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설계·팹리스 수요 증가 따른 수혜 관심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주목도 고조
[더팩트|윤정원 기자]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 개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CES 2024에서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을 넘어 온디바이스(On-device) AI가 주목받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관련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 "CES 2024, 온디바이스 AI 현주소 알릴 것"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온디바이스 AI가 최대 화두로 부상해 사업 연관성이 뚜렷한 반도체 관련주 전반이 수혜를 볼 것으로 보고 있다. 온디바이스 AI의 응용처 다변화가 확산하면서 IM(IT·모바일), 컴퓨터공학(CE) 등 중장기 시너지 강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해석이다.
증권업권에서는 주문형반도체(ASIC),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 등 커스터마이즈 칩 수요 증가세는 파운드리 사업부문에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생성형 AI, 온디바이스 AI 등 기술 진화를 포함해 '모든 산업의 AI'화가 CES 2024를 관통하는 핵심 기조가 될 것"이라면서 "스마트홈은 초연결·개방형 생태계 구축에 초점을 맞출 것이며, 모빌리티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AI 기반 인포테인먼트·자율주행 등의 기술이 진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CES로 주가의 향방이 좌우되진 않겠으나 온디바이스 AI, 모빌리티 관련 업종의 향후 방향성 및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한다"며 "메모리 패키지기판 업황은 생산능력 대비 수요가 타이트하다는 것이 확인됐고 비메모리도 올해 2분기 전후로 업황 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 "뭐니뭐니해도 대장주"…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쏠린 눈
증권가에서 온디바이스 AI와 관련, 우선적으로 주목하는 것은 자타공인 국민주로 일컬어지는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CES 2024 개막에 앞서 8일(현지시간) 만달레이 베이에서 프레스 콘퍼런스를 개최하고 '모두를 위한 AI: 일상 속 똑똑한 초연결 경험(AI for All: Connectivity in the Age of AI)'를 위한 비전을 공개한 상태다.
콘퍼런스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기술을 넘어 산업계 전반을 재구성하고 삶을 보다 편리하게 하는 AI를 구현하고자 10년 넘게 투자해왔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삼성·애플·구글·마이크로소프트에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까지 온디바이스 AI 폰 출시가 본격화될 전망"이라며 "기존 스마트폰 시장이 지난 해 11억4000만대 판매로 10년 만에 최저 판매량을 기록한 데 반등의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CES 뿐만 아니라 생성형 AI '가우스'가 탑재된 신제품 발표가 예상되는 언팩 행사도 앞두고 있기 때문에 그 전까지 온디바이스 AI테마가 계속해서 부각될 것"이라고 봤다.
SK하이닉스도 증권가가 눈여겨보는 대표기업이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 HBM3E에 기반한 생성형 AI 기술을 통해 CES 2024에서 'AI 포춘텔러(점쟁이)'도 선보인다.
같은 날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또한 콘퍼런스에서 "인공지능(AI) 시대 데이터 처리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메모리"라며 "각 고객에게 특화된 AI 메모리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고객 맞춤형 메모리 플랫폼'을 선보이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HBM 등과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 기술 경쟁력과 일반 메모리 판가 상승이 가속화된다면 추가적인 주가 상승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풀이했다.
◆ 삼성전기·현대오토에버 실적 기대감 '솔솔'
삼성전기도 추천 목록에 이름을 올리는 곳이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는 스마트폰 회복 가능성, 온디바이스 AI 관련 수혜 기대감 등이 예상된다"며 "지난해 4·4분기 실적 기대감보다는 올해 실적 기대감이 주가에 긍정적으로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오토에버 역시 온디바이스 AI와 관련, 관심종목으로 꼽힌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오토에버는 현대차그룹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 서비스 확대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며 "CES에서 현대차그룹이 소프트웨어 기반 차량(SDV), 목적 기반 차량(PBV)을 공개할 것으로 예정되면서 현대오토에버의 기술력이 주목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온디바이스 AI 분야의 △텔레칩스 △제주반도체 △리노공업 등도 CES 2024 개최 기대감으로 관심을 끄는 기업들이다. 이밖에 AI 스타트업 △사피온 △퓨리오사AI △리벨리온, △디자인하우스 가온칩스 △세미파이브 등도 더 큰 빛을 발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석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AI 확대 국면 진입으로 반도체 설계·팹리스 수요 증가에 따른 관련주 수혜가 기대된다"면서 "팹리스와 별개로 디자인하우스는 파운드리가 인증된 소수 기업만 영업이 가능한 만큼, 개발 중심 매출에서 양산 매출 비중 확대도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자율주행·작업·정밀농업 기술 개발에 따라 대동이 온디바이스 AI 관련주로 재평가될 필요가 있다는 평가도 불거진다. 손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공격적인 북미 중대형 트랙터 판매 증가와 유럽 지역 매출 확대 등에 힘입어 실적 성장을 기대한다"며 "2024년에는 로봇주로서 본격적인 주가 리레이팅이 작용할 것"이라고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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