32% △우리금융 30% 수준의 총주주환원율을 예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은행들이 배당정책 일관성 등을 위해 순익이 크게 감소하지 않을 경우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은행주 대다수는 금융당국의 '배당절차 개선 방안'을 받아들여 1~2월 이사회에서 지난해 기말 배당기준일과 예상 배당액을 결정한 뒤 오는 3월 주총에서 배당액을 확정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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