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모델 대거 출시…"기술력 강화 필수"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올해 세계 전기차 시장이 각 정부의 보조금 삭감 등의 이유로 성장이 둔화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완성차 업체들은 일단 '가격 인하'로 대응하는 모양새다. 너도나도 가격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가운데 기술 혁신에도 관심이 쏠린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8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가 최신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전기차 시장이 27.1%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추정치 29%보다 낮은 수치로, 전기차 시장 성장이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리나라도 각 정부의 보조금 삭감 대열에 합류한 상황이다. 올해 환경부 전기차 보급 지원 예산은 1조7340억 원이다. 지난해 1조9180억 원에서 9.6%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에는 한 대당 평균 500만 원 지원금이 지급됐지만, 올해는 400만 원가량 지급된다.
국토교통부 연료별 승용차 등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휘발유 차 등록 대수는 1227만여 대(누적)다. 전년 대비 2% 증가했다. 반면 전기차는 41만여 대(누적)로 전년 동기 대비 26.2% 증가했다. 도로를 달리는 전기차는 폭발적으로 증가한 셈이다.
다만 성장세는 둔화했다. 정부도 보조금을 삭감해, 본격적인 숨고르기 기간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차는 총 15만7823대 팔렸다. 전년 대비 0.1%가량 감소한 수치로, 국내 전기차 시장의 역성장은 처음이다.
3년 가까이 숨고르기 기간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자체 원가 절감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숨고르기 기간에 가성비를 통해 점유율을 선점하는 전략을 취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자체 원가 절감을 위해서는 기술력 강화가 필요하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는 해마다 좋아지기 때문에 결국 숨고르기 기간이 끝나고, 전기차 시대가 올 것"이라며 "핵심은 결국 '반값 전기차'를 만드는 것으로, 공정 기술력 강화 등을 통해 저가 차량 출시 등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봤다.
업체들도 실제 가격 인하로 대응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최근 중국에서 판매하는 모델 3와 모델Y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가격을 각 5.9%, 2.8% 인하했다. 중국 BYD는 독일에서 주력 차종 아토3(Atto3) 판매 시작 가격을 15% 내렸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하반기 경형 SUV 캐스퍼의 전기차 모델 캐스터 일렉트릭을 출시할 예정이다. 캐스퍼 일렉트릭에도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통해 가격을 낮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기아는 올해 상반기 중소형 EV3을 출시한다. 가격은 4000만 원 전후가 될 예정으로, 보조금을 받으면 3000만 원대에서 구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탑재한 차량 중 첫 소형 모델이다.
일각에선 전기차 자체 리스크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교수는 "겨울철 성능이 떨어지는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화재가 발생하면 취약한 문제 등 불안 요소를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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