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동부·신세계·롯데건설 등 위험 신호 감지
[더팩트 | 이한림 기자] 증권가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의 사례가 또 나올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4일 보고서를 통해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공사비 급등이 맞물려 중소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단기 유동성 자금 확보가 중요해졌다"며 "태영건설 사태로 중소형 건설사의 단기 자금 조달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밝혔다.
하이투자증권은 단기 유동성 자금 확보가 중요해진 건설사로 태영건설 외에도 동부건설과 신세계건설을 지목했다. 동부건설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단기차입금 규모가 4189억 원이지만 현금성 자산은 583억 원에 그치고 있고, 신세계건설은 단기차입급 1700억 원 규모에 현금성 자산 1468억 원으로 당장 적신호가 들어온 수준은 아니지만 미분양이 대거 발생하고 있는 대구 사업장이 많은 게 원인이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동부건설은 지난달 말 한국기업평가 기준 단기 신용등급이 'A3+'에서 'A3'로 하향했다. 신세계건설은 대구 수성4가 공동주택, 대구 칠성동 주상복합 등 일부 미분양 현장을 중심으로 자금 사정이 악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롯데건설도 위험 신호가 들어온 건설사 중 하나로 전망했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도급 PF 규모가 크고 1년 만기 PF가 유동성보다 크다. 태영건설처럼 양호하지 않은 지역에서 도급 PF를 보유한 비중이 높다"며 "올해 1분기 도래 미착공 PF 규모는 3조2000억 원이고 서울을 제외한 미착공 PF는 지난해 1분기 기준 약 2조5000억 원으로 추정한다. 롯데건설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4일 태영건설은 전 거래일 대비 5.39%(175원) 내린 30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까지 이틀 연속 강세로 40.17%(930원)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전날 채권단 설명회를 통해 자구안을 공개하고 경영 정상화를 호소했지만 냉담한 채권단 반응으로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태영건설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의 강석훈 회장은 "자구안으로 채권단 동의를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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