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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질' 게임 아이템 확률 변경…공정위, 넥슨코리아에 과징금 116억

  • 경제 | 2024-01-03 14:10

전사상거래법 위반 과징금 중 역대 최고

김정기 공정거래위원회 시상감시국장이 3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넥슨코리아의 전자상거래법 위반 행위 제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세종=이동률 기자
김정기 공정거래위원회 시상감시국장이 3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넥슨코리아의 전자상거래법 위반 행위 제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세종=이동률 기자

[더팩트ㅣ세종=박은평 기자] 국내 매출 1위 게임사 넥슨코리아가 온라인 PC게임 '메이플스토리', '버블파이터' 내에서 판매하는 확률형 아이템 확률을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거나 거짓으로 알린 사실이 적발됐다.

공정위는 넥슨의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16억 원을 부과한다고 3일 밝혔다. 이는 전자상거래법 위반 행위에 부과되는 과징금 중 역대 가장 높은 액수다.

공정위에 따르면 넥슨 2010년 5월 유료 아이템인 '큐브'를 메이플스토리에 도입했다.

큐브는 개당 1200원(레드큐브) 또는 2200원(블랙큐브)에 판매됐다. 2000원가량을 내면 원하는 옵션을 뽑을 수 있는 '추첨 기회'를 한번 얻게 되는 슬롯머신 또는 복권과 유사한 구조다.

큐브는 메이플스토리 전체 매출액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김정기 공정거래위원회 시상감시국장이 3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넥슨코리아의 전자상거래법 위반 행위 제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세종=이동률 기자

넥슨은 2010년 5월 큐브 상품 도입시에는 옵션 출현 확률을 균등으로 설정했으나, 같은해 9월 15일부터 이용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인기 옵션이 덜 나오도록 확률 구조를 변경하고 이를 이용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또 넥슨은 2011년 8월 4일부터 2021년 3월 4일까지 큐브 사용 시 이용자 선호도가 높은 특정 중복옵션 등을 아예 출현하지 않도록 확률구조를 변경하고도 그 사실을 이용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이른바 '보보보', '드드드', '방방방' 등 인기 중복 옵션의 당첨 확률이 아예 '0'으로 설정된 것이다.

이에 더해 2011년 8월 4일 공지를 통해 큐브의 확률 구조 변경 사실에도 불구하고 '큐브의 기능에 변경사항이 없고 기존과 동일하다'는 내용으로 거짓으로 공지했다.

넥슨은 2013년 7월 4일부터 장비의 최상위 등급인 레전드리을 만들고 해당 등급으로의 상승이 가능한 블랙큐브를 출시했다.

최초에는 등급 상승 확률을 1.8%였지만, 2013년 7월부터 12월까지 확률을 1.4%까지 매일 조금씩 낮추고 2016년 1월에는 1%로 낮추고도 그 사실을 이용자에게 알리지 않았다.

공정위는 큐브 확률이 처음 변경된 2010년 9월부터 확률이 외부에 공개된 2021년 3월까지 넥슨이 큐브를 통해 5500억 원 상당의 매출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김정기 공정거래위원회 시상감시국장이 3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넥슨코리아의 전자상거래법 위반 행위 제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세종=이동률 기자
김정기 공정거래위원회 시상감시국장이 3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넥슨코리아의 전자상거래법 위반 행위 제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세종=이동률 기자

넥슨은 '버블파이터' 게임에서도 뽑기형 아이템을 이용한 거짓·기만행위가 적발됐다.

버블파이터 게임 내 이벤트인 '올빙고 이벤트'를 진행했다. 최초에는 매직바늘을 사용하면 언제나 골든 숫자카드를 얻을 수 있었지만, 2017년 10월 10차 이벤트부터 29차 이벤트까지는 매직바늘을 5개 사용할 때까지는 골든 숫자카드 출현 확률을 0%로 변경했다.

6개 이상 매직바늘을 사용하는 경우에만 일정 확률로 골든 숫자카드 획득이 가능하도록 확률을 설정하고도 이를 알리지 않았다. 넥슨은 올빙고 이벤트 관련 공지에서는 '매직바늘 사용시 골든숫자가 획득된다'고 거짓으로 내용을 올렸다.

공정위는 넥슨이 소비자 선택 결정에 중요한 정보인 확률 관련 사항들을 누락하거나 거짓으로 알리는 기만적인 방법으로 소비자의 구매를 유도해 전자상거래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넥슨에 향후 금지명령과 함께 영업정지에 갈음하는 과징금 116억 4200만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김정기 공정위 시장감시 국장은 "큐브가 게임(메이플스토리)의 핵심 상품이란 점과 위반 기간이 길다는 점, 서든어택에 이어 두 번째 위반이란 점 등이 반영돼 역대 최대 과징금이 부과됐다"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 게임시장에서의 소비자 기만행위 등 전자상거래법 위반행위를 지속해 감시하고, 공정한 게임시장 기반이 마련될 수 있도록 엄정하게 법을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pep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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